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07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848년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발견된 금 알갱이는 전미 대륙의 사람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줬다.환상을 좇으려는 수만명의 미국인들이 이듬해에 서부로 몰려갔다. 유럽과 남미 심지어 아시아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황금을 캐기 위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건넜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부의 주요 도시들이 이 '골드러시'의 산물이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팀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Forty-niners)'가 1849년에 서부로 몰려간 이들을 일컫는 명칭일 정도로 골드러시는 미국 서부 역사에서 특기할만한 사건으로 취급된다.
골드러시는 170여년이 지난 2023년에 거의 유사하게 재연되고 있다. 이번엔 '백색 황금'을 캐러 가는 여정이다. 지역 범위는 전 세계로 넓어졌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채굴 장소로 몰려갈 필요가 없다는 점은 당시와의 차이점이다. 2023년의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 꿈과 환상을 좇는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백색 황금이자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국내 증시에 그야말로 광기를 불어넣고 있다. 광풍은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을 가리지 않지만 코스닥에서의 바람이 더 거센 듯 느껴진다.
작은 호재 뉴스 하나에 상한가로 직행하는 리튬 관련주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시총이 수백 퍼센트 불어난 종목도 허다하다. 투자자들은 '리튬이 묻은' 새 유망주를 찾는 데 혈안이다.
그렇다보니 코스닥 상장사들도 앞다퉈 리튬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리튬'을 넣은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달거나 리튬 관련 자회사를 신설한 뒤 신사업 계획을 내놓는 게 만능 치트키처럼 통한다. 이들 보도자료는 리튬 신규 물량 채굴 또는 추출 관련 신기술 확보 소식으로 가득차있다. 이런 뉴스는 실제로 해당 기업 주가를 요동치게 한다.
17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보면 골드러시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꿈을 쟁취하진 못했다. 당시 황금 채굴로 부자가 된 이들은 사실 극소수다. 대부분이 빈손으로 돌아왔으며 이전보다 더 가난해진 이들도 많았다. 자본과 인구의 이동으로 대도시가 조성됐지만 그 과정에서 인디언 학살 등 부작용도 있었다.
한동안 리튬이 황금을 뛰어넘는 자원이 될 것이란 점엔 이견이 없다. 복잡한 산업 전망 데이터를 굳이 가져오지 않더라도 20년 이내에 도로 위 자동차 10대 중 9대가 전기차일 것이란 점을 생각하면 답은 직관적으로 나온다.
다만 광기가 가신 뒤엔 허망함이 남는다는 골드러시의 교훈을 국내 투자자들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환상보단 각 기업 리튬 신사업의 실체와 전망, 실적 수치와 같은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70년 전처럼 러시에 뛰어든 모든 이들이 꿈을 쟁취할 순 없다. 극소수의 리튬러시 승자를 찾는 건 투자자들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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