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OLED 밸류체인]선익시스템, 동아엘텍과 '따로 또 같이' 전략 안착②박재규 회장 'OLED' 선구안 적중, 전공정·후공정 분야 각각 핵심 장비 공급 '강점'
정유현 기자공개 2023-07-18 08:18:47
[편집자주]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수세에 몰렸던 'K-디스플레이'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국가전략 기술 채택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최초로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확정 지으며 관련 소·부·장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OLED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상태, 지배구조 등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 설립된 제인테크닉이 전신인 선익시스템은 대주주 손바뀜으로 오히려 성장에 탄력이 붙은 기업이다. 한때 도산 위기에 처했던 선익시스템의 성장성을 알아본 박재규 동아엘텍 회장이 2009년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며 반전 드라마를 쓴 것이다.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의 미래 성장성을 내다봤고 선구안은 적중했다. 현재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전공정(선익시스템)과 후공정(동아엘텍) 핵심장비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업계 내 공고한 지위를 구축했다. 박 회장은 동아엘텍과 선익시스템의 경영 중심축을 잡고 있으며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해 전문성과 효율성도 꾀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선익시스템의 최대주주는 48.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아엘텍이다. 동아엘텍의 최대주주는 30.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박재규 회장이다. ‘박재규 회장→동아엘텍→선익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된 상태다.
박 회장은 중앙대학교를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한국전자정밀, 중앙전자에서 근무하며 전자기기 분야 경력을 쌓았고 1987년 동아전자를 설립했다. 오랜 기간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를 개발·공급하며 성장했다. 1990년 동아엘텍으로 사명을 바꾸고 1999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코스닥에 상장한 것은 2007년이다.
코스닥에 상장 후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박 회장이 주목한 것은 기업 인수합병(M&A)이었다. 사업 다변화를 위해 100개 이상의 기업을 검토했지만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IT 분야로 범위를 좁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선익시스템이었다. 선익시스템이 OLED 증착장비를 국내 기업뿐 아니라 유럽 등 해외 지역에 납품하는 점 등에서 성장성에 확신을 얻은 것이다.
선익시스템 인수 첫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듬해는 다시 적자였다. 전문 기술을 보유한 경영인을 모셔오는 등 투자를 지속했는데 삼성,LG 등 패널 업체들이 OLED 투자에 나서며 수주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OLED 시장이 열리며 성장세가 지속됐고 2017년 선익시스템도 코스닥에 안착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내에서 모회사인 동아엘텍은 후공정 장비를, 자회사인 선익시스템은 전공정 장비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전공장과 후공정으로 나뉘다 보니 사업적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양사의 고객사가 동일하다. 디스플레이 산업 내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면 한 고객사에 전공정과 후공정에서 주요 장비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동아엘텍과 선익시스템 대표이사직을 겸직하며 직접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IT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고 외형도 커지며 박 회장 혼자서 모든 사업을 챙기는 것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해 역할을 분담했다. 동아엘텍은 2017년 김재평 사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했고 선익시스템은 이영종 각자 대표 체제가 마무리되고 지난해 김혜동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투자 부재로 부침을 겪고 있는 시기에 선임된 만큼 김혜동 각자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다만 올해 대형사들의 투자가 재개되고 중국 고객사들의 수주가 증가하며 선익시스템에도 훈풍이 불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혜동 각자 대표이사는 카이스트에서 전자재료공학 박사 학위 취득 후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대기업에서 연구개발 및 제조 임원 등을 두루 거친 25년 경력의 OLED 디스플레이 개발 및 제조 전문가로 알려졌다. 차세대 IT 용 OLED 증착 양산 설비 개발과 양산화 등 OLED 디스플레이 핵심 장비의 국산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메타버스향 올레도스(OLEDoS) 양산 설비 개발과 기술력의 고도화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선익시스템 관계자는 "동아엘텍은 후공정, 선익시스템은 전공정에 장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술에 유사성이 없어 보일 수 있으나 고객사가 동일해 사업 추진에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며 "오너가 중점을 두는 키워드는 ‘성장’으로 R&D강화, 사업 확장 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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