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삼성SDI, ESG 목표와 연계된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환경(E)' 중요 토픽 선정…재활용 메탈 사용률 2%, 2025년 12%까지 확대
김동현 기자공개 2023-07-06 07:19:01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활용 원료 사용 의무 조항이 삽입된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이 시행 초읽기에 들어가며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 역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재활용 광물 최소 사용 비율과 같이 규제 중심의 EU 배터리법을 기회 요인으로 잡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설비전환·투자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국내업체들은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과 함께 따라오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투자를 이미 진행하고 있었다. 삼성SDI의 경우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 토픽으로 선정하고 이와 연계한 구체적인 목표 수치도 제시하고 있다.
◇EU 배터리법 가시화, 재활용 체계 선제 적용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유럽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배터리법은 배터리 전주기에 걸쳐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탄소발자국 제도, 리튬·니켈 등 광물의 재사용 비율을 정해놓은 재생원료 사용제도 등을 골자로 한다. 최종 확정까지 환경이사회 승인 등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르면 2030~2031년부터 본격적으로 규제가 시행될 전망이다.
예정대로 규제가 시행되면 이차전지 사업자들은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코발트·리튬 등 3대 핵심광물의 재활용 원료 최소 사용 비율을 맞춰야 한다. 구체적으로 법 발효 후 8년(96개월) 뒤부터는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의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을 맞춰야 하고 이후 5년 뒤(법 발효 후 156개월)에는 그 비율이 각각 26%, 12%, 15%로 올라간다.
이러한 규제 적용 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삼성SDI는 EU 배터리 규제안을 원자재 수급 이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과 함께 3대 리스크로 정의하고 재활용 순환체계를 확대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연계해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을 ESG 항목 중 환경(E) 관련 중요 토픽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 2019년부터 천안·울산 등 국내 사업장에 재활용 순환(Closed-loop·클로즈드 루프) 공정을 적용했다. 이 공정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폐기물)에서 원소재를 회수하고 이를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체계다.
공정에서 발생한 스크랩을 리사이클링 업체로 보내면 이 업체에서 코발트, 니켈 등 원자재를 회수해 전구체·양극재 회사에서 이를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사업장에 우선 적용됐던 클로즈드 루프 체계는 지난해 헝가리, 말레이시아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한 상태다.
◇재활용 메탈 사용률, 매년 2배 성장 목표
원소재 재활용 공정이 적용된 지 5년차를 맞아 삼성SDI는 공정 적용에 따른 재활용 사용률을 공개하며 중장기 달성 목표도 세웠다. 숫자상으로 크게 유의미하진 않지만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재활용 사용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처음으로 재활용 메탈(코발트·니켈·리튬) 사용률을 공개했다. 지난해 기준 재활용 사용률은 2%를 기록했으며 올해 4%, 2025년 12%로 순차적으로 그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공개된 목표치를 단순 계산하면 재활용 사용률이 내년까지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해야 한다.
이러한 높은 성장 목표치를 세운 데에는 클로즈드 루프 공정의 글로벌 확산을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의 경우 스크랩 회수 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지난해 헝가리·말레이시아 사업장으로 클로즈드 루프 공정을 적용했음에도 재활용 사용률이 전년(2%)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현지에서의 스크랩 회수 체계를 적용하는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단계로, 향후 추가로 진출하는 글로벌 사업장에서는 과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지난해 헝가리, 말레이시아 사업장에 이어 올해 중국 톈진·시안 사업장과 2025년 미국 사업장 등으로 재활용 순환 공정을 순차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스텔란티스,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시기와 겹치는 만큼 진출 초창기부터 재활용 공정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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