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자동차금융 전쟁]하나캐피탈, 수입차 공급 부족에 '주춤'…판매 채널 확대⑤상반기 영업자산 성장 정체…수입차·렌터카 위주 전략 유지
이기욱 기자공개 2023-07-19 08:04:19
[편집자주]
국내 캐피탈사들이 올해 하반기 자동차금융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되자 리스크 관리가 금융사의 최우선 과제가 됐고 안정성이 높은 자동차금융 시장에 캐피탈사들의 시선이 다시 쏠리고 있다. 일부 주요 캐피탈사들은 파격적으로 금리를 내리며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더벨이 주요 캐피탈사별 자동차금융 사업 현황과 핵심 영업 전략들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캐피탈이 판매 채널 확대를 바탕으로 자동차금융 영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입차 금융 중심의 영업 전략을 고수해온 하나캐피탈은 지난 상반기 메르세데스 벤츠 등 일부 브랜드의 공급 부족 이슈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최근 수도권 지역에 연이어 지점을 늘리는 등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가파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렌터카 부문도 주요 사업으로 지속 육성할 방침이다.◇국산차, 논 캡티브 한계 '뚜렷'…수입차금융 비중 약 40%
하나캐피탈은 지난 수년 동안 꾸준히 자동차금융 부문의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기업금융 등 타 사업 부문의 급성장으로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축소됐지만 자동차금융 자산 자체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말 4조5794억원이었던 자동차금융자산은 이듬해말 4조9985억원으로 9.1% 늘어났고 2021년말 5조5095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지난해말에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5조7431억원을 기록했다.
성장 흐름은 올해 들어 꺾이기 시작했다. 1분기말 자동차금융 자산은 5조7228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0.4% 줄어들었다. 2분기말 기준 영업 자산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5조9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들어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 최근 수년간의 성장 흐름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 영업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수입차의 공급 차질이다. 하나캐피탈은 전통적으로 수입차 중심의 자동차금융 영업 전략을 펼쳐왔다. 국산 자동차의 경우 현대캐피탈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금융(Captive) 관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공략해왔다.
하나캐피탈의 전체 자동차금융 영업 자산 중 수입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벤츠 브랜드가 영업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캐피탈은 벤츠코리아와 캡티브 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부터 무상수리, 특화 상품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벤츠의 공급 부족으로 국내 판매량이 줄어들었고 이는 하나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영업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의 등록 대수는 총 3만5423대로 지난해 동기(3만9197대) 대비 9.6% 감소했다. BMW(3만8106대)에 밀려 수입차 1위 자리를 내줬다. 6월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수입차금융 자산은 약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말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수입차 위주의 영업 구조 상 경기 침체 등 외부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상반기에는 그 중 비중이 높은 벤츠에서 공급 이슈가 발생했고 영업이 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5월부터는 공급 물량 부족이 해소됐고 자동차금융 영업도 조금 나아졌다"고 말했다.
◇수원·인천에 연이어 오토지점 개설…채널 다변화로 영업력 강화
하나캐피탈은 하반기 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안전자산인 자동차금융 자산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2분기 영업 채널을 늘리는 등 준비 작업을 마쳤다. 지난 4월에는 수원 지역에 오토지점을 신설했으며 6월에도 인천에 지점을 새로 만들었다. 3월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전체 지점 수가 12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오프라인 영업 채널을 대폭 늘린 것이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채널 다변화, 채널 확대를 통해 안전 자산인 오토자산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5~6월부터 시작된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입차와 더불어 렌터카 영업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하나캐피탈의 렌터카 영업 자산은 지난 2019년말 7430억원에서 2020년말 8260억원, 2021년말 1조31억원으로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해말에는 전년말 대비 45.4% 증가한 1조458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렌터카 자산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6% 정도 증가했다. 수입차금융과 렌터카가 전체 자동차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렌터카 역시 회사가 구입을 한 후 고객들에게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회사 간 캡티브 관계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며 "렌터카 사업도 최근 자동차금융의 주요 부문 중 하나로 성장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레버리지배율 등도 당장 영업 확대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약 8.2배로 KB캐피탈(7.2배), 우리금융캐피탈(7.8배) 등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레버리지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영업을 줄이거나 자본확충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최근의 업황 상 영업 자산의 순증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규제 기준인 9배를 넘기는 쉽지 않다"며 "자동차금융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개인금융 등 사업간 균형을 맞춰가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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