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전략 분석]변화 맞는 동원산업 신사업 투자③물류사업 강화·파트너십 체결 목적 직접투자 중심…신기술조합 간접투자로 확대
이민호 기자공개 2024-11-29 08:19:55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0: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산업이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으로 그룹 지주사로 거듭나면서 신사업 투자 전략도 변화를 맞았다. 기존에는 물류사업 강화와 파트너십 체결 목적의 지분 직접투자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22년 동원기술투자 설립에 따라 신기술사업투자조합(신기술조합) 등 투자 비히클에 대한 간접투자로 확장되고 있다.동원산업은 2022년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기 전에도 출자가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별도 기준 종속·관계·공동기업 등 자회사에 대한 합산 출자액은 2019년 377억원, 2020년 248억원이었고 2021년과 2022년은 출자 사례가 없었다.
그동안 동원산업의 출자 행태를 보면 반드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돈을 쓰는 경향이 강했다. 2019년에는 부산 소재 물류창고 운영업체 비아이디씨(BIDC) 지분 51.04%를 377억원에 취득한 것이 전부다. 출자 사례는 한 개에 불과하지만 앞서 2017년 2월 지분 100%를 4162억원에 사들인 종합 물류업체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보고 적지 않은 돈을 투입했다.
2020년에는 물류창고 운영업체 동원로엑스냉장투 설립에 149억원을 출자했다. 물류사업 확대를 노린 결정이었다. 노르웨이 새먼에볼루션(Salmon Evolution AS Holding) 지분 5.29%를 68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연어 양식사업에서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동원산업과 새먼에볼루션이 51 대 49로 합작한 연어 양식업체 케이스마트양식이 그 결실이다. 동원산업은 케이스마트양식 설립에 30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2021년과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한 2022년에는 동원산업의 출자 사례가 없었다. 그룹 지주사가 된 이후 동원산업의 출자 행태는 예전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부산 소재 컨테이너부두 운영업체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 240억원을 출자했다. 이 회사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분 100%를 보유하면서 출자 책임을 져왔다. 하지만 동원산업이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출자 책임을 지게 됐다.
그룹 지주사가 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사업 자회사에 대한 출자 사례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이 유일하다. 대신 신기술조합에 대한 출자가 발생하고 있다. 기존에는 지분에 대한 직접투자에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신기술조합 등 투자 비히클에 대한 간접투자가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동원신성장1호조합에 지난해 15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으로 8억원을 출자했다. 동원신성장2호조합의 경우 지난해 8억원을 출자했고 올해 3분기 누적 2억원을 출자했다.
이런 변화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2022년 흡수합병되기 직전에 300억원(지분율 100%)을 출자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동원기술투자를 설립한 데서 출발한다. 동원엔터프라이즈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담당했던 최상우 경영지원실장을 대표이사로 내세웠다. 동원그룹 밸류체인 확장을 위한 유망 신기술사업자 발굴과 투자가 목적이다.
동원기술투자는 지난해 6월 첫 번째 신기술조합인 동원신성장1호조합을 결성한 데 이어 10월 두 번째 신기술조합인 동원신성장2호조합을 결성했다. 동원산업뿐 아니라 동원에프앤비(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동원그룹 다수 계열사가 출자자(LP)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원산업은 올해 3분기말 별도 기준 947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상환을 통해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전략을 취하면서 지난해말에 비해 현금성자산도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투자 비히클에 대한 간접출자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원산업은 출자뿐 아니라 대여를 통해서도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말 별도 기준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 잔액은 63억원이다. 대여금 지급은 주로 해외 자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파나마 소재 운반선 운영업체(지분율 100%) 씨랜드트레이딩서비스(Sealand Trading Service)에 57억원을 대여하고 있으며 파푸아뉴기니 소재 참치제품 가공업체 바운티씨푸드(Bounty Seafood)에 5억원을 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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