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자본여력 점검]하나금융, 자본전략 핵심은 은행확장·주주환원CET1 13% 근접…탄탄한 핵심자본 기반 공격적 영업활동
고설봉 기자공개 2023-08-17 08:16:56
[편집자주]
금융지주사간 경쟁은 치열하다. 금융지주의 퍼포먼스를 결정짓는 잣대 중 하나는 자본여력이다. 자본여력이 많은 금융지주의 성과는 경쟁사를 압도했다. 최근 금융지주들을 둘러싼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자본은 미래 성장동력을 담보할 핵심 요소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별 자본여력을 점검하고 경영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자본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하나은행을 통한 대출자산 증대가 가파르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비은행 자회사 인수가 동시에 추진되면서다.은행과 비은행 모두에서 대규모 자본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은 그 어느 때보다 핵심자본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보통주자본(CET1) 관리 여하에 따라 대출자산 증대와 비은행 자회사 인수, 일관된 주주환원정책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CET1비율 목표 13%…잉여금 기반 안정된 보통주자본
하나금융은 올 1분기말 기준 총자본(BIS)비율 15.33%, 기본자본(Tier1)비율 14.21%, 보통주자본(CET1)비율 12.80% 등을 각각 기록했다. 당초 경영전략에 따라 보통주자본(CET1) 비율 목표를 13% 이상으로 설정했지만 최근 대출자산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12%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이후 하나금융의 자본비율은 계속해 하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1분기 BIS비율 16.07%, Tier1비율 15.00%, CET1비율 13.57% 등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올 2분기 말 기준 BIS비율 0.85% 포인트, Tier1 0.79% 포인트, CET비율 0.77% 각각 하락했다.
하나금융 내부에선 이러한 자본적정성 지표 하락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란 진단이 나온다. 총자본이 줄거나 자본의 질이 저하됐다기 보다는 대출자산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총자본 증가세보다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세가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을 통해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업금융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익 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말 약 685조원 수준이던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올 2분기말 약 765조원으로 11.68%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바젤Ⅲ 도입에 의한 시장 위험가중자산(RWA)과 운영 RWA가 기존 산출 방식보다 추가적으로 증가해 재무비율이 일부 하락했다”며 “이는 CET1 등 비율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이지만 영업적 측면에서 순이익 증가 등으로 CET1비율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현재 자본전략에 있어 큰 이슈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대출자산 확대 효과를 통해 자본이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보통주자본 증대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것이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CET1비율 역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이 수립한 중장기 자본계획에도 이러한 부분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직 CET1비율 목표인 13%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하나금융이 여유를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자본의 구성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자본 구성 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려왔다. 반면 하나금융은 보수적인 기조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단기에 대규모 자본을 조달할 수 있지만 이자비용 등이 발생하고 보통주자본을 늘릴 수 없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2013년 6월 말 현재 하나금융의 총자본에서 보통주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84%로 집계됐다. 경쟁사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등 대비 10% 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반면 기타기본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정도로 타 지주사들 대비 2~3% 낮다.
하나금융은 현 시점에서 기본자본을 증대할 여력이 가장 큰 곳으로 분류된다. 대규모자본이 필요해 급격하게 외부에서 자본을 조달할 경우 비교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타 금융지주사 대비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적은 상황으로 자본증권에 대한 발행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과거 대비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한 만큼 시장 상황을 신중히 모색 후 추가적인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선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감이 다소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조달하는 금리 수준은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며 “조달 비용의 상승을 커버할 수 있는 자본운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본활용 원칙은 외형성장 병행한 일관된 주주환원
올해 하나금융의 자본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주주환원이다. 최근 몇년 보여왔던 자본 활용 패턴이 올해도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은행업의 대출자산 확대와 비은행 강화 위한 M&A 및 증가,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을 균형감 있게 펼친다는 전략이다.
우선 하나금융은 올해도 순이익의 30% 수준을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배당 등으로 잉여금이 활용되면 자본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하나금융은 그동안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왔던 만큼 이에 따른 보통주자본 감소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목표로 하는 보통주 자본비율 13%~13.5%는 금융당국의 규제비율과 예상하지 못한 위험에 대한 버퍼 등이 반영된 수치”라며 “지금의 환경에서 목표 자본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은 잉여자본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 및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포트폴리오 강화와 외형 성장을 위해 자본적 투자가 단행될 전망이다. 은행업 강화와 비은행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자본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금융은 장기적인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비은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시장 내 매물들에 대한 M&A 및 지분투자 방안 등도 지속적으로 검토해 오고 있다. 특히 연금·보장, 자산운용, 지급결제, 자본시장 부문을 우선 순위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KDB생명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인수를 위한 실사 등을 벌이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경제의 불확실성과 한정된 자원의 효율성을 고려해 주주와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가치 중심의 M&A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 제고와 함께 금융을 거래하는 손님의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부문을 전략적 우선 순위로서 강화하고자 시장 환경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상증자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추가적인 증자 등에 대해서 회의적인 모습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본여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의 PBR은 약 0.3배 수준으로 여전히 절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성장(M&A 포함)은 자본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나금융그룹은 내부자본 조달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저평가를 탈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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