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포트폴리오 리밸런스]현물배당 받은 '크래프톤 주식' 활용 방안은⑥자회사 SK플래닛 현물배당, 약 1900억 가치…장기투자자산 분류
원충희 기자공개 2023-07-07 12:07:32
[편집자주]
SK그룹의 ICT 전문 투자형 중간지주회사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진행 중이다. 기존 투자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실었다. 자본시장을 활용한 재무전략의 고수인 SK의 투자지주사답게 엑시트에서도 뛰어난 감각을 발휘했다. SK스퀘어의 엑시트 전략과 투자성과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987억원 규모의 크래프톤 주식을 받으면서 새로운 투자 포트폴리오로 편입했다. 자회사인 SK플래닛이 펀드투자를 종료하면서 투자금 대신 받은 크래프톤 주식(108만5600주)을 현물 배당한 덕분이다.사실 SK스퀘어는 인적분할 직후부터 이 주식의 활용도를 고민했다. 공모가보다 상당히 떨어지긴 했으나 취득원가 대비에는 여전히 차익을 낼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는 아직 매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 펀드 청산 후 주식으로 엑시트…현물배당 통해 SK스퀘어에 넘겨
SK텔레콤은 2008년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에 295억원을 출자해 지분 59%를 확보했다. 이는 2011년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SK플래닛이 자회사로 분사할 때 넘어갔다. OK캐시백과 음원사이트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도 같이 이관됐다.
SK플래닛은 지난해 11월 펀드자를 종료하면서 14년간 약 2000억원을 회수했다. 쏠쏠한 투자였는데 특이한 점은 이 가운데 1900억원 이상을 케이넷문화콘텐츠펀드가 투자로 갖고 있던 크래프톤 주식으로 받아갔다는 것이다. 108만투5600주(지분 2.21%)로 당시 종가기준 1987억원 상당이다.
크래프톤의 향후 성장성과 사업 연계성을 고려한 판단이다. 이 회사는 멜론, 네이트, O2O(Onilne to offline) 등 각종 신사업을 영위했으나 현재는 웬만한 사업을 정리하고 가상자산 비즈니스를 준비 중이다.
SK플래닛은 크래프톤 주식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했다. 영업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곳이 아니라서 배당을 수년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작년 결산에 현물배당으로 주식을 전량 모회사인 SK스퀘어에 넘겼다.
덕분에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도 소폭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으로 작년 12월 말 기준 SK스퀘어의 NAV는 18조6500억원으로 전분기(19조7000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떨어졌다. 다만 크래프톤 주식가치 1800억원 반영되면서 일부 방어에 성공했다.
◇초창기 투자로 차익실현 가능…아직 처분 움직임 없어
SK가 크래프톤에 투자한 시기는 상장(2021년 8월)보다 훨씬 이전 시점으로 사명이 ‘블루홀’이던 시절이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초대형 프로젝트 '리니지3'팀으로부터 출발한 이곳은 2015년 4월 블루홀로 사명을 정하고 2018년 11월 크래프톤으로 상호를 바꾸었다.
크래프톤을 지금 같은 위치에 끌어올린 주역인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공개됐다.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공모가(49만8000원)대비 현 주가(18만원대)가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는 하나 SK 측이 초창기부터 투자한 터라 아직은 차익구간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할 때쯤부터 크래프톤 주식 활용도를 고민했다. 처분해서 현금 확보를 능히 할 수 있으며 반대로 계속 보유한 채 사업 연계성을 노려볼 수도 있다. 현재 SK스퀘어는 크래프톤 주식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했다. 단기 차익실현보다 장기투자자산의 개념이다.
SK플래닛이 크래프톤 주식을 넘긴 것은 SK스퀘어가 배당이 정말 필요했다기보다 크래프톤 주식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목적이 더 컸다는 해석이다. SK스퀘어 산하로 앱마켓 '앱스토어'와 버츄얼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등이 포진해 있는 만큼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게임사와 연계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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