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코리안리 싱가포르지점, '48년 업력'이 쌓아온 힘③아시아 지역 거점 역할 수행…동남아 이어 서남아·오세아 지역으로 재보험 비즈니스 확대
싱가포르=박서빈 기자공개 2023-10-18 07:22:18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8년의 역사' 코리안리 싱가포르지점이 보유하고 있는 업력이다. 세계 1위 재보험사인 뮌헨재보험(Munich Re)에 이어 현지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오랫동안 쌓아온 업력은 곧 싱가포르지점의 탄탄한 입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일관성 있는 언더라이팅 정책으로 쌓아온 신뢰 관계와 클라이언트와의 장기적 거래 관계 최우선 유지 기조는 코리안리를 동남아시아 지역의 가장 선호하는 재보험사로 만든 비결이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홍수, 태풍 등 관할 지역의 대규모 자연재해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지점은 아시아 지역 거점 역할을 수행하며 동남아시아 지역을 넘어서 서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으로도 재보험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무소→지점' 승격…아시아지역 거점 역할 수행
싱가포르는 코리안리가 세 번째로 개척한 해외 거점이다. 1969년 도쿄 주재사무소, 1972년 런던 주재사무소 다음이다. 1975년 2월 20일 싱가포르 주재사무소가 설립됐다.
싱가포르 진출의 목적은 아시아 지역 진출이다.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꼽히는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 주재사무소는 현지에 첫 발을 딛은지 약 3년 만에 지점으로 승격됐다. 현재도 아시아 지역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지점의 관할 지역은 매해 확대되고 있다. 싱가포르지점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5개국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동남아시아 외 서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의 재보험 비즈니스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코리안리의 해외 점포는 모두 12곳이다. 해외 지점 4곳(싱가포르·라부안·두바이·상하이), 주재사무소 4곳(런던·도쿄·베이징·보고타), 자회사 4곳(홍콩·런던·취리히·뉴저지)이다.
◇출범 대비 50배 성장…자연재해에도 안정적 흐름 유지
싱가포르지점의 주력 시장은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고 보험시장 성숙도가 낮은 동남아, 서남아 지역이다. 싱가포르 소재의 대다수 재보험사가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내 거대 보험 시장으로 분류되는 극동아시아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하는 것과 상반된다.
틈새시장 포착은 기회가 됐다. 진출 초반에는 다소 힘이 들지만, 개척 성공시 누릴 수 있는 선점 효과를 본 것이다. 이는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코리안리 싱가포르지점 수재보험료는 1344억원으로, 설립 초기 대비 50배 가까이 성장했다. 설립 초기 약 3억원 내외를 기록했던 순수지 역시 지난해 180억원으로 늘었다. 2023년 상반기 순수지는 197억원을 시현했다.
코리안리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는 "동일 지역, 동일 종목 기준으로 비교하면 싱가포르에 있는 재보험사 중 아마도 실적 면으로 최상위권에 위치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상대적으로 자연재해 발생 확률이 낮은 국가로 분류되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음에도 우량한 실적을 시현한 것이다.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는 이어 "말레이시아 홍수와 필리핀 태풍 라이(Rai) 등 수 차례의 대규모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지점의 규모가 커지고 재무구조가 튼튼해지면서 자연재해에도 실적이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별화 된 세 가지 성장비결
싱가포르지점의 성장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꼽아볼 수 있다. 첫째 일관성 있는 정책이다. 둘째, 신속한 의사 결정 시스템이다. 셋째, 우수한 현지 인력 채용 및 유지이다.
먼저 일관성 있는 정책은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형성한 신뢰도 곧 관할 지역 내 평판으로 이어지고, 좋은 평판이 곧 비즈니스 기회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클라이언트와의 장기적 관계 유지는 싱가포르지점 영업의 근간이다.
빠른 의사 결정 체계도 싱가포르지점만의 강점이다. 싱가포르지점은 글로벌 재보험사대비 의사소통의 결정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다. 본사와의 협력 및 승인이 필요한 일부 업무를 제외하면 언더라이팅을 포함한 많은 핵심 업무의 의사 결정이 지점 자체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의사결정 체계는 새로운 기회의 선점으로도 이어진다.
현지 인력 관리도 싱가포르지점의 핵심 성장 비결이다. 싱가포르의 현지 인력들은 보통 2~3년마다 이직하는 것을 관행으로 여기고 있다. 이는 모든 금융사의 고민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와 달리 코리안리는 관행 대비 현지 직원들의 근무 연속 기간이 상당히 긴 편이다. 매력적인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가 싱가포르지점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는 "우수한 현지 인력 확보 및 유지는 싱가포르지점의 영업력 강화로 이어진다"며 "재보험의 경우 언더라이팅의 일관성과 장기적인 거래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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