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811~1817년 영국에서 벌어진 '러다이트 운동'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경쟁에 밀린 수공업자들이 벌인 기계파괴 행위다. 그들은 기계야말로 노동자들을 가난으로 내몬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면에는 사회구조 변혁 과정에서 생긴 문제와 신기술에 밀린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당시 영국 정부와 정치권은 문제를 의식하지 못했고 기존 산업 종사자들은 분노와 두려움을 기계파괴로 풀었다.그로부터 200여년이 지난 현재도 러다이트 운동은 이어진다. IT·플랫폼 업계에서 일명 '제2의 타다' 폭탄 돌리기가 한창이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며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이 낸 이의제기에 대한 법무부의 판단이 또 다시 미뤄졌다. 이의제기 신청이 접수된 지 7개월 만에 열린 심의에서도 법무부가 판단을 보류하면서 로톡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
세무신고 플랫폼 삼쩜삼도 2020년부터 한국세무사회와 갈등을 겪고 있다. 세무사회는 불법 세무대리라 주장하고 경찰 고발했으나 지난해 무혐의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세무사회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문제를 제기, 결국 과징금과 과태료를 먹이는데 성공했다.
성형정보 플랫폼 강남언니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도 의료계와 부딪히고 있다. 타다를 사실상 무너뜨렸던 개정 여객법(타다금지법)과 비견되는 일명 '직방금지법(공인중개사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비대면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공인중개사협회의 견제에 놓였다. 여러 업권에서 기존 사업자와 플랫폼 간의 갈등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정치의 역할 부재다. 정치를 사전에 찾아보면 '여러 권력이나 집단 사이에 생기는 이해관계의 대립 등을 조정·통합하는 일'이란 뜻도 있다. IT·플랫폼 기술 발달로 다수의 업권에서 타다 사태와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중재하거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나 정치권의 역할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택시기사 표심을 의식해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킨 국회나 로톡에 대한 판단을 차일피일 미루는 법무부처럼 어떻게든 피해가기 바쁘다.
타다 사태 이후 택시업계는 좋아졌는가. 한 업체가 가맹택시와 콜택시 시장의 80~90%를 차지하는 비정상적 구조에다 심야 택시대란이 벌어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택시기사 수도 줄고 고령화 되면서 나아진 게 보이지 않는다. 모빌리티 플랫폼과 택시업계 모두 Lose-Lose한 결과다. 마치 기계만 부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 여긴 러다이트 운동의 21세기 버전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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