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KB국민은행의 무서운 추격…1년 만에 BEP 달성(10)2년차부터 당기순이익 시현…IB 중심 영업으로 싱가포르 공략
싱가포르=박서빈 기자공개 2023-10-20 07:20:44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싱가포르 진출 후발주자로 꼽힌다. 싱가포르 지점의 영업을 시작한 지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의 영향력은 타 은행의 현지 지점 못지않다. 영업 시작 1년 만에 손익분기점(BEP) 돌입했다. 자리를 잡는데 3년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던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이제 단순 국외 지점을 뛰어넘는 역할을 아태지역(APAC)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600여개 글로벌 금융사가 몰려있는 싱가포르를 APAC 중심지로 두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보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지점 APAC 중심지로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지난해 1월 개점했다. 2021년 4월 말 싱가포르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에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한 데 따랐다. KB국민은행이 획득한 인가는 홀세일 뱅크 라이선스다.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이 주 업무다.
KB국민은행이 싱가포르지점을 구상한 배경에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녹아있다. 싱가포르는 아세안 지역의 경제 금융 중심지로, APAC 중앙에 있어 KB금융그룹의 동남아시아 지역 익스포저 확대에 유리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홍콩 글로벌 자본이 싱가포르로 대거 이동한 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국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다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한 만큼, 싱가포르 진출 시 새로운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홍콩의 위상이 약화한 것과 달리, 싱가포르 금융산업이 코로나19에도 지속 성장한 점도 주요 판단 요소가 됐다.
◇싱가포르 지점 인력 34명에서 44명으로 확대
KB국민은행은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지점이 전통적인 CIB 조직뿐 아니라, 자금 조달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내 외화 조달 거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맞춰 APAC의 심사업무를 총괄하는 아시아 심사센터가 함께 진출하도록 했으며, 글로벌 핀테크 기업 발굴 및 투자 유치 등을 위한 핀테크 랩(Fintech Lab)이 진출하도록 했다.
싱가포르지점의 조직은 크게 5개의 부문 나누어져 있다. CB(Corporate Banking), IB(Investment Banking, CM(Capital Market), 아시아 심사센터 그리고 글로벌 핀테크 랩(Global Fintech Lab)으로 구성되어 비즈니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집중적으로 운영되는 부서는 IB다.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딜 참여를 통한 실적 증대와 딜 소싱(Deal Sourcing) 네트워크 확보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현재는 한국계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수익 기반을 확보하며 IB 자산의 몸집을 키우고 있으며, 향후 싱가포르 로컬 기업 및 다국적 기업으로도 발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지점은 6월 말 기준으로 총 44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21명은 주재원이며, 나머지 23명은 현지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정도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총 직원 수는 34명이다. 싱가포르 로컬 기업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만큼, 사업 확대 전략에 맞춰 현지 인력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후발주자지만 3년 만에 BEP 달성
KB국민은행의 영향력은 현지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지점은 설립 후 BEP 달성까지 대략 3년 정도가 걸리지만, KB국민은행의 싱가포르지점은 올해 상반기부터 순이익을 시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말 싱가포르지점의 자산총계 11억 달러(약 1조4200억원), 당기순이익 90만 달러(11억6130만원)이다.
IB 딜 성과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다. 개점 6개월 만에 두자릿 수 딜을 따내기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KB금융의 영향력이 적은 호주에서 새로운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확보했다.
KB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는 "KB 브랜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국가에서 진행되는 IB 참여를 통해 새로운 트랙레코드를 확보했다"며 "지속적인 딜 기회 발굴 및 참여를 통해 성공 사례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지점 자체적으로 딜 주선이 가능한 역량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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