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파운드화 조달 나선 수출입은행, SSA 발행 '포석'2014년 이후 10년만에 선택…'큰손' 영국 투자자 상대로 회사 알리기
이정완 기자공개 2024-05-09 15:18:5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대표 발행사인 한국수출입은행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영국 파운드화(GBP) 채권을 찍는다. 지난달 말 영국 런던을 찾아 기관투자자를 만나고 온 수출입은행은 이달 내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10년 전에는 달러화에 집중된 피로도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이었다면 이번에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이 시작한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스타일 발행을 준비하기 위해 영국계 '큰손'에게 회사를 알리려 한다.
◇지난달 말 런던서 IR 실시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말 파운드화 채권 발행을 위해 영국 런던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IR(Investor Relations)을 실시했다. 영국에서만 활동하는 기관투자자를 비롯해 지방정부 등 우량 투자자를 만나고 돌아왔다. 대한민국 정부와 같은 신용도를 갖췄음에도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가 높아 투자자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10년 만에 영국 투자자의 선택을 받는 만큼 사전 작업에 더욱 공을 들였다. 수출입은행은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스털링본드(파운드화 채권)를 발행한 뒤 더 이상 이를 택하지 않았다. 10년 전에도 연간 60억달러에 가까운 공모 한국물 발행량을 자랑하던 수출입은행은 달러화에 치중한 조달에서 탈피하기 위해 당시 영국 투자자 의향을 확인한 후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엔 목적이 다르다. 최근 한국물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SSA형 발행을 대비하기 위해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한다. 산업은행이 지난 2월 국내 발행사 중 처음으로 SSA 스타일 발행을 택하면서 또 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이를 고민하고 있다.
SSA 발행은 전세계 정부, 중앙은행, 국제기구 같은 초우량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선진국형 조달이다. 수출입은행 역시 차범석 자금시장단장 부임 후 지난 3월 글로벌 IB와 진행한 대규모 미팅에서 SSA 발행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실시했다.
하지만 기존 EM(Emerging Market)형 발행과 다르게 사전에 준비할 점도 많다. SSA 발행 전 주요 통화국에 속한 투자자를 상대로 회사를 알리려 하는데 그동안 스털링본드 공백이 길었던 만큼 영국 기관투자자의 수요를 파악해보는 목적이 크다. 달러화(USD), 유로화(EUR), 엔화(JPY)는 물론 호주달러(AUD) 조달은 꾸준히 이뤄졌지만 파운드화만 발행이 뜸했다.
향후 SSA 발행에 대비해 이번 스털링본드 주관사도 런던에 SSA 데스크를 잘 갖추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꾸렸다. 도이치뱅크와 모간스탠리, HSBC 등이다. 이달 내로 수요예측이 예정돼 어떤 결과를 받을지 주목된다.
◇수은, 기재부 '외평채' 동향 살핀다
10년 만의 스털링본드 복귀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해도 곧바로 SSA 발행을 택할지는 미지수다. 한 번 SSA 발행을 결정하면 꾸준히 SSA 스타일로 대규모 조달을 이어가야 투자자와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결정되는 방식도 EM형 발행 때와 다르다.
이제 수출입은행의 눈은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쏠려 있다. 기획재정부는 상반기 중 약 13억달러 규모 외평채 발행을 준비 중인데 산업은행이 택한 SSA 발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관사단에 산업은행을 추가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기재부가 SSA 스타일로 외평채를 찍는다면 수출입은행의 SSA 발행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대한민국 정부가 연달아 발행한다면 이들과 같은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수출입은행도 미룰 이유가 없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92억달러 규모 공모 외화채를 발행하며 한국물 최대 이슈어(Issuer) 지위를 점하고 있어 자존심 측면에서도 늦출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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