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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I 스택업]내달리는 에이닷과 사피온, SKT가 그리는 '자강'의 길③글로벌, 기술 연계 투자 활발…설립 2년차에 5000억 이상 밸류 획득

이민우 기자공개 2023-09-05 13:48:58

[편집자주]

SKT는 최근 국내외 기업 중에서도 돋보이는 인공지능(AI)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주도적인 글로벌 연합체 출범부터 LLM 개발, 유망 기업 투자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다가올 ‘대 AI 시대’에서 치고 나갈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 AI 경쟁력 쌓기에 분주한 SKT의 움직임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는 눈앞에 다가온 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서 역량 강화를 모색 중이다. 앤트로픽 등 해외 기업과의 연계도 늘리고 있지만, 자체 AI 등 자강에도 집중하고 있다. 넓은 파이를 가진 글로벌 시장에서 연합체로 대응하는 대신, 근원 기술 경쟁력에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다.

자강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입지를 가진 것은 에이닷과 사피온이다. SKT는 다방면에 투자하며 자체 AI인 에이닷의 진화에 힘썼다. GPT-3 수준에 이어 멀티모달, 챗GPT 연계 등을 단행했다. SK하이닉스 등과 만든 사피온도 AI 겨냥 칩에 대한 기술력과 밸류를 끌어올려 경쟁력 구축에 일조 중이다.

◇피투자와 업그레이드 지속 에이닷, 멀티모달·이루다 더한 고도화 눈길

SKT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SKT 이사회는 지난 4월 SKT 아메리카 법인(SKTA)에 대한 출자를 만장일치로 원안가결했다. SKTA는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였던 정석근 글로벌·AI 테크 사업부장을 수장으로 둔 곳이다. 현재 SKT AI 청사진의 중추 중 하나다.

이사회가 SKTA 출자를 결정한 대표 목적은 에이닷의 글로벌 진출이다. 업계에 따르면 약 39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됐다. 앞서 SKT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 중 하나인 스캐터랩에도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스캐터랩은 AI 챗봇인 이루다를 개발한 기업이다.

스캐터랩에 대한 투자는 SKTA 출자 이사회 가결처럼 4월에 이뤄졌다. 4월 한 달 동안 최소 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에이닷 경쟁력 제고를 위해 쓰이도록 결정된 셈이다. SKT는 이루다를 만든 스캐터랩과의 협력으로 감성대화 기술을 에이닷에 적용한다. 기계적인 AI 답변에서 나아가 지식, 감성을 두루 갖춘 거대언어모델(LLM)도 공동개발한다는 방침이다.

SKT 에이닷

SKT의 공격적인 투자와 발맞춰 에이닷은 지난해 출시 이후 빠른 속도로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GPT-3(오픈AI에서 출시한 언어모델)의 한국어 모델을 도입한 B2C 서비스를 내놓은 것에 이어, 지난 2월에는 장기기억과 멀티모달 AI 기술도 접목했다.

특히 이중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등에만 학습을 국한하지 않고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기술이다. 사람은 사물, 단어 등을 인식할 때 글자만으로 이를 기억하지 않고 경험과 음성, 외형 등을 통해 복합적으로 이해한다. 결국 멀티모달을 도입한 AI모델은 사람과 유사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기억하게 되는 셈이다. 인간과 사고, 기억 접근 방식이 비슷해지는 만큼 더 인간 친화적이고 고도화된 성능을 가지게 된다.

국내 AI분야 한 전문가는 “SKT에서 에이닷에 챗GPT 등 다양한 기능을 넣고 있지만,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멀티모달”이라며 “멀티모달은 현재 AI에 집중하는 대부분 기업에서 고도화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멀티모달은 데이터를 다각도로 습득하는 만큼 이후 AI 모델의 사고와 파라미터(매개변수) 활용을 좌우하기에 성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시리즈A 투자 성공적 사피온, 설립 2년차에 밸류 5000억원 평가

에이닷이 이용자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됨으로써 SKT AI 전략의 얼굴을 맡는다면, 자회사인 사피온은 수면 아래서 SKT의 영향력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사피온은 지난해 초 SKT에서 독립해 세워진 팹리스 자회사다. SKT가 최대주주를 맡고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SK그룹 계열사에서도 손을 보탰다.

사피온의 운영 형태를 보면 SKT 그리고 SK그룹이 AI 첨단 반도체 설계 분야를 얼마나 중요히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사피온은 팹리스인 만큼 반도체 분야와 가깝다. SK그룹에는 반도체 전문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있다. 그럼에도 SKT에서 최대출자를 맡은 것은 사내 TF였던 사피온의 태생도 크지만, 더 높은 성장 고점과 수월한 사업을 위해선 SKT에서 더 많은 지분을 가지는 것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모두 가진 기업은 고객사로부터 지속적으로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받는다”며 “이 경우 파운드리의 고객사 신뢰 감소, 팹리스의 자체 기술력의 인정 어려움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양쪽 모두 제대로 된 성장을 하기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피온의 X300시리즈 등 신규 출시 예정 제품

현재 AI용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상당한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 GPU는 엄밀히 말해 게임 등을 겨냥했던 제품이다. AI 특화로 보기 어려운 데다, 상이할 수 있는 AI 모델별로 최적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전력 효율성 등에서는 AI를 염두하고 설계된 반도체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AI 칩 설계 기술력을 보유한 팹리스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사피온은 적절한 분사 작업과 지분 구성, AI 기술 팹리스에 대한 평가 상승 등 흐름을 타며 높은 기업가치를 누리고 있다. 최근 진행된 시리즈A를 600억원을 유치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설립 2년차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5000억원 이상의 밸류를 확인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사피온의 시리즈A 투자자로는 GS그룹 계열사, 하나금융그룹 등이 뛰어들었다.

연내 출시될 X300 라인업이 출시돼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사피온의 기업 가치는 한 단계 더 상승할 전망이다. 사피온에 따르면 X300은 X330 제품을 비롯해 기존 X200 대비 스펙 전반을 크게 끌어올렸다. X330의 경우 같은 포지션의 X220보다 추론 성능을 4배 이상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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