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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헬스케어, 진격의 대기업]윤곽 잡히는 네이버 헬스케어 사업, 서비스 상용화 '성큼'①의료에 IT 접목해 의료진·환자 동시 공략…사내의원서 기술검증 중

차지현 기자공개 2023-08-21 14:40:18

[편집자주]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큰 틀에서 미래 먹거리라고 보는 낙관적인 전망이 있는가하면 아직 기술과 헬스케어 산업의 특성이 제대로 조화를 못 이루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IT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디지털헬스케어에 접근하고 있다. 의료데이터, 원격의료 등 각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IT 대기업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정보통신(IT) 기업 네이버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초기 원격의료 사업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AI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은 투 트랙으로 개발 중이다. 의료진을 위해 더 나은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환자를 대상으로 전주기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내 부속 의원에서 시범 운영하면서 해당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원격의료 아닌 '의료+AI기술'로 방향성 재정립

네이버는 일찍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해 왔다. 초창기엔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 위주였다. 2015년 만들어진 스타트업 육성 조직 D2SF를 통해서다. 치매 조기 진단 기업, 만성질환 관리 기업,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 등에 투자하며 사업 진출 기반을 다졌다.

원격의료 분야에도 발을 들였다. 2019년 소니 계열 의료플랫폼 M3와 합작법인(JV) 라인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이후 이듬해부터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시작했다. 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서 메신저 라인 앱에서 병원 예약부터 진료와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한 서비스를 내놨다.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난 건 2020년 말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하면서다. 국내 로봇 수술 전문가로 꼽히는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혁신의료센터장 자리에 컴퓨터공학과 출신 차동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앉혔다. 2021년 11월엔 '네이버 케어' 상표도 등록했다.

연구소 설립과 함께 사업 방향성도 명확해졌다. AI 기술을 활용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것. 일본과 달리 국내에선 원격의료 사업을 섣불리 추진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의료계·정부·산업계 등 각기 다른 이해관계 충돌로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 우회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톱티어 AI기술 앞세워 의료진·환자 투 트랙 공략

신사업 진출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편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구색은 제법 갖췄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톱티어' 수준의 AI 기술을 보유한 만큼, 사업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구현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설명이다.

현재 AI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은 투 트랙으로 개발 중이다. 의료진과 환자를 모두 공략한다. 먼저 기존 의료진 업무를 AI 기술로 효율화한다는 목표다. 나아가 환자를 대상으로 조기 진단부터 치료, 예방을 아우르는 전주기 건강 관리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의료진을 타깃한 솔루션은 업무 대체가 아닌 보조 역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인 의료진의 선택을 받지 않으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향후 상업화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요 서비스론 △스마트 서베이 △페이션트 서머리 △보이스 전자의무기록(EMR) 등이 있다. 스마트 서베이는 AI 기반 예진 서비스로, 진료 전 온라인으로 받은 환자의 병력 청취 결과를 의료 용어로 자동 변환해 의사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다. AI가 추천 질병을 제안해 의료진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청구 누락도 방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페이션트 서머리는 서로 다른 형태의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항목을 분류·정리·분석한 서비스다. 검진 이력을 관리하는 건 물론 적절한 검진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보이스 EMR은 진료 내용을 음성인식 기술로 EMR에 자동으로 기록한다. 건국대병원 등과 협약을 맺고 이들 기술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하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의 경우 무료로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독거노인에게 전화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AI 기반 돌봄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은 이미 지난해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공감이 가능한 데다 기억하기 기능으로 연속성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 앱에서 개인이 헬스케어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출시도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테스트베스 사내 의원서 기술 검증, 출시 임박 기대감↑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유망한 미래 먹거리라는 덴 이견이 없다. 관련 시장은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경쟁자로 꼽히는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앞세워 올 3분기 만성질환 위주 건강관리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롯데그룹 역시 롯데헬스케어를 통해 개인맞춤형 건강 관리 플램폼 출시를 앞뒀다.

네이버는 아직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 출시 시기나 유료화 여부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료진 중심 솔루션은 상용화하기 위해 정확도를 높여야 하는 등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은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서비스 질이 높아진다. 여기에 이용자를 붙잡아 두는 록인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IT 대표주자인 네이버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사내 부속 의원에서 개발 기술 검증 및 고도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 점도 출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앞서 지난해 개관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사내 의원을 마련했다. 규모만 300평에 달한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내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등 진료를 지원한다. 직원 복지를 극대화하는 공간인 동시에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차동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의료혁신센터장은 "의료와 IT를 결합해 의료 서비스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면서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보다 나은 진료 환경을 제공해 궁극적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만족하는 효율적인 헬스케어 경험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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