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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원 운전기사 없앤다…비용 효율화 나서 성장성 후퇴하자 허리띠 조이며 비용 관리…기업문화 개선 일환

고설봉 기자공개 2023-08-25 11:33:4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그동안 임원들에게 제공했던 업무용 차량 운전기사 지원을 폐지하기로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체제 출범 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우리금융그룹 기업문화 개선의 일환이란 해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계약 만료되는 업무용 차량 운전기사들과 재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재계약을 맺지 못한 기사들은 주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 임원들을 수행했던 인력들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기업문화 개선과 비용구조 효율화 등을 이유로 업무용 차량 운전기사 지원을 폐지하기로 했다. 임원들은 업무상 차량을 이용할 때 이제는 대리운전 서비스를 직접 부르거나 본인이 운전해야 한다.

영업상 운행 수요가 많은 우리은행은 수행기사를 계속 운영하거나 대리비 한도 부여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은 대리비 한도 잔액은 익월 회의비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운전기사 지원제 폐지를 두고 우리금융 내부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한편에선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임원이 운전을 하면서 줄어드는 부대비용을 고객 및 조직원 관리에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업무용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일괄적으로 인건비가 지출돼 왔다. 우리금융은 기사들을 상시 고용 형태로 채용해 운영했었다. 이에 급여 외에도 다양한 부대비용이 연간 꾸준히 지출돼 왔다. 이 비용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판관비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우리금융이 임원들에 업무용 차량과 기사를 제공해왔던 것은 원활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고객을 만나고 영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잡무를 신경쓰지 말고 대고객 활동에만 집중하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대리기사 체제로 영업용 차량 지원책이 바뀌면 당장 영업활동에서 기존보다 영업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매번 대리기사를 부르고 차량을 직접 주차하기 위해 주차장을 배회하는 시간 등이 길어지면 그만큼 대고객 활동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차량 이용시 주차 등을 직접하기 위해 주차장을 돌고 대리기사를 부르고 기다리는 시간 등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 등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비용절감 측면만 고려해 다른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이번 조치가 영업 경쟁력 회복이란 근본적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시선돌리기란 불만도 나온다. 임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경쟁력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보단 기업문화 개선이란 다소 모호한 이슈를 중심에 놓고 경영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시장 경쟁력은 계속 저하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시장에서 고전하고 비은행 자회사들과의 시너지 창출력도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에서 우리금융의 입지는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5위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하나금융과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5위로 밀려났다. 오히려 5위권을 맴돌던 NH농협금융에 추월당하며 4대 금융지주 지위도 위태한 상황이다.

5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KB금융 2조9967억원, 신한금융 2조6262억원, 하나금융 2조209억원 등 ‘빅 3’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우리금융은 1조5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 순이익이 1조7058억원보다 약 1800억원 가량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임 회장이 선택한 방법은 외연 확장에 따른 수익 증대가 아닌 내부의 비용 통제로 평가된다. 근본적인 조직의 체질개선과 펀더멘털 강화 등 굵직한 문제를 외면한채 당장 가시적 성과가 날 수 있는 일들에만 집중하고 있단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최근 우리금융의 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익 등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CIR(영업이익경비율)만 낮아지고 있다. 올 2분기말 CIR은 41.0%로 지난해 동기 대비 0.9% 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394억원에서 6128억원으로 27.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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