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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위드 빅테크]SK하이닉스, 빅테크 협업서 답 찾은 포트폴리오 개선⑤D램 의존도 낮춰, HBM 경쟁력 선두로 AI시대 접점 확대

이민우 기자공개 2023-07-06 13:26:51

[편집자주]

반도체, 전자부품 등 테크기업과 IT·플랫폼 같은 빅테크 분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산업의 경계를 아우르는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테크-빅테크 간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시장과 발을 맞추는 국내 테크 기업의 관계와 시너지 효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높은 D램 의존도를 가졌던 SK하이닉스는 빅테크의 기업용 SSD와 데이터센터 확대 아래 낸드플래시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개선했다. 지난해에는 메타와 SSD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성공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간 비중을 2대1 수준 균형으로 맞췄다.

SK하이닉스의 포트폴리오 개선에 직간접적 영향을 준 빅테크와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 더 접점을 늘리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HBM은 클라우드·생성형AI 등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데, SK하이닉스는 최신 5세대 제품의 샘플 제공까지 도달했다.

◇SK하이닉스 포트폴리오 개편, 빅테크 SSD·데이터센터 투자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장기간 동안 낸드플래시 비중이 D램보다 크게 낮았다. 2018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낸드플래시의 몫은 18%수준에 불과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자체가 D램 대비 작은 영향도 있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 대비 D램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삼는 계기가 됐다.

기업 인수와 지속적인 낸드플래시 경쟁력 제고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은 30%대까지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인터넷·플랫폼 서비스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최근 몇 년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업용 SSD판매가 크게 늘어 낸드플래시 매출을 견인했다. 빅테크의 성장과 투자가 SK하이닉스 포트폴리오 개편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 셈이다.


SK하이닉스와 빅테크 간 접점은 점점 더 규모를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팹리스 기업 파두와 협업하면서 메타(舊 페이스북)와의 대형 계약을 따냈다. 업계에서 파두의 컨트롤러 계약 규모 등을 고려해 추정한 SK하이닉스와 메타 간 기업용 SSD 공급 계약의 크기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와 올해 심화된 IT업계의 재고 조정 등으로 낸드플래시 역시 침체됐지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다시금 활발해진다면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 5월 노종원 사장과 SSD 전문가인 데이비드 딕슨 솔리다임 부문장을 솔리다임 각자대표로 세운 배경도 추후 시장 회복에 앞서 분리된 양사의 SSD 역량을 통합하자는 의미가 강하다.

◇대인공지능 시대 빅테크와 반도체 간 연결고리, HBM3

빅테크와 SK하이닉스 간 연결은 대인공지능 시대에서 더욱 굵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고성능 D램인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적층 연결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전 세대 D램보다 동일 전압에서 적은 발열과 2배 높은 데이터 전송률(HBM2 대비)을 보유했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진 만큼, AI 솔루션과 머신러닝 등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의 요구사양에 더 적합하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HBM3 D램 개발에 이어 지난해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며 양산에 돌입했고, 올해는 한 단계 발전시킨 12단 HBM3를 내놓는 등 기술력을 한 단계 올렸다. 최근에는 4세대인 HBM3의 뒤를 잇는 다음 세대 제품인 HBM3E를 개발하고 빅테크 기업 공급을 위한 샘플 요청에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HBM3

국내 반도체 기업 메모리사업부 한 관계자는 “챗GPT 등 생성형AI의 대두로 관련 데이터 수요가 과거대비 30~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며 “아직 생성형AI 활용 서비스가 많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클라우드 등 빅테크 기업은 선행적으로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경향이 강해 성능만 만족시킨다면 대규모 HBM 수주가 어렵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HBM3E의 샘플 평가가 긍정적으로 진행돼 수주까지 이어진다면, SK하이닉스는 실적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세대 HBM3의 경우 비슷한 용량의 구형 D램 제품 대비 10배 내외 높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5세대인 HBM3E는 HBM3보다 성능을 발전시킨 만큼 더 높은 고부가가치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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