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업체 생존리포트]양지사, 자체 생산력 제고에 달린 '투자 실탄'④생산설비 증설 등 비용효율화 방안 모색, '신사업 뒷받침' 현금창출력 필요성
서지민 기자공개 2023-09-08 07:35:16
[편집자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문구업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생존 기로에 섰다. 이러한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모두 사업다각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한 국내 주요 문구업체의 현주소와 생존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지사의 최대 고민은 자체 생산능력 확대를 통한 제조원가 인하다. 그리고 그 방안으로 생산량이 부족해 외주 업체에 맡겨야 했던 물량을 자체적으로 소화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수익성 제고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양지사가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대두로 수첩과 다이어리를 쓰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양지사는 신사업 발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결국 본업에서 창출하는 안정적인 현금이 신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이 되고 있는 셈이다.
◇2023년도 영업손실 60억원 '10배 확대', 생산물량 보완 위한 '외주 증가' 원인
양지사는 2023 회계연도(2022년7월~2023년 6월) 매출액 621억원,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수주확대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38.4% 증가했다.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5억 9479만원에서 올해 60억원으로 10배 넘게 확대됐다.
양지사가 밝힌 적자 폭 확대의 주요 원인은 외주 증가에 따른 원가율 상승이다. 양지사의 제품은 고객사의 수주에 따른 주문생산방식과 자체적인 계획생산방식으로 나뉜다. 주문생산이 전체 생산의 약 70% 비중을 차지한다.
주문생산 영업의 핵심은 정해진 납기를 맞추는 것이다. 지난해 수주 물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생산능력 부족으로 일부 물량을 소화하기 힘들어졌다. 외주 업체를 통해 부족한 생산량을 메우면서 제조원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3 회계연도 3분기 누적(2022년7월~2023년 6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은 88.4%로 전년 동기 대비 12.1%p 상승했다. 외주비를 포함한 원재료 매입액은 147억원으로 같은 기간 117억원 증가했다.
양지사는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체 생산능력을 높여 외주에 맡기는 물량을 줄이고 영업이익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생산량 증가는 향후 수주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가부담 축소와 함께 판관비를 줄여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올해 지급수수료, 운반비, 보험료 등 증가로 판관비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전사적인 효율화를 단행할 방침이다.
◇수년째 무차입경영 '외부 조달 최소화', 신사업 추진에도 보수적 재무기조 유지
양지사는 외부 조달을 최소화하는 보수적 재무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수년째 30%를 밑도는 부채비율을 유지했다. 2020 회계연도 이후 총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 상태다.
2023 회계연도 3분기 기준 차입금은 0원이다. 저조한 영업실적에도 차입보다는 약 500억원 규모의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을 현금화하는 자금운용 전략을 택했다.
최근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해 온 점이 눈길을 끈다. 양지사는 한계에 다다른 인쇄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지난해 디지털기기 도소매 업체를 인수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오는 9월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목적으로 △문구류 및 사무기기 제조·판매업 △디자인 상품의 기획 및 제조, 수출입. 유통관련 사업 등을 추가하고 본격적인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결국 본업에서 발생하는 든든한 현금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원가 절감 등 비용 효율화 작업으로 영업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지사 관계자는 "2023 회계연도 영업손실 규모는 증가했지만 금융자산 처분으로 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며 "생산 설비를 늘리는 등 비용 절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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