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보안시대 정조준 SKT, 핵심 무기는 상용화 경쟁력 QKD·PQC 통합 솔루션 국제표준개발 주도, 적용처 확대와 구축 비용 절감도 모색
이민우 기자공개 2023-09-01 09:13:02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가 양자보안통신 국제 표준 개발을 주도하며 차세대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양자보안통신은 양자키분배기술(QKD)와 양자내성암호(PQC) 장점을 합친 보안기술이다. SKT는 물리적 하드웨어 기반의 QKD와 뛰어난 수학적 알고리즘을 지닌 PQC를 통합 관리하고 구간마다 개별 또는 중복 적용해 보안성을 높이는 솔루션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ITU-T에서의 활동 외에도 SKT는 양자보안통신의 개발과 관련 산업의 성장 가속을 위해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표준 활동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본격적인 시장 개화에 앞서 글로벌에서도 손꼽는 상용화 경쟁력을 보유하는 등 핵심 역량도 구축했다. 양자보안 기술의 통신 외 적용 폭을 넓히는 한편, QKD의 가격 단점을 보완하는 등 연구도 지속 중이다.
◇QKD·PQC의 상호보완적 속성 활용, 포스트 양자컴퓨터 시대까지 염두
SKT는 9월 초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 표준화 부문(ITU-T) 정보보호연구반 하반기 국제 회의에서 양자보안통신(QSC) 표준 과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한다. 앞서 양자보안통신 표준은 지난 상반기 회의에서 신규 제안에 성공해 과제로 채택됐던 바 있다. 양자보안통신은 QKD와 QPC의 장점을 합친 보안기술이다.
양자보안통신을 이루는 기술 중 QKD는 물질의 최소 단위인 양자 수준의 신호를 매개체로 사용한다. 이런 양자 신호 기반 암호키를 같은 QKD 인프라 내 공유해 하드웨어 중심의 보안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QKD는 양자 역학의 기본 원리이자 특성인 중첩성을 통해 전송 도중의 정보 탈취를 방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첩성은 요약하면 ‘관측 이전까지는 A이자 B인 상태’를 말한다. 이를 0, 1로 정보를 표현하는 2진법 컴퓨터에 적용하면, 최소 단위인 비트 값이 0이자 1되며 이를 큐비트라 한다. 큐비트는 암호키로 관측하기 이전엔 중첩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역으로 이용하면 정보 탈취 시도를 곧장 알 수 있다. 해킹 시도는 관측을 동반하고 이는 큐비트 고정을 불러 수신처에서 즉각 파악하게 된다.
다른 하나인 PQC는 수학 알고리즘 기반 암호화 기술이다. 양자컴퓨터의 등장으로 기존의 보안체계 알고리즘이 위협받으면서 이에 대응해 새롭게 제시됐다. 기존 암호체계는 소인수분해 방식의 알고리즘을 쓰는데, 양자컴퓨터의 연산속도는 슈퍼컴퓨터 대비 30조배나 빨라 이를 쉽게 풀 수 있다. 반면 PQC로 생성된 암호는 양자컴퓨터로도 이를 해석, 해킹하는데 수십 억년이 걸린다.
QKD와 PQC는 상호보완적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SKT에서 양 기술을 함께 적용한 양자보안통신 솔루션을 연구하기로 한 이유다.
심동희 SKT 혁신사업팀장은 설명회를 통해 “QKD는 해킹 불가한 최고 수준 보안을 가졌으나 물리적인 스페셜한 하드웨어를 필요로 한다”며 “반면 PQC는 비교적 확장성이 뛰어나지만 수학 문제 기반이라 새로운 알고리즘에 의해 무력화될 리스크를 항상 가진다”고 설명했다.
SKT에서 주도하는 양자보안통신은 기본적으로 QKD, PQC의 적용 영역을 분담화하는 것에 기초한다. 데이터를 대규모로 저장, 전송하거나 민감 정보를 가진 데이터센터 간 통신에는 QKD를 적용하고 외부 단말 등에는 PQC를 적용하는 형태다. 만약 보안 수준을 올리고 싶다면 단말기에서 QKD, PQC를 모두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도 관심 보인 상용화 역량, 적용 사례·가격 경쟁력 제고 집중
SKT는 ITU-T에서 양자보안과 차세대 보안 기술의 표준을 수립하는 실무작업반의 반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 ITU-T 외에도 다양한 표준 관련 기구에서 활동하며 양자보안통신의 표준화를 주도 중이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STI),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등에서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현재 ESTI에서는 양자암호통신만의 자동 제어, 운영 기술 표준 수립 등을 이끌고 있다. GSMA에서는 양자암호, 양자내성암호의 실제 적용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는 데 앞장섰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규격, 품질 표준을 정하면 산업화와 발전을 가속을 기대할 수 있다. SKT는 양자암호통신의 시장규모가 2030년 24조원 이상에 이르는 만큼, 표준 주도와 함께 선제적인 기술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T는 현재 통신에 우선적으로 양자보안통신을 적용하고 있지만 타 산업과 B2B, B2C 영역으로의 확대에도 몰두 중이다. 앞서 SKT는 스마트폰에 탑재 가능한 양자난수생성기(QRNG)칩을 개발해 삼성에 공급한 바 있다. ORNG칩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높은 수준의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도심항공교통(UAM)이나 자율주행차 등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SKT 측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 제고에도 나선다. 현재 QKD의 경우 비싼 가격을 단점으로 가지고 있다. 장비가 대형인데다 시장도 열리지 않은 만큼 소형화, 규모 경제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SKT는 비용 저가화를 위해 QKD의 하드웨어 간 거리를 더 넓혀 요구되는 장비 개수를 줄이는 등의 솔루션을 고안 중이다.
김동우 SKT 퀀텀사업추진팀장은 “한국은 특수한 환경을 지닌 중국을 제외하면, 양자암호 분야에서 기술적인 수준은 물론 상용 시장 측면에서 가장 앞서있는 국가”라며 “해외 사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이런 (상용화) 노하우 등을 굉장히 알고 싶어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에서 유로 QCI 사업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유럽 국가에 양자암호망을 구축하겠다는 큰 비절을 발표했지만 실제 어느 정도 성과를 발현한 것은 없다”며 “SKT 입장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업을 해오며 쌓은 역량으로 경쟁력을 충분히 더 확산하고 양자암호 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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