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넘나'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100만톤 승부수 2030년 생산량 기준 업계 1위 등극, 밸류에이션 상승 기대감 고조
이호준 기자공개 2023-07-13 07:17:0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이 2030년 양극재 목표 생산능력(CAPA)을 100만톤(t)으로 늘렸다. 업계 후발주자에서 명실상부한 업계 톱티어 업체로 오르는 셈이다.밀려드는 고객사 수주 문의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리튬·니켈 등 그룹사의 광물 생산체계를 고려하면 수익성과 공급망 측면에서도 확고한 입지가 예상된다. 압도적인 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밸류에이션마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핸디캡도 이겨냈다...양극재 100만톤의 위업
포스코그룹은 11일 '이차전지 소재 밸류데이'를 개최하고 핵심소재 성장 목표치를 대체로 올려 잡았다. 특히 그룹사 밸류체인의 최정점인 양·음극재 생산능력(CAPA)을 2030년 기준 각각 100만t, 37만t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발표치보다 각각 39만t, 5만t 가량 올려 잡은 것으로 국내 업체들 중 가장 높은 목표 캐파를 자랑한다.
말 그대로 '후발주자의 역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1971년 창립 이래 수십 년 이상 내화물과 라임(생석회) 등을 만들어 온 곳이다. 양극재는 2012년 포스코ESM으로, 음극재는 2010년 포스코켐텍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2019년 두 회사가 합병하며 이차전지 기업으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소위 '핸디캡'을 가진 것으로 치부됐다. 예컨대 양극재 시장은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주로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곳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이나 에코프로 등 수십년의 업력을 쌓은 업체들은 독보적인 사업 노하우를 토대로 오랜 기간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해 왔다.
다만 이번에 포스코퓨처엠이 캐파를 대폭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판도가 출렁일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2027년 약 71만t의 캐파를 공언한 에코프로비엠이 가장 압도적인 기업으로 여겨져 왔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이 서로 수직 계열화라는 비슷한 강점을 갖추고 있었던 만큼 이젠 객관적으로 한 수위의 기량을 뽐내게 됐다.
업계에선 그룹사 밸류체인을 언급하며 확실히 시장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날 2030년까지 리튬 42만t, 니켈 24만t 규모의 이차전지 광물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탈중국' 흐름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압도적인 조달 능력마저 보유하게 된 셈이다.
◇관건은 기술력...밸류에이션 상승 여력도 충분
물론 제품의 안전성과 출력은 더 보완돼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양극재 기술력이 전기차 안정성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기술력을 갖추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제 막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공급 시설을 갖추기 시작한 상황이다.
다만 차세대 소재 사업에 뛰어든 계열사들을 고려할 때 포스코퓨처엠의 기술력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전고체전지용 고용량 음극재 사업, 고체전해질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계열사와 함께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식으로 '질적 성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다음 시선은 밸류에이션(시가총액) 흐름에 쏠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시가총액은 11일 기준 약 30조원에 이른다. 연초 대비 66%나 늘었다. 하지만 에코프로 상장 3사(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의 합산 시가총액이 55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추가 반등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남은 호재도 풍부하다. 예컨대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과 타 회사와의 제휴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LFP양극재는 중국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개발 속도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은 시설 투자가 받쳐주지 못해 밀려드는 수주를 다 감당하지 못하던 곳"이라며 "이번에 발표된 캐파는 현재 논의 중인 신규 수주 등까지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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