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 놓친 솔브레인, 디엔에프 '패닉바이' 감내하나 소극적 협상으로 SKC에 완패, 공격적 베팅 포함 '전사적 총력전'
이영호 기자공개 2023-08-11 08:14:2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엔에프 경영권 인수를 타진 중인 솔브레인은 앞서 ISC M&A에서도 유력한 인수자였다. 그러나 뒤늦게 참전한 SKC에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우량 매물을 눈 앞에서 놓쳤다. 이에 솔브레인은 패닉바이 우려까지 감내하면서까지 디엔에프 인수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10일 IB업계에 따르면 당초 솔브레인의 M&A 타깃은 ISC였다. 반도체 사업 강화 차원에서 낙점한 매물이었다. 마침 당시 ISC의 대주주였던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해부터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일찌감치 태핑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솔브레인이 이에 응하며 ISC 인수 협상에 나섰다.
ISC 인수전 결과는 이미 알려진대로다. 솔브레인이 아닌 SKC의 승리였다. SKC는 지난 5월 ISC 인수자로 낙점됐고, 최근 인수작업을 마무리지었다. 솔브레인으로선 다 잡은 토끼를 눈앞에서 놓친 셈이었다.
패인으로 솔브레인이 보였던 소극성이 지목된다. SKC는 5225억원을 제안했는데, 솔브레인은 이보다 수 백억원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제반 조건 역시 SKC 측이 우호적이었다는 후문이었다. 결국 체급 차이를 보이면서 손쉽게 승자가 가려졌다.
협상 테이블에서도 솔브레인의 보수적인 스탠스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솔브레인은 최고 경영진이 협상테이블에 나섰지만,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이 직접적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는게 딜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 회장은 솔브레인 오너로 의사결정권을 쥔 핵심 인물이다.
솔브레인 입장에선 의사결정이 더딘 것은 물론, 일거에 협상을 풀어갈 게임체인저가 부재했다. 이 틈을 타 SKC는 오너 라인의 발빠른 의사결정을 토대로 맞춤형 인수 제안을 하면서 승기를 일거에 가져온 셈이다. 결국 ISC 딜 주도권을 완전히 놓쳤고, 정 회장 역시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솔브레인은 ISC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 절치부심 새 인수대상을 물색했고 최종적으로 상장사 디엔에프를 낙점했다. 디엔에프를 인수하면 솔브레인의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솔브레인은 디엔에프 기업가치를 5000억원 수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디엔에프의 시가총액은 10일 기준 2600억원선이다. 지난 한 달간 디엔에프 시총이 3000억원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70~80%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적잖은 프리미엄을 붙인 만큼, 솔브레인이 인수에 총력전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엔에프에 대한 후한 밸류에이션은 IB업계에서도 숱한 추측을 낳고 있다. 절박해진 솔브레인이 '패닉바이' 수준의 비딩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 역시 제기된다. 결국 ISC 인수 무산 여파가 디엔에프 올인을 택하게 한 배경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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