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JV 돋보기]무인양품, '전무급 대표 수혈' 자본잠식 탈출 '과제'손바뀜 반년만에 상무급→전무급 수장 변화, 2019년부터 적자 누적 재무악화
변세영 기자공개 2023-09-06 17:46:26
[편집자주]
롯데쇼핑은 글로벌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왔다. 자사 오프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해 시너지를 도모하는가 하면, JV로부터 짭짤한 배당 수익까지 올리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다. JV 이사회에 임원을 투입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더벨은 롯데쇼핑의 JV 설립 배경 및 지분구조, 경영 현황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5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에 인수된 무인양품은 최근 대표이사가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교체되면서 조직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새 수장인 현종혁 전무는 연이은 적자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무인양품을 반등시켜야 할 막중한 책임을 얻게 됐다.무인양품은 2004년 일본 양품기획과 롯데상사가 4:6 비율로 합작해 세운 법인이다. 양품기획은 1989년에 설립돼 잡화, 호텔 사업 등을 전개하는 일본 대표 라이프스타일 기업 중 하나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이 롯데상사로부터 무인양품 한국법인 지분 40%를 넘겨받으면서 관계기업이 됐다. 결과적으로 롯데쇼핑(40%)과 일본 양품계획(60%)의 합작법인이다.
무인양품은 국내 상륙 후 깔끔한 디자인의 하이퀄리티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 사업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07년 107억원, 2012년 248억원, 2015년 561억원, 2016년 786억원, 2017년에는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기며 승승장구했다.
◇실적 악화로 자본잠식, 롯데상사→롯데쇼핑 운영주체 변경
지난 2018년 일본 불매운동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2018년 매출액 1378억원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2019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본래 연말 결산이던 무인양품은 FY2020부터 8월 결산으로 변경했다. 영업손익 추이를 보면 FY2020년 -117억원, FY2021년 -45억원, FY2022년 -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적자가 쌓이면서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무인양품의 부채비율은 불매운동 전 2018년 말 123%에서 2021년 8월 말 6519%까지 치솟았다. 2022년을 기점으로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3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롯데는 그룹차원에서 무인양품 심폐소생을 위해 관리 주체를 롯데상사에서 롯데쇼핑으로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 체제에서 무인양품은 한국인 대표를 곧바로 교체했다. 기존 롯데상사 소속 정기호 대표(상무)가 자리에서 내려오고 당시 백화점 MD2본부장을 역임하던 김선민 상무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밖에 김상수 마트 신규사업 본부장(상무)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약 반년만인 올 6월경 대표가 다시 한번 바뀌었다. 김선민 상무 대신 아울렛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현종혁 전무가 무인양품 수장에 올랐다. 대표이사 직급이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격상된 것이다. 롯데쇼핑이 무인양품 조직에 힘을 싣기 위해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 전무는 지난해까지 잠실점 점장을 맡아 매출 2조원 돌파에 공을 세운 인물이다. 오프라인 운영 전문가인 현 전무를 중심으로 무인양품의 채널 경쟁력을 다시금 키우겠다는 의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별다른 이유가 있기보다는 대표이사직인 만큼 상무급보다 전무급 인력으로 강화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대표를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매장'으로 역성장 정면 돌파···리빙 콘텐츠 본격 강화
무인양품은 지난달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점에 3151㎡(955평) 규모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종전 최대 규모였던 강남점(1950㎡, 591평)보다 2101㎡(264평) 더 큰 매장이다. 보통의 무인양품 매장 크기의 약 4배 사이즈로 초대형 출점을 단행했다. 그간 무인양품은 실적 부침을 겪으면서 신세계 경기점, AK플라자 분당점 등 매장을 잇달아 폐점하고 경량화에 집중해 왔는데, 이러한 기조에 변화를 준 셈이다.
리빙 콘텐츠가 강화됐다는 점도 달라진 포인트다. 무인양품은 신규 고양점 매장 한편에 ‘일상의 집’ 타이틀을 내걸고 처음으로 쇼룸을 선보였다. 80㎡(24평) 규모로 가정집 평균 크기를 재현한 형태다. 쇼룸에는 무인양품의 아이템을 곳곳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인테리어 팁을 제안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짰다. 통상 쇼룸은 이케아나 한샘 등 가구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방식인데, 무인양품도 이를 적극 도입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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