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회장 후보군 분석]박정림 총괄, '비은행·여성' CEO 타이틀 이어갈까⑤KB 넘어 금융권 대표 여성 경영인…비은행 강화 주도, 경영성과 탁월
고설봉 기자공개 2023-08-03 08:06:33
[편집자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내부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심층·다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견제가 강화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CEO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은행 금융지주를 흔들림 없이 이끌 적임자는 누굴까. 더벨은 후보군으로 부상한 인물들의 경력과 그들이 보여온 역량, 경영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와 금융 당국의 제도개선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수 있을까. KB금융그룹 회장(CEO) 선출을 위한 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이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초의 비은행 출신 여성 CEO 타이틀로 대한민국 금융산업 전환기를 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박 총괄은 KB금융 내 자본시장 영업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최근 은행 중심적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비은행 중심으로 변환하려는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새로운 지배구조가 요구될 경우 가장 강력한 후보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 여성 CEO 탄생은 그 자체로 지배구조 선진화란 해석도 가능하다.
◇외부영입 인재에서 탄탄한 입지 구축한 후계자로 성장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사진)은 최초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그는 국내 증권사 최초 여성 CEO로 주목 받았다. 현재도 KB지주 최초의 여성 총괄부문장과 KB증권 대표이사(CEO)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박 총괄은 양종희·이동철·허인 부회장과 함께 꾸준히 KB금융 회장 후보군으로 분류돼 왔다. 현 시점에서 부회장 세 명을 제치고 다크호스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번에 회장으로 선임되면 여성 최초 금융지주 수장이라는 타이틀로 한국 금융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다.
박 총괄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처럼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다. 그는 체이스맨해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을 거쳤다. 2004년 국민은행에 입행한 뒤 리스크관리부, 재무보고통제부, 제휴상품부 등을 두루 거쳤다.
2014년 8월 국민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금융권을 대표하는 여성 경영인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국민은행 설립 이래 역대 두 번째 여성 부행장이란 점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 받았다.
부행장 승진 뒤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확대했다. 2015년 KB지주 리스크관리책임자를 겸직했다. 2016년에는 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으로 은행업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 2017년 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을 지내면서 KB지주 WM총괄 부사장과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겸직했다.
WM부문 부사장으로 KB증권에 합류한 뒤에는 줄곧 자본시장 관련 전문성을 쌓으며 성장했다. 2019년 KB증권 CEO 오르면서 KB금융 내 핵심 경영진으로 부상했다. 이 시기부터 사실상 기존 국민은행 출신 경영진들과 차기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총괄은 2021년말 정기인사에서 KB금융지주 자본시장부문 및 CIB부문 총괄부문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KB금융은 4개의 사업부문(Business Unit)을 구성해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세 명과 박 총괄 등 총 네 명을 각 부문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2021년말 인사를 계기로 KB금융 안팎에선 본격적인 ‘포스트 윤종규’ 체제가 갖춰졌단 평가가 많았다. 윤 회장과 KB금융 이사회가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후계구도 육성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부문장으로서 업무 역량과 리더십을 종합적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2022년말 정기인사에서 또 한번 역량 검증이 강화됐다. KB금융은 세 명의 부회장과 한 명의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4개의 현 비즈니스그룹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추가로 AM(Asset Management·자산관리) 부문을 신설했다.
4개의 비즈니스 그룹은 모두 10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되며 더욱 체계화됐다. 세명의 부회장들은 서로간 자리를 바꾸거나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 박 총괄은 자본시장부문, CIB부문에 더해 신설된 AM부문을 담당하며 입지를 한층 넓혔다.
◇경영성과로 능력 증명…자본시장 등 비은행 확대
박 총괄이 경영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KB금융 자본시장부문과 CIB부문, AM부문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KB금융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비은행 강화를 시도해왔다. 다양한 인수합병(M&A)과 증자 등을 통해 비은행 자회사들의 외형을 키웠다.
KB증권은 이러한 비은행 강화 전략의 성공 사례로 조명 받는다. 특히 박 총괄이 CEO로 취임한 이후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더불어 박 총괄이 KB지주에서 부문장으로 자본시장부문과 CIB부문, AM부문을 총괄한 이후 관련 자산이 커지고 수익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박 총괄이 CEO로 취임한 이후 KB증권 순이익은 매년 큰 폭 성장했다. 2019년 2579억원이던 순익은 2020년 4256억원, 2021년 5943억원 등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자본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순이익은 2063억원으로 일부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KB증권은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여전히 자본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KB증권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KB증권은 순이익 249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1820억원 대비 37.14% 가량 성장했다.
KB금융그룹 전체적으로도 박 총괄이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관련 부문의 실적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KB금융 비이자이익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2019년 2355억원이던 KB금융 비이자이익은 2022년 3515억원으로 49.26% 성장했다.
더불어 WM금융상품자산의 규모도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2019년 284억원에서 2020년 331억원, 2021년 395억원, 2022년 445억원 등 꾸준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올 6월말 기준 474억원으로 또 다시 외형이 커졌다.
다만 박 총괄은 과거 라임사태 중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다. 또 최근 금융감독원은 KB증권의 만기 불일치 자산운용 정황을 포착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는 박 총괄이 넘어야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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