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전략 분석]원스토어-SK쉴더스, 닮은 듯 다른 투자유치신규자금 일부에 그쳐, IPO 무산 따른 FI 엑시트 목적
원충희 기자공개 2023-08-07 07:34:11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1일 15: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 자회사들은 IT·플랫폼 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자본을 조달했다. 모회사의 재무여력을 아끼고 시장에 기업가치를 알릴 수 있는 데다 자본시장과 소통하며 이목을 끌어오는 효과가 있다. 다만 기업공개(IPO) 등이 지연될 경우 이는 족쇄로 다가온다.그런 점에서 최근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투자유치는 신규자금 수혈보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목적이 더 강하다. IPO가 무산된 이들은 FI의 출구를 열어주기 위해 다른 투자자를 끌어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SK쉴더스는 아예 지배력을 넘겨줬지만 원스토어는 FI 교체에 그칠 전망이다. 주주구성 이슈가 두 회사의 차이를 갈랐다.
◇원스토어, 투자유치 2000억 중 신규자금은 800억…FI 출구 마련용
SK스퀘어의 앱 마켓 자회사 원스토어는 최근 투자유치 우선협상대상자로 LK투자파트너스·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투자유치 규모는 약 2000억원, 이 가운데 1200억원은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보유한 지분 17.66% 인수에, 나머지 800억원은 유상증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의 주목적은 사실상 엑시트인 셈이다. 원스토어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앱마켓과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한 업체로 2016년 출범 후 2019년 11월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때 기업가치는 5000억원, 키움인베스트먼트와 SK증권 등이 설립한 사모펀드(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가 지분 20%를 받았다.
FI 투자유치는 기업가치를 알리고 모회사의 재무여력을 아끼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다만 IPO 등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이는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사모펀드 등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투자기업의 IPO나 풋옵션 등 각종 조건을 걸기 때문이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IPO를 추진했으나 업황 악화로 무산됐다.
FI들의 출구를 열어주기 위해선 지분을 사거나 다른 투자자를 물색해야 했다. 다행히 경쟁사인 구글플레이스토어의 독점이슈가 불거지면서 원스토어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투자유치는 9부 능선에 이르렀다. 원스토어는 그간 손실로 결손금이 작년 말 기준 1000억원이 넘어 자기자본의 절반가량이 소진된 상태다. 신규로 들어오는 800억원은 원스토어가 추진 중인 해외진출 전략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쉴더스 1대주주 넘겨줘…원스토어는 FI 교체에 그칠 전망
앞서 투자유치를 마무리 한 SK쉴더스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IPO를 철회하면서 FI인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이 갖고 있는 지분 36.9%의 새 주인을 찾아주고 엑시트 시켜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때 찾은 백기사가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사모투자회사 EQT파트너스다. 투자유치 규모는 2조원 가량으로 SK스퀘어 보유지분 중 28.8%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 36.9%를 인수한다.
유치한 자금 중 1조8000억원을 부채상환에 사용되고 실제 들어오는 돈은 2000억원 정도다. SK스퀘어는 2020년 12월 옛 ADT캡스(SK쉴더스)를 인수할 때 대규모 인수금융을 끌어왔는데 이게 SK쉴더스의 부채비율을 압박하고 있다. 부채비율 개선과 FI 엑시트 목적이 큰 투자유치인 셈이다.
원스토어 딜과 비교해보면 FI와 약속한 IPO 데드라인이 도래한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SK쉴더스의 확고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SK스퀘어가 1대주주 자리를 넘겨준 게 차이점이다. 기존 보유지분 63.1%에서 28.8%를 처분한 만큼 지분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져 지배력을 상실했다. EQT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요구했고 SK스퀘어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이와 달리 원스토어는 일부 FI 교체에 그칠 전망이다. 두 회사가 처한 상황은 비슷한데 반해 약간은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FI와의 협상력과 투자유치 목적의 차이, 주주구성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원스토어는 통신 3사가 각각 보유한 앱스토어(T스토어·올레마켓·U플러스스토어)에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한 회사다. 구글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글로벌 강자와 맞서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때문에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된 SK스퀘어가 지분 47.49%, 네이버가 24.97%, 그 밖에 통신사들이 일부를 갖고 있다.
SK쉴더스는 SK스퀘어를 제외하고는 FI들인 반면 원스토어의 2대주주인 네이버는 전략적투자자(SI)에 가깝다. SK쉴더스와 달리 원스토어는 1대주주 변동이 나머지 주주들의 이해관계에도 직결되는 구조다. 지배력·경영권 이전을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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