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스타트업 허브, 벤처리움]KIF '전용 계정' 신설, 입주기업 투자 유치 기회 강화②30억 출자, 데모데이 VC 네트워크 확대서 자금 지원 '진일보'
이기정 기자공개 2023-08-11 07:48:14
[편집자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벤처창업육성지원 사업 '벤처리움'이 ICT(정보통신기술) 스타트업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KIF(Korea IT Fund) 내 벤처리움 계정을 신설하고, 입주 공간을 확장하는 등 지원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벤처리움 졸업 기업 중 첫 상장사 탄생을 앞두고 있는 등 지원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더벨은 스타트업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잡은 벤처리움에 대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09: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OA가 올해 KIF 출자사업에 벤처리움과 인연을 맺은 스타트업을 위한 계정을 신설했다. 벤처리움 출신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출자는 투자 혹한기를 마주한 스타트업이 차가운 겨울을 버틸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벤처리움 계정은 첫 시도인 만큼 출자 규모가 다른 계정과 비교해 크지는 않다. 다만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성장 사례가 쌓일수록 출자 예산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KTOA는 향후 사업 경과를 보고 출자 예산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기회 늘리고 공정성 확보 '일거양득'
KIF는 2002년 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가 ICT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3000억원을 출자해 조성된 민간 모태펀드다. KTOA는 KIF의 모펀드 운영관리 기관으로 △투자운영위원회 개최 △모펀드 관리 △자펀드 결성 및 투자·회수관리 △투자재원 관리 등을 담당한다.
그동안 KIF 자펀드를 통해 벤처리움 출신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은 적은 있었어도 KIF 계정의 중점 투자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OA는 벤처리움 계정의 출자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앞으로도 직접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KTOA가 이같은 방침을 갖게 된 이유는 직접 투자에 나설 경우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KIF는 민간 펀드이지만 통신 3사가 사회 공헌 목적으로 조성한 만큼 공공성이 강하다.
대신 KTOA는 스타트업과 투자사 간 접점을 만들어주는데 주력해왔다. IR 행사 지원과 데모데이 행사 개최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투자사들과 인맥을 쌓고 기업을 홍보할 수 있다. 아울러 투자 유치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실례로 벤처리움 입주기업인 메이아이는 데모데이에서 만난 VC(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 또 오퍼스엠은 행사에서 투자사들과 만난 경험을 밑거름 삼아 VC를 설득해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경우 KIF GP(위탁운영사)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신설된 벤처리움 계정은 KTOA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KTOA에서 대상 범위를 한정하기는 했지만, GP가 범위 내 투자 기업을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했다. 벤처리움 출신 스타트업의 투자 기회를 확대하면서도 공정성을 확보한 '일거양득'의 수인 셈이다.
박준혁 메이아이 대표는 "기술력을 확보한 스타트업은 자연스럽게 IR에 집중하게 된다"며 "벤처리움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과 인맥이 IR에 대한 부담을 줄여줬고, 실제 투자 유치의 물꼬도 터줬다"고 말했다.
◇1차 숏리스트 3곳 경쟁...8월 말 GP 선정 완료
벤처리움 계정의 KTOA 출자금액은 30억원이다. 최대 출자비율은 60%로, GP는 최소 50억원 이상의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의무투자 금액은 운영사가 출자약정금의 1배 이상으로 △펀드 결성총액 대비 비율(%) △출자약정금의 배수 중 선택할 수 있다.
중점 투자 대상은 벤처리움 입주·졸업 기업과, 벤처리움 IR 행사 및 데모데이에 참여한 스타트업이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 범위는 향후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GP는 올해까지 펀드 결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KTOA는 지난달 벤처리움 계정의 GP 선정을 위한 1차 서류심사를 마치고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류심사에서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씨엔티테크, 티인베스트먼트가 1차 관문을 넘었다. KTOA는 이달 내 PT(프레젠테이션) 심사를 마치고 최종 선정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씨엔티테크는 현재 벤처리움의 전문 액셀러레이터(AC)로 활동하고 있다. 벤처리움에 상주하는 전문 인력을 파견해 입주 기업에 기업 진단 및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숏리스트에 오른 GP 중 벤처리움 입주 기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씨엔티테크는 2012년부터 스타트업 투자 및 보육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310개 스타트업에 41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28곳의 기업을 팁스(TIP)에 추천해 선정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초기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티인베스트먼트는 SK증권 출신 김태훈 대표가 2018년 설립한 벤처캐피탈이다. 소재·부품·장비 및 테크 기업 투자에 강점이 있다. 이를 토대로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 재도약 계정 GP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4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계획 중이다.
2014년 설립된 경기창조혁신센터는 KT를 파트너 기업으로 두고 있다. ICT 분야의 혁신벤처를 발굴해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태권도와 NFT(대체불가토큰)를 결합한 솔루션 개발사 '루트라', 취업준비생을 위한 AI 면접 연습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이블제이' 등을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다.
KTOA 관계자는 "데모데이 등 프로그램을 더욱 활발하게 개최해 벤처리움 계정의 투자 대상 스타트업을 늘려갈 예정"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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