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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활용법 분석]5개월 남았다…GS리테일, '어바웃펫' 지배력 확대 기로기존주주 잔여지분 콜옵션 행사기간 올 연말까지, 행사대금 최대 167억 예상

이민호 기자공개 2023-08-16 10:06:18

[편집자주]

옵션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다. 치열한 협상을 거쳐 일단 보유하면 콜옵션을 이용해 인수합병(M&A)이나 조인트벤처(JV)에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풋옵션을 이용해 엑시트 통로를 마련하는 등 향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옵션가치 변동에 따라 금융부채가 증가하면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더벨이 각 기업의 옵션 활용 전략과 이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08: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월 GS리테일의 반려동물 용품사업 핵심 포트폴리오 기업인 '어바웃펫'에서는 소수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존주주가 일부 지분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GS리테일은 옵션계약에 따라 67억원을 주고 해당지분을 사와야했다.

GS리테일은 기존주주 보유 잔여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 하지만 콜옵션 행사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약 5개월이 남았다. GS리테일은 최대 167억원으로 예상되는 콜옵션 행사대금을 부담하면서 지배력을 높이거나 현재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콜옵션을 소멸시키는 기로에 놓였다.

◇반려동물 용품 신사업 사활…SBS·네이버 투자유치 적극적

GS리테일이 어바웃펫(당시 펫츠비)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게 2018년 7월이다. GS리테일은 급속도로 확대되는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었다. 당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던 어바웃펫 지분 24.66%를 50억원에 사들였다. 어바웃펫의 온라인 유통 반려동물 사료를 GS25 편의점을 통해 공급하는 등 기존 주력 채널과의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어바웃펫은 2012년 11월 나옥귀 전 대표 중심으로 설립한 회사다. 반려동물 용품 시장 확대로 2015년 5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로부터 15억원을, 2017년 8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4억원에 더해 인터베스트(2015KIF-인터베스트IT디지털콘텐츠전문투자조합)와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GS리테일신성장투자조합1호)로부터 각각 15억원과 10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유치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GS리테일은 어바웃펫 인수 이후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기존에 발행했던 합산 44억원 규모 RCPS를 경영권 지분 인수 직후인 2019년 전액 취득 상환한 뒤 어바웃펫 완전자회사였던 반려동물 용품 제조업체 '여울'과 반려동물 용품 도매업체 '옴므'를 어바웃펫에 흡수합병시켰다. 2021년 12월에는 반려동물 용품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던 '더식스데이'를 어바웃펫에 흡수합병시켰다.

GS리테일은 어바웃펫의 몸집 불리기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2021년 8월 보통주 유상증자로 8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2021년 지급했던 대여금 90억원을 2021년(30억원)과 지난해(60억원) 잇따라 출자전환했다. 작년 3월에는 보통주 유상증자로 190억원을 추가 수혈했다.

GS리테일은 어바웃펫에 신규 대여금도 제공했다. 올해 1월 어바웃펫과 100억원 한도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60억원을 실행했으며 잔여한도 역시 상반기 내 실행할 계획을 밝혔다.

외부투자 유치도 적극 이뤄졌다. 어바웃펫은 2021년 3월과 6월 SBS로부터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각각 100억원과 35억원을 유치했다. 지난해 5월에는 네이버로부터 RCPS 형태로 10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해 말 기준 어바웃펫에 대한 GS리테일의 지분율은 60.74%(보통주 44만8187주·RCPS 18만1420주 합산)다. SBS가 13.21%(CPS 13만6920주), 네이버가 7.23%(RCPS 7만4939주)다. 나머지 18.82%(보통주 19만5084주 합산)는 기타주주들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기존주주 풋옵션 행사 일부지분 엑시트…GS리테일 콜옵션 행사 가능성은 안갯속

GS리테일이 어바웃펫에 대한 경영권 유지를 위해 이용한 것이 옵션계약이었다. 어바웃펫 경영권 지분 인수 이후에도 유증과 출자전환으로 많은 금액을 투입한 데다 보통주로의 전환조건이 포함된 RCPS나 CPS 등 우선주 형태로 외부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지배력 수성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어바웃펫 경영권 인수 직후인 2018년 8월 기존주주(나옥귀·강연진·배가영 씨)와 주주간협약(SPA)을 체결하고 기존주주 보유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손에 쥐었다. 옵션계약일로부터 3년(2021년 8월) 이내에 GS리테일의 어바웃펫 지분 60% 이상 취득을 전제로 기존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당시 기존주주는 풋옵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GS리테일은 만기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기존주주 보유지분을 사들이는 데 회계법인이 평가한 공정가치대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SBS로부터 총액 135억원 규모 CPS 투자를 유치한 이후에도 지배력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최초 콜옵션이 만기된 이후 지난해 2월 어바웃펫 기존주주(나옥귀·강연진 씨)와 옵션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이번에는 기존주주 보유지분에 대해 GS리테일이 콜옵션을, 기존주주가 풋옵션을 동시에 가진 것이 특징이다. 옵션 행사기간은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으로, 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12만원으로 각각 고정했다.

행사가격 12만원은 2021년 3월 SBS를 대상으로 발행한 CPS에 매겨진 발행가격 9만8598원보다는 높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네이버를 대상으로 발행한 RCPS에 매겨진 발행가격 13만3441원보다는 낮은 것이다.

옵션 행사주수에는 차이를 뒀다. GS리테일은 기존주주 보유지분 전부에 대해서만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주주는 일부지분(나옥귀 3만9916주·강연진 1만6184주)에 대해서만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주주가 일부지분에 대해서라도 엑시트 의사를 밝힌 데 따른 협상의 결과로 보인다.


기존주주는 지난 1월 풋옵션 행사 가능일이 도래하자마자 행사했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은 풋옵션이 걸려있던 기존주주 일부주식 합산 5만6100주를 67억원에 사들였다. 기존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풋옵션은 행사돼 소멸됐다. 반면 GS리테일은 콜옵션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콜옵션도 올해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다만 옵션 행사가격보다 어바웃펫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옵션계약에 따른 파생상품자산(금융자산) 9억원이 발생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타주주 보유주식 19만5084주 중 풋옵션 행사 이후 잔여주식은 13만8984주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이 행사가격 12만원인 콜옵션을 행사하려면 최대 16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GS리테일이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4519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콜옵션 행사에 따라 지급할 금액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네이버가 주당 13만3441원에 RCPS를 인수한 만큼 12만원에 사들일 수 있는 GS리테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그러나 이미 풋옵션 행사에 따른 추가지분 확보로 지분율이 66.15%로 상승해 지배력 유지에 당장 문제는 없는 만큼 올해 안으로 명시된 행사기간 내에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어바웃펫이 여전히 수익성 개선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2019년 80억원이었던 어바웃펫의 매출액은 매년 늘어 지난해 463억원이 됐다. 하지만 매년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총계를 깎아먹고 있는 상황이다. 당기순손실은 2021년 141억원, 지난해 279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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