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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밖 활로 찾는 게임사]액토즈소프트, '위메이드 맞손' 분수령 되나사업다각화 의지 선명, 당장은 블록체인 집중…미르의전설2 성과 관건

황선중 기자공개 2023-08-21 14:40:02

[편집자주]

게임산업 불황기를 이겨내기 위해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다. 부업에 대한 전략은 게임사마다 천차만별이다. 당장의 불황을 견디기 위해 고수익성 사업에 뛰어든 곳부터 장기적인 청사진 아래 점진적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곳도 있다. 최근 지식재산권(IP)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단 점도 비게임 영역에 진출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신사업 활용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토즈소프트는 꾸준히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게임사다. 본업인 게임을 중심축으로 점차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e스포츠 리그를 추진할 정도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다만 신사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노선을 선회했고, 지금은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는 수준의 비교적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를 기점으로 신사업 행보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오랜 숙원이었던 위메이드와의 '미르의전설' 저작권 분쟁이 일시적으로나마 봉합됐기 때문이다. 경영상 불안 요인이 사라진 만큼 다시금 신사업에 신경을 쓰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액토즈소프트의 우수한 수익성 덕분에 투자 실탄도 여유있는 편이다.

◇e스포츠 사업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불만족

액토즈소프트는 오랜 시간 게임 중심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의 95.6%가 게임 사업에서 비롯됐다. 구체적으로 게임 사업은 운영 부문(35%)과 로열티 부문(60.6%)으로 나뉜다. 운영 부문은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사업부다. 로열티 부문은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사업부다.

사업구조 다각화 의지는 분명하다. 액토즈소프트는 최고경영자(CEO)인 구오하이빈 대표 직속으로 5개 본부를 두고 있다.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온라인본부와 신규사업본부, 기술지원본부, 경영지원본부, 재무본부 등이다. 신규사업본부가 핵심 부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비교적 공격적인 신사업 행보를 보였다. 2017년 e스포츠 사업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액토즈소프트는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를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구오하이빈 대표가 직접 이끄는 자회사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글로벌 e스포츠 플랫폼 'WEGL(World E-sport Game & Leagues)'을 출범시켰다.

액토즈소프트는 WEGL을 필두로 글로벌 흥행작 '리그오브레전드(LOL)'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 대회를 개최하고자 했다. WEGL이 자리 잡을 때까지 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e스포츠 프로게임단도 창단했고, e스포츠 경기장도 조성했다. 중국계 회사인 만큼 중국 e스포츠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복안도 드러냈다.

◇현재는 블록체인 신사업에 주력…회의적 시선 존재

하지만 대외변수가 문제였다. 2018년 리그오브레전드 IP를 보유한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액토즈소프트 입장에서는 확실한 흥행 카드인 리그오브레전드 대회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중국에서 게임 규제도 심해지고,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e스포츠 사업은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그때부터는 블록체인 시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향후 고성장이 점쳐지는 분야였고, 게임과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했다. 액토즈소프트는 현재 블록체인 게임 '세라프'를 개발 중이다. 스위스 현지에 소재한 자회사 '액토즈테크AG'가 개발을 도맡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퍼블리싱을 담당할 자회사 '액토즈스퀘어AG'도 세웠다.

다만 시장의 시선에는 기대감과 함께 회의감이 섞여 있다. 세라프가 유의미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시중에 블록체인 게임이 상당수 출시된 상태여서다. 이용자 입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더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경쟁사와 차별성이 없는 단순한 블록체인 게임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단 분석이다.

세라프:인 더 다크니스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를 위한 현금실탄 자체는 충분한 편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우수한 수익성을 자랑하는 게임사로 유명하다. 2019년부터 영업이익률은 줄곧 40%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현금곳간도 넉넉하다.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자산의 22.8% 수준이다.

◇위메이드 갈등 봉합…신사업 투자 확대되나

게다가 투자 여력은 앞으로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20년 넘게 이어졌던 위메이드와 '미르의전설2' 저작권 분쟁이 일시적으로 봉합됐기 때문이다. 미르의전설2 공동 저작권을 갖고 있는 양사는 그동안 수익 배분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2001년 출시된 미르의전설2는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한 게임으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이번 합의를 통해 위메이드에 매년 1000억원을 지급하는 대가로 미르의전설2 독점권을 확보했다. 만약 미르의전설2로 1000억원 미만의 매출을 올린다면 액토즈소프트는 손해를 입게 된다. 하지만 액토즈소프트는 오랜 중국 공략 노하우를 기반으로 2000억원 이상의 매출고를 달성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미르의전설2 중국 시장 유통은 모회사인 셩취게임즈가 담당하고 있다. 셩취게임즈는 미르의전설2 유통 수익의 일부를 로열티 명목으로 액토즈소프트에 지급한다. 이것이 액토즈소프트 로열티 사업의 기반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직접 게임을 유통하지 않는 만큼 불필요한 비용 부담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액토즈소프트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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