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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리더는]닻오른 CEO 선임…금감원 지배구조 TF 의식했나예년보다 일정 앞당기고 절차도 강화, 당국 기대 부응 여부 '관심'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24 08:03:40

[편집자주]

KB금융그룹 회장을 뽑는 공식 절차가 시작됐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CEO 선임 절차가 ‘모범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KB금융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여전한 가운데 안팎의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부담감도 크다. 더벨은 KB금융의 CEO 선임 과정을 추적하는 동시에 지배구조 안정화 전략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 예년보다 3주 가량 일정을 앞당기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보자 선정 등 절차와 방식도 한층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내·외부 후보간 공정 경쟁을 위한 장치도 새롭게 마련했다.

은행권에선 최근 출범한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 및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 태스크포스(TF)’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여전히 큰 가운데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란 평가다.

◇더 정교해진 후보자 검증…기간과 절차 늘렸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총 4번의 회추위를 거쳐 오는 9월 8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KB지주 회추위는 ‘회장 자격 요건’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 등 경영승계절차를 결의했다. 지난 5월 9일 확정된 상반기 기준 회장 롱리스트는 내·외부 후보 각 10명씩 총 20명이다. 회추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회추위원들은 앞서 지난 17일과 19일 양일 간 장시간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선정 절차의 합리적인 운영과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를 통해 승계 절차를 정교하게 개선하고 공정성을 더욱 확보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회추위는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된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경영승계 절차 일정은 약 3주가 앞당겨졌다. 당시엔 8월 12일 회추위가 가동됐었다. 시기를 보다 앞당겨 경영승계 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이다.

또 숏리스트(Short List)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려 후보자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검증 기간을 확대했다. 2020년에는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번 하고 바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했다. 하지만 올해는 인터뷰를 두 번 하고 외부 기관을 통한 평판 조회도 실시한다.

후보군 선정 과정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회추위는 안정적인 경영승계절차 이행을 위해 롱리스트를 상시 관리해왔다. 내부 후보자군은 그룹의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한다. 외부 후보자군은 서치펌으로부터 전문가를 추천 받아 심의를 거쳐 매 반기별로 업데이트해왔다.


◇금융 당국의 ‘모범적’ 평가…부담감 큰 만큼 더 꼼꼼하게

KB지주 회추위가 일찍 가동된 이유 중 하나로 금융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거론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지주 및 은행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의 모범사례로 KB금융을 꼽아왔다. 선도적으로 선례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에 KB금융이 적극 호응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범적’이란 금융 당국의 평가 자체가 KB지주 경영진 및 이사회엔 부담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당국이 나서 KB금융의 제도와 운영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를 한 만큼 더 정교하게 관련 절차를 이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회장 등 CEO 승계 프로그램에서 현재 KB금융만큼 제도를 잘 갖춘곳도 없다”며 “부회장직을 만들어 훈련시키고, 이사회에 참석시켜 능력을 검증 받게 하는 등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운영 측면에서도 당국의 가이드라인의 모범사례에 포함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금감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은행지주 및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 마련을 위한 은행권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의식해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TF를 구성하고 킥오프 미팅을 실시했다.

TF는 이준수 금감원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과 은행연합회 및 은행권 담당 임원, 금융연구원 및 한국ESG기준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 8개 금융지주사와 6개 은행 등 전 은행권이 참여하고 있다. KB금융에서도 TF에 참여해 현안을 논의 중이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모범관행 세부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전망이다. TF의 핵심 논의 과제는 사외이사 지원체계,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 사외이사 평가체계,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등이다.

이처럼 금융 당국이 TF까지 띄워 은행지주의 지배구조 관련 문제들을 폭 넓게 논의하는 장이 마련된 상황에서 KB금융은 새 CEO를 선임하는 절차를 앞두고 있었다. 그만큼 TF에서 논의하는 주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방식과 절차를 선진화할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더 높여 당국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고 TF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유의미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지배구조 안착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 CEO 선임 절차는 KB금융의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평가다.

앞선 관계자는 “KB금융이 계획한 대로 가는게 맞다고 하면 그렇게 하면 되고, 중간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TF 등에서 의견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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