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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은 지금]3년 만에 돌아온 이중근 회장, 승계·사업 변화의 기로대표이사·사내이사 등기 절차 마무리…재편 행보에 쏠린 눈

김지원 기자공개 2023-09-08 07:45:19

[편집자주]

부영그룹이 새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 창업주이자 최대주주 이중근 회장이 사면으로 회사에 돌아오면서다. 그가 2018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부영그룹은 승계 작업과 사업 추진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로 부영그룹 내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시작될 조짐이다. 부영그룹이 향후 승계구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 또 사업적 관점에서는 어떤 준비 과정에 돌입할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2: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은 이중근 창업주를 회장으로 다시 맞이하며 새 챕터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수십 년간 그룹 내 독보적인 지배력을 바탕으로 전 계열사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법정 구속 이후 3년 넘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올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덕분에 지난달 경영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우며 부영그룹은 현안들을 하나도 풀지 못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승계 문제가 거론된다. 이 회장은 82세의 노령의 나이인데 반해 3남 1녀 자제 중 누구도 뚜렷한 지배력을 갖고 있지 않다. 사업적으로 보면 임대주택사업을 비롯해 신사업 추진도 스톱돼 있던 상태다. 이 회장과 부영그룹은 그 해법을 서둘러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광복절 특사 2주 만에 경영 복귀 선언

부영그룹의 창업주 이중근(사진) 회장은 1983년 부영의 전신인 삼진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부영은 이후 40여 년간 임대주택 사업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 재계 순위 16위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순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부영그룹의 핵심 계열사 부영주택도 분양 경기 저하 여파로 지난해 적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도 전년 대비 58계단 하락한 93위를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 전반이 '퇴보'한 셈이다.

이 회장이 구속 수감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빚어진 일들이다. 이 회장은 최근 특별사면을 받아 자유로운 경영활동이 가능해졌다. 지난달 말 정식 취임식을 열고 경영 참여를 공표했다. "대내외적인 경제적 어려움 속에 신속하고 치밀한 의사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때”라며 “부영그룹은 국민을 섬기는 기업으로 책임 있는 윤리경영을 실천하여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승계 움직임 '아직'…신사업 재개 기대감

이 회장의 복귀가 시급했던 핵심 사유는 승계 과제를 풀지 못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현재 부영그룹의 지주사격인 ㈜부영 지분 93.79%를 비롯해 △동광주택산업(91.52%) △광영토건(42.83%) △남광건설산업(100%) △남양개발(100%) △대화도시가스(95%) △부강주택관리(100%) △한라일보사(49%)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승계의 키는 결국 ㈜부영 지분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자녀 중 누구에게 몰아줄 지가 승계의 관건이다. 이 회장은 슬하에 3남(이성훈·이성욱·이성한) 1녀(이서정)을 두고 있지만 두각을 드러낸 후계자는 아직 없다. 장남 이성훈 부사장이 자녀 중 유일하게 ㈜부영 주식을 보유 중이지만 지분율이 2.18%에 그친다. 장녀 이서정 전무의 경우 2021년 11월 ㈜부영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보유 지분은 없다.
부영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부영그룹의 핵심 사업인 임대주택사업을 다시 일으키고 이 회장의 숙원 사업인 호텔·레저 사업을 재개도 이 회장 복귀로 본격화될 것으로 여겨진다. ㈜부영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부영주택은 지난해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자체사업장의 분양이 지연되며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이 회장이 과거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진하던 서울숲 호텔, 소공동 호텔, 제주 중문호텔, 송도 테마파크 건립 사업 등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이 복권된 만큼 당분간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전에 추진 중이던 임대주택사업을 비롯해 신사업에도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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