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01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장비기업 저스템이 이차전지 장비 사업의 연내 매출 발생을 준비하고 있다. 정관을 바꿔 사업목적에 2차전지 사업 관련 내용을 명시하기로 결정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부 상장사들이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실제 사업진행과 큰 관계 없이 사업목적을 추가했던 것과 달리 매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사업목적을 더하는 것이라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공시서식 개정을 통해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사업의 진행상황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2차전지 사업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임시주총서 정관 변경 예정

저스템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신규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사업목적 추가 외에 다른 정관변경 안건도 다룰 예정이다.

정기주주총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안건을 처리하는 건 연내 매출 반영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저스템 관계자는 “2차전지 롤투롤 장비의 연내 공급이 예상되고 있어 매출 인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스템은 습도제어를 통해 반도체 공정의 수율을 향상시키는 장비 제조·개발을 주력사업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지난해 IPO를 추진하며 반도체 분야에서의 성공적인 사업 전개와 함께 다양한 첨단 제조영역으로 해당 솔루션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에쿼티 스토리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저스템의 현재 정관상 사업목적에는 2차전지 장비와 관련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 매출이 발생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만이 목적사업으로 적혀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해온 2차전지 관련 사업에서 연내 매출 발생이 유력해지자 목적사업으로 추가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스템은 올해부터 2차전지 장비 분야에서 수주 성과를 내 왔다. 지난 3월 일본의 한 2차전지 장비기업으로부터 활성화 공정에 적용되는 에이징 장비를 수주했다. 이후 6월에는 동일한 회사에 전극공정에 사용되는 롤투롤(Roll to Roll)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현재 롤투롤 장비의 공급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롤투롤 장비는 기존 2차전지 제품의 셀과 전극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신개념 차세대 장비다. 전극을 연속적으로 가열, 수분과 불순물을 제거해 성능을 제고하고 이송 과정에 새로운 개념의 건조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전극을 균일하게 가열할 수 있는 특화된 구조로 이뤄졌다. 공급계약 규모는 3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 2025년까지 신성장 사업 비중 50%로

매출 임박 시점에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저스템의 행보는 ‘묻지마 신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일부 상장사의 행보와 대조적이다.

사업목적 추가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보니 일부 상장사들은 주가 부양을 위한 ‘선언적 의미’로 시장에서 주목받는 분야의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특히 최근 성장성에 대해 큰 기대를 받는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기업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금융당국은 이런 허위 사업목적 추가가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제재에 나선 상황이다. 정기보고서 서식을 개정해 분기·반기·사업보고서에 목적사업의 추진 경과 기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올해 반기보고서부터 적용되는데, 이를 앞두고 다수의 기업들이 자진해 진행이 미진한 사업목적을 삭제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저스템이 사업목적 추가를 추진하는 건 2차전지 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91%가 반도체에서 발생한 저스템은 2025년까지 2차전지를 비롯한 신성장 사업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