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변신]아라미드·석유수지 증설 산적...신사업 투자 여력은③하반기 대규모 투자 마무리...실적 반등 여부도 관건
정명섭 기자공개 2023-08-07 08:14:43
[편집자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첨단소재기업으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 석유 수지 등에 더해 이차전지 소재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다년간 투자해온 수소차 소재 사업은 주춤한 상황이다. 이차전지 분야는 당장 본업과 접점이 없지만 유망 기업 투자와 R&D 확대, 제조 노하우 결합 등으로 차세대 이차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겠다는 목표다. 더벨은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현 상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최근 투자 행보를 보면 방점은 신사업보다 기존 사업 강화에 있다. 올해에만 아라미드와 아라미드 펄프,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PMR) 등의 생산설비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 규모만 봐도 당분간 핵심 사업을 키우는 데 힘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투자 부담이 커졌지만 현금창출력과 보유 현금 등이 뒷받침하면서 재무안정성 추가 저하를 막았다. 올해 가장 큰 투자 건인 아라미드 설비 증설이 마무리되고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되면 신사업 투자 여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늘어난 CAPEX, 차입부담에 재무안정성 저하 기조
올해 상반기 기준, 코오롱인더가 진행 중인 투자는 총 7건이다. 2021년부터 시작된 구미 아라미드 공장 증설이 약 23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이는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연산 7500톤에서 1만5000톤까지 두 배 확대하는 투자다. 2017년과 2020년 증설 이후 세 번째 증설 결정이다.
올들어 아라미드 펄프와 PMR 설비 증설에 각각 220억원, 24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는 내년 말까지 진행된다. 이외에도 투자 규모가 밝혀지지 않은 △수분제어장치 2차 증설 △VENT 사업 인수·이설 △P-25 중합 투자 등이 있다.
여기에 신사업 투자까지 고려하면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은 약 3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2898억원) CAPEX 대비 13%가량 증가한 수치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1000억원대의 CAPEX가 집행된 것을 고려하면 이전보다 투자 부담이 커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코오롱인더의 부채비율은 123.2%, 차입금의존도는 40.9%다.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흐름을 보면 늘어난 투자 부담이 재무안정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부채비율의 경우 2020년부터 2022년까지만 해도 119~120%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30%대 중반을 유지해왔으나 올들어 40%를 넘어섰다. 코오롱인더는 투자자금 소요뿐만 아니라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운전자금 증가가 더해져 차입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말 순차입금은 2조2599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180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2조72억원에서 2조5007억원까지 증가했다. 총차입금 중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77%(1조9302억원)로 높은 편이다.
◇5년간 평균 EBITDA 4000억원 이상 '양호'...하반기 실적 반등도 관심사
다만 현금창출력과 보유 현금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재무비율이 크게 악화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오롱인더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 평균은 4300억원이다.
2018년과 2021년에 각각 3733억원, 3967억원을 기록한 것 외에 모두 4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에 따라 코오롱인더는 연간 3000억~4000억원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해왔다. 현금성자산 2408억원(1분기 말 기준)까지 고려하면 유동성 수준이 낮지 않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 분석에 따르면 코오롱인더는 EBITDA 수준이 양호해 차환 리스크도 낮다. 당장 올해 2분기만 해도 만기도래한 회사채 800억원을 일부 감액 후 차환했다. 나머지 단기차입금도 만기연장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자금을 장기로 배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투자 여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중 대규모 투자 건인 아라미드 공장 증설이 마무리돼 CAPEX 지출 규모가 줄어들면 재무비율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실적 반등 여부도 신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증권가는 코오롱인더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30.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 필름사업 부진과 산업자재 부문의 타이어코드 수요 감소 등이 2분기까지 이어진 여파다. 코오롱인더는 오는 7일 2분기 실적을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 아라미드 설비 증설 효과와 업황 개선 등으로 실적이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코오롱인더는 아라미드 신규 설비 생산분 80%의 거래처를 이미 확보했다. 아라미드가 통신선, 해저 케이블 피복재 등에 사용되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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