[SK스퀘어 포트폴리오 리밸런스]나녹스, 공매도 세력과 싸우며 반등 기회 확보⑤나스닥 상장 후 계속 하락, 디지털 X-레이 FDA 승인 후 주가 회복세
원충희 기자공개 2023-07-06 13:27:01
[편집자주]
SK그룹의 ICT 전문 투자형 중간지주회사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진행 중이다. 기존 투자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실었다. 자본시장을 활용한 재무전략의 고수인 SK의 투자지주사답게 엑시트에서도 뛰어난 감각을 발휘했다. SK스퀘어의 엑시트 전략과 투자성과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의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이스라엘 의료영상기기 업체 '나녹스(Nano-X)'다. 단순 재무적 이익을 넘어 박정호 부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할 정도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의지를 버리지 않은 딜이다.다만 이 과정에서 글로벌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들과 맞닥뜨려 나녹스의 적정 밸류를 둘러싼 대립이 벌어졌다. 주가 폭락에도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은 끝에 나녹스의 디지털 엑스레이(X-ray) 촬영기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따내 주가 반등을 이뤄냈다.
◇포기하지 않은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 꿈
SK스퀘어가 분사하기 전 SK텔레콤은 2019년 6월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이베스트-PPAM 펀드 9호와 함께 SKT 엔티티(SKT Entities)를 구성해 나녹스에 본격적으로 투자했다. 앞서 의료기기업체 나노엔텍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투자기회를 포착했다.
SK 엔티티는 나녹스 보통주 226만2443주를 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때 SK텔레콤 몫은 136만주 정도로 추정된다. 또 2020년 6월 125만주를 2000만달러에 추가 매수해 260만7466주(지분 6.6%)를 확보했다. 그 해 8월 21일 나녹스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데 이어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SK 측의 지분은 5.5%로 희석된 상태다.
그럼에도 SK스퀘어는 나녹스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분 20% 미만이나 이사선임권을 통한 유의적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상장 직후인 2020년 8월 27일 나녹스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현재는 신소영 SK스퀘어 아메리카 CEO가 직무 수행 중이다.
SK스퀘어가 5% 남짓한 지분으로 이사선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는 푸른파트너스와 이베스트-PPAM 펀드의 의결권을 위임받은 데다 주당 20.87달러에 신주(보통주) 226만2443주를 확보할 수 있는 주식워런트(Stock Warrant)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전부 행사할 경우 SK 엔티티의 의결권은 12.9%까지 늘어나며 나녹스 2대 주주에 해당된다.
SK는 오래 전부터 ICT와 의료기기를 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SK텔레콤은 파트너십을 맺고 나녹스의 디지털 엑스레이 칩 제조 등을 지원키로 했다. 5G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 의료기기의 디지털화를 이끈다는 포부다.
◇공매도 헤지펀드 공격에 휘청…꾸준한 사업추진으로 불식시킨 의혹
나녹스의 성장 스토리는 예상보다 험난했다. 나스닥 상장 직후 주당 60달러대를 기록하며 대박 기류를 이어갔다. 그러나 2020년 9월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시트론(Citron)과 머디워터스(Muddy Waters)가 나녹스를 공격했다. 나녹스의 핵심 기술의 가치가 부풀려졌으며 가짜 고객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 탓에 주가는 28~3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IB)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와 이스라엘 요즈마그룹 등이 반박에 나섰다. SK 측도 충분한 기술 검증을 거쳐 이뤄진 투자라며 합세했다. 실제로 2021년 10월 나녹스는 경기도 용인시에 반도체 칩 제조공장을 세우고 작년 4월 가동 기념식을 가지며 의혹을 불식시켰다.
헤지펀드와 IB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와중에 나녹스의 주가는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이 본격화된 올해 들어선 주당 5~6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5월 나녹스가 개발한 디지털 엑스레이 기기 '나녹스아크'가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 현재 주가는 15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SK 측의 나녹스 지분 취득원가가 2300만달러(약 27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제 간신히 차익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다만 워런트 행사가격인 20달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나노엔텍처럼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고려할 시기는 아닌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5차례 지연 나노엔텍 매각…시험대 오른 엑시트 역량
- IPO 고집하지 않는다…11번가도 매각 물망
- 그랩 투자 선제적 청산…동남아 시장 엑시트 기류
- 두 달 빨라진 SK쉴더스 매각…'빛 발한' 엑시트 전략
- 요즈마 투자 나녹스, 멀티소스 아크 '미 FDA' 승인
- 나녹스, 실시간 시연회 성황리 개최…"FDA 승인 자신"
- SKT, 지분 5.8%로 '나녹스' 이사선임권 확보한 비결은
- SK텔레콤의 히든카드, 나녹스 워런트 226만주
- SKT 투자사 '나녹스' 두고 미국서 공매도 '공방'
- 세계 첫 디지털 X-Ray '나녹스', 연 1.2억달러 수익 확보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박막사업 매각 결정한 넥실리스 이사회, SKC와 한 몸
- [피플 & 보드]SKB 매각이익 주주환원 요청한 김우진 태광산업 이사
- [2024 이사회 평가]삼성SDS가 품은 엠로, 지배구조 개선은 아직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모화학, 구성 지표 아쉽지만 감사위 설치 등 노력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주 입김 강한 한전KPS…준시장형 공기업 한계
- [Board change]LS머트, 이사회에 케이스톤 인사 모두 빠졌다
- [Board change]자산 2조 넘은 제주항공, 이사회 개편 불가피
- [그룹 & 보드]KT, 스카이라이프 사추위 독립성 발목
- KT 문제는 '주주' 아닌 '외풍'
- [이슈 & 보드]KT, 내부 참호 구축 vs 정치적 외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