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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I 스택업]SKT가 美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꽂힌 이유 '헌법적 AI'②최소 1300억 이상 투자, 세계인권선언 등 참고한 원칙 따라 유해성 낮춰

이민우 기자공개 2023-08-30 10:16:20

[편집자주]

SKT는 최근 국내외 기업 중에서도 돋보이는 인공지능(AI)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주도적인 글로벌 연합체 출범부터 LLM 개발, 유망 기업 투자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다가올 ‘대 AI 시대’에서 치고 나갈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 AI 경쟁력 쌓기에 분주한 SKT의 움직임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는 올해 인공지능(AI) 유망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돋보이는 업체는 단연 앤트로픽이다. 챗 GPT를 개발한 오픈AI 출신 연구원들로부터 출발한 앤트로픽은 설립 2년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AI 선도 기업 중 하나로 발돋움 했다. SKT 역시 최소 1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SKT를 매료시킨 앤트로픽의 특장점 중 하나는 ‘윤리관’이다. 앤트로픽은 자사 AI인 클로드를 헌법적 AI로 불리는 시스템을 통해 학습시키고 있다. UN 인권 선언 등을 토대로 한 원칙에 기반해 스스로 답변에 대해 비판하고 무해한 결과값을 도출하도록 연구 중이다. 생성형 AI의 주목 이면에서 우려됐던 비윤리적인 답변과 유해성을 띈 정보 범람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SKT의 글로벌 AI픽 앤트로픽, 글로벌·클라우드 공략 핵심

SKT는 지난 5월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한 것에 이어 이달 1억달러,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앤트로픽에 단행했다. 올해 초 기준 5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해 지분 10%를 보유한 구글 등과 함께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1000억원은 SKT의 스타트업 대상 투자에서도 제법 큰 축에 속한다.

오픈AI 전 직원이 설립한 앤트로픽은 2021년 창업된 스타트업이다. 고작 2년 정도 약력을 가진 신생 기업을 두고 SKT와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셈이다. 이는 앤트로픽의 기술, 경쟁력이 시장에서 충분히 주목할 정도의 궤도에 올랐다는 방증이다. 더군다나 구글은 자체 AI인 바드(Bard)를 이미 출시했고 관련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보유했음에도 앤트로픽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앤트로픽 설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왼쪽), 다니엘라 아모데이

앤트로픽은 올해 6월 경 기업가치를 최소 50억달러, 7조원 가까이로 평가받았던 바 있다. MS로부터 100억달러의 투자를 쾌척받았던 오픈 AI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일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0억달러 미만의 가치를 평가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밸류를 끌어올렸다.

SKT는 거액을 투자한 앤트로픽과의 본격적인 관계 형성, 사업 협력에 나서고 있다. 앞서 SKT는 티모바일 등 글로벌 유력 통신사들과 함께 연합체인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AI 사업을 단순 내수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아우르는 키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앤트로픽은 이런 SKT의 글로벌 AI 공략 야망을 실현케 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협업 사업에서 앤트로픽의 역할은 명확하다. SKT에서 공개한 ‘멀티 LLM’ 전략의 한 축으로서 주요 B2B 서비스에 통합돼 AI, LLM 기능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와 LLM 서비스의 주요 전장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크게 활용될 전망이다.

◇앤트로픽의 매력, 사회와 인간의 윤리를 스스로 이해하는 AI

앤트로픽의 AI인 클로드를 대표하는 특징은 ‘헌법적 AI’다. 헌법적 AI는 인간의 한정적인 피드백에 의존하지 않고 규정된 일련의 원칙을 가진 ‘헌법 모델’에 따라 스스로 학습한다. 도덕과 규범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법치국가의 인간처럼 AI 스스로 내놓은 결과값을 규칙에 비추어 자체적으로 판단, 비판하고 수정하게 된다.

클로드의 헌법적 AI 훈련에 쓰인 원칙(헌법)은 UN 세계인권선언, 딥마인드의 스패로 룰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앤트로픽은 해당 원칙을 제정하면서 성·인종차별적이거나 폭력, 서구주의적 관점 등을 부추기는 답변을 선택하지 않게 했고, 지나치게 거만하거나 오만한 태도를 가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앤트로픽은 헌법적 AI를 적용한 클로드에 대해 “훈련을 통해 인간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적대적인 내용의 질문에 대해서도 회피하지 않고 무해한 응답을 내놨다”며 “클로드는 대화 상대의 질문에 효과적이고 유용하게 대응하면서도 답변의 독성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의 유해성을 낮추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은 SKT와 글로벌 기업이 앤트로픽과 클로드를 주목한 이유다. 챗 GPT의 등장은 다양한 산업군에 AI를 통한 진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편향적이거나 거짓된 정보에서 촉발되는 생성형 AI의 비윤리적인 면은 계속 우려됐다.

특히 게임 등 콘텐츠와 미디어에서의 생성형 AI 활용은 작업 능률을 크게 올리지만, 제작자와 사용자를 은연 중에 비인간적 주제와 데이터에 노출 시킨다는 점에서 사용에 많은 고심을 하게 만들었다.

국내 콘텐츠 관련 기업 한 고위 관계자는 “생성형 AI, LLM 등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IP 창작이나 2차 파생 콘텐츠 제작에서 상당한 비용과 소요기간을 절감할 수 있어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제 적용 과정에선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높은데 저작권과 AI로 만들어진 내용의 윤리의식 결여 문제 등이 복잡히 얽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윤리관의 경우 챗 GPT 같은 생성형 AI에선 방대한 데이터의 입출력이 일어나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될 부정적 정보가 결과값에 흘러 들어올 가능성도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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