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백조주택 지배구조 점검]'동업자 은퇴 시점 설립' 대승글로벌, 3세 승계 단초③오너가 3세 지분 보유, 8년 역사에도 지배구조 중심에
전기룡 기자공개 2023-07-14 08:06:56
[편집자주]
중견건설그룹으로 성장한 금성백조주택의 마지막 숙제는 경영승계다. 동업 관계로 시작된 회사인 탓에 1981년 설립한 지 30여년이 지난 2015년에야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 오너가2·3세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시작된 시점도 이때쯤부터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금성백조주택의 경영승계 작업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전략적으로 육성한 계열사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금성백조주택 산하 시행사를 계열사에게 넘기며 지배구조에 변화를 줬다. 경영승계를 목표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금성백조주택 지배구조의 변화와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승글로벌은 금성백조주택 계열의 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가3세들이 지분을 쥐고 있는 곳이다. 사명부터 오너가 2세인 정'대'식 부회장의 이름과 오너가3세들의 돌림자인 '승'을 따와 지었다. 주요주주 명단도 오너가 2·3세들로 채워져 있다.차기를 넘어 차차기 경영승계에도 영향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9년 전 설립 배경에 승계 지렛대로 활용하는 그림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성욱 회장의 동업자이자 금성백조주택의 2대주주(40%)인 양강석 전 금성백조건설 대표의 은퇴가 가시화됐던 시점과 설립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 등을 봤을 때다.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 제이에스글로벌 등 계열사들의 지원 하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공택지를 낙찰받아 빠른 속도로 사세를 키웠다. 한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디벨로퍼로의 도약이 기대되는 시행사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일감 확보 이후 오너가3세 주요주주 명단에
대승글로벌은 2014년 8월 설립됐다. 설립 초기에는 정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에 가까웠다. 대표이사 자리에도 그의 부인인 권소라씨가 이름을 올렸다. 대전 혹은 세종과 같이 충남권에 자리를 잡은 여타 계열사와 달리 사무실을 서울에 뒀다는 점은 특이점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이 가족들과 서울에 자리를 잡은 시점에 회사 설립을 추진했던 영향이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2013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퍼스티지'의 전용 205㎡형을 절반씩 부담해 매입했다. 현재도 이곳은 정 부회장 가족들의 보금자리로 활용되고 있다.
대승글로벌에 본격적인 변화가 감지된 건 양 전 대표가 은퇴한 2015년 즈음이다. 대승글로벌은 LH가 내놓은 공공주택용지에 공격적으로 입찰하기 시작했다. 그해 9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LH로부터 636억원에 낙찰받은 711가구 규모의 '대구연경지구 C-3블록'이 대표적인 성과다.
LH에 대구연경지구 C-3블록에 대한 토지계약금 등을 납부하는 과정에서 선급금으로 416억원이 책정됐다. 현금성자산이 10억원을 밑돌던 대승글로벌인 만큼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부터 토지계약금 306억원을 차입하는 절차도 수반됐다. 당시 책정된 연이자율은 2.3~3.91%다.
일감 확보 후에는 주요주주 명단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100%였던 정 부회장의 지분을 51%까지 줄였다. 나머지 49%는 정 부회장의 아들인 정승휘·승찬·승률군에게 균등하게 분배했다. 정 부회장 입장에서는 장남인 정승휘군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이전부터 미래에 대한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대승글로벌에서 매출이 인식된 건 2018년부터다. 대구연경지구 C-3블록에서의 주택분양수입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대승글로벌이 맡은 첫 사업이었지만 계열사인 금성백조건설과 금성백조주택이 시공 지분을 각각 70%, 30%씩 나눠가진 구조라 안정적인 진행이 가능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2019년에는 현중홍 금성백조주택 상무가 대승글로벌에 합류했다. 현 상무는 1997년 금성백조주택 주택사업본부에 입사해 자체사업과 분양기획, 임대사업 등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도안신도시 7·13블록'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력이 있다.
◇분양 공백발 매출 위축에도 전략적 육성 기조 유지
지금의 대승글로벌은 대구연경지구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매출 규모가 1462억원에 달했던 2019년에 비해 상당부분 위축됐다. 대구연경지구 이후 분양공백이 발생해 2021년에는 매출이 17억원에 그쳐 영업손실 5억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7억원, 4억원 수준에 그친다.
LH가 주관하는 공공택지 매입에 집중했던 게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공공택지들은 지적확정측량이 이뤄지기 전에 토지 분양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토지사용시기가 도래하기까지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분양공백이 발생하기 쉽다.
대승글로벌도 분양공백 최소화를 위해 2019년 '화성비봉지구 3블록' 계약을 따냈지만 본격적으로 매출이 인식되기 시작한 건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인천검단신도시 C12-3-1블록'도 LH에 토지계약금 명목으로 선급금을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부산명지지구 B15블록'도 낙찰받았다. 미래 일감은 풍부하다.
비록 예전만큼의 외형을 갖추지 못한 대승글로벌이지만 그룹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일례로 대승글로벌은 그룹이 벤처캐피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라이징에스벤처스의 지분을 보유한 3개 계열사 중 1곳이다. 그룹 내에서 금성백조주택, 금성백조건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대승글로벌을 단순 시행사가 아닌 디벨로퍼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트리니티공주는 충남 공주시 웅진동 일원에 공동주택과 근리생활시설의 신축, 분양, 임대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대승글로벌이 50% 지분을 쥔 최대주주이며 지에프인베스트먼트,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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