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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자본여력 점검]우리금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자본여력 '고민'경쟁사 대비 CET1 저조…자본관리 효율화, 이익창출력 개선으로 돌파

고설봉 기자공개 2023-08-18 07:13:13

[편집자주]

금융지주사간 경쟁은 치열하다. 금융지주의 퍼포먼스를 결정짓는 잣대 중 하나는 자본여력이다. 자본여력이 많은 금융지주의 성과는 경쟁사를 압도했다. 최근 금융지주들을 둘러싼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자본은 미래 성장동력을 담보할 핵심 요소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별 자본여력을 점검하고 경영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은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가장 체질이 약한 곳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과 보험업 등의 부재로 자회사간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또 주력인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자회사들의 각 업권별 시장 지배력도 미미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출범 때부터 꾸준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자본여력 등 한계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최근에도 은행업 자산성장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등에서 경쟁사 대비 소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트폴리오 확장 머뭇거리는 우리금융 이유는 자본?

우리금융그룹은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초기부터 한 가지 숙제를 안고 있었다. 국내 대표 은행 중 한 곳인 우리은행의 시장 지배력과 위상에 비해 비은행 자회사들의 시장 지배력과 총자산 규모 등은 빈약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불균형은 우리금융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우리금융 순이익에서 비은행 자회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내로 집계됐다. 연결 조정 전 우리금융 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88.37%, 2020년 80.54%, 2021년 82.80% 2022년 83.87%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미래지속 성장과도 맞닿아 있는 이슈다. 실제 우리금융 CEO들은 주주 및 시장 대상 IR 행사에서 언제나 이 문제를 우선순위로 거론했다. 우리금융은 증권업과 보험업 등 은행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번번이 우리금융은 비은행 확장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시장에 다양한 비은행 금융사가 매물로 등장할 때마다 우리금융이 인수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하지만 실상 우리금융은 대규모 딜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매물의 컨디션과 우리금융에서 필요로 하는 우선순위, 그룹사 시너지 등을을 이유로 인수합병(M&A)이 진행되지 못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본여력이 부족한 우리금융의 내부 사정 때문에 대형 M&A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없었다는 평가가 더 많았다.

M&A에 나서기 위해선 자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M&A에는 대규모 순자본이 소요되는 만큼 핵심자본인 보통주자본(CET1)이 탄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경쟁사 대비 보통주자본이 부족한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금융 당국은 각 금융지주사들에 국제 기준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본여력을 쌓을 것을 당부했다. 외생 변수로 인한 리스크 요인이 커지는 만큼 잠재 부실에 대응해 안전장치를 더 탄탄하게 세우라는 뜻이었다.

특히 핵심자본으로 불리는 보통주자본(CET1)을 13% 수준까지 끌어올리라는 비공식 당부도 있었다. 그 일환으로 보종투자본의 핵심인 이익잉여금을 유보하기 위해 현금배당을 자제하라는 시그널도 지속했다.

이런 당국의 권고에 각 금융지주사들은 CET1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CET1비율은 각 금융지주사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로도 비춰졌다. 대체로 총자본이 많고 수익성이 높은 금융지주가 CET1비율을 13% 안팎에서 유지하며 안정화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자본여력에서 경쟁사 대비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올 1분기말 기준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2.05%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주요 경쟁사인 KB금융 13.66%, NH농협금융 13.15%, 하나금융 12.83% 신한금융 12.68% 등과 비교하면 최대 1.61%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사는 설립 시부터 CET1비율을 가장 중요한 재무지표 중 하나로 관리해 오고 있다”며 “내부 유보를 확충하고 적정 자산 성장과 함께 우량 자산 증대, 고위험자산에 대한 적극적 관리 등을 통해 CET1비율을 강화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CET1비율 권고 수준은 D-SIB 1% 추가 포함 최저 수준 8%에 경기대응완충자본 최대 2.5%를 감안한 10.5% 수준”이라며 “올 3월말 CET1비율은 12.1%로 권고 수준 10.5% 대비 1.6%p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이 급격한 자산성장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 일부 CET1비율이 저하된 것과 다른 양상이다. 다만 한편에선 우리금융이 소극적 영업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RWA가 증가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자본비율이 상승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전년말 11.6% 대비 올해 초 0.5%포인트 개선됐다”며 “당사는 CET1비율을 지속 개선 노력할 예정이며 연말까지 견조한 이익 실현 및 적정 자산 성장 관리를 통해 12% 수준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했다.

◇상반기 속도조절 나선 우리금융…하반기 '한방' 보여줄까

최근 몇 년 우리금융의 자본 활용을 살펴보면 은행업의 대출자산 확대, 비은행 강화 위한 M&A,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크게 3개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올해도 이러한 자본전략이 그대로 이어질지, 어떤 변화가 감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금융은 설립 후 현재까지 자본적정성을 개선하면서도 동시에 적정 수준의 대출자산 성장을 이뤄왔다. 또 자산운용·부동산신탁·캐피탈·저축은행·벤처캐피탈·NPL투자회사 등 비은행 강화에도 성과를 냈다. 또 시장 기대를 고려해 주주 배당을 실시해 오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은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출자산 증가세는 경쟁사 대비 저조했다. 또 비은행 자회사 인수 등에서도 매물 검토 단계에서 멈춰서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올 하반기 우리금융은 제한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은행의 본업인 대출자산 확대, 비은행 부문 강화, 주주환원 등을 균형있게 추진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가운데서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에 조금 더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우선 포트폴리오 강화와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 기본적으로 우리금융의 이익 시현 및 적정 내부 유보를 통해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특히 자본비율 영향이 큰 비은행 M&A 시에는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자본확충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하반기 완료 예정인 우리종금과 우리벤처캐피탈 완전 자회사화는 그룹의 비은행 부문 강화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당사는 앞으로도 각각의 시장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탄력적으로 추진해 나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우리금융은 현재 미보유 업종인 증권업과 보험업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M&A는 그룹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의사결정으로 단기 실적주의에 의한 무리한 M&A는 지양한다느 방침이다. 특히 적합하지 않은 매물의 M&A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의 M&A 전략의 핵심은 적정 자본비율 범위 내에서 추진한다는 것이다. 건전경영과 주주이익 및 그룹 시너지 관점에서 실행한다는 원칙 하에 긴 호흡을 가지고 우리금융에 적합한 적정매물 출회시 적극 인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사의 3월말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5.3%로 금융감독원 권고 수준 130%까지 여유가 있고, 출자여력은 8.3조원 수준”이라며 “현재 당사 예금 등은 2조원 이상으로 인수 대상 회사 규모에 따라 추가적인 조달 없이 또는 필요시 추가적인 조달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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