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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W 2023] 하나은행 손잡은 빗고, 한국 수탁 시장 두드리기 본격화내년 하반기 법인 출범 맞춰 사업 공동 추진, 국산 수탁기업 경쟁력 과제

이민우 기자공개 2023-09-07 10:04:3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업체인 빗고(Bitgo)가 하나은행과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 영향력 강화에 나선다.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동으로 국내 디지털 자산 수탁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합작법인(JV)에 대한 공동 지분투자, 수탁·금융 서비스 관련 기술 제휴 등도 고려하고 있다.

빗고는 국내 법인을 세우고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사업 개시를 목표 중이다. 현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등을 추진하고 있다. 빗고는 앞서 다수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13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2조원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디지털 자산 수탁 협력 빗고·하나은행, JV 공동투자·기술 제휴 검토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 2023에 참가한 빗고와 마이크 벨시 빗고 공동창업자는 이 자리에서 하나은행과의 전략적 업무협약(MOU) 체결을 밝혔다. 양사는 현재 한국 진출을 타진 중인 빗고의 한국 법인 설립에 맞춰, 공동으로 디지털 자산 수탁 사업에 진출한다.

빗고와 하나은행은 이번 MOU로 전략적 파트너십 체제를 맺는 것은 물론 JV 설립에 대한 공동 지분투자도 검토하기로 했다. 더불어 디지털 자산 수탁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빗고의 보안솔루션 같은 기술 제휴, 하나은행의 금융 서비스 노하우와 보안 등 역량 공유를 포함해 협력 범위도 점차 넓힐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빠른 시일내에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빗고가 위치한 실리콘밸리로 보낼 계획이다.

마이크 벨시 빗고 CEO는 "한국에 거대은행이 많지만 하나은행은 혁신과 안정성 둘 모두를 도모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며 "전통 기업은 변화하는 기술을 받아들이고 이와 연관된 규제에 대응하는 것에 보수적인데, 하나은행은 유연하게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협업하는 빗고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작에서 대표적인 수탁 기업 중 하나다. 미국과 스위스, 독일 등 국가의 규제기관으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기관과 거래소 등을 포함해 약 50여개 국가에서 1500곳이 넘는 고객사, 기관 대상으로 수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내 빗고의 영향력은 비트코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현재 온체인 상 발생하는 비트코인 거래량의 20%에 빗고과 연관돼 있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수탁 사업으로 다루는 디지털 자산 종류만 현재 700종 이상에 달한다. 지난해 11월에는 FTX 파산 처리 과정에서 채권자 펀드 수탁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빗고는 지난달 시리즈C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1억달러,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추가 유치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총 2조3000억원 수준의 밸류로 평가되는 중이다. 총 누적 투자유치금액만 1억6900만달러, 22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빗고 국내 진출 내년 하반기 가닥, 경쟁력 과제 받은 국산 수탁 기업

빗고는 현재 한국 법인을 통한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전개를 위해 필요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등에 나서는 중이다. 본격적인 사업 개시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목표하고 있다.

빗고는 시리즈C 투자 자금 중 일부를 한국 공략에 투입한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금융위 중심으로 토큰증권(STO) 법제화가 급속도 추진되며 변혁기를 맞이했다. STO 사업 문이 열리며 은행, 증권사 등 전통 금융권 플레이어도 플랫폼 구축과 사업을 준비, 검토 중이다. 빗고는 이를 주목하고 한국 내 STO 시장 성장 등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 벨시 빗고 CEO

빗고의 등장으로 국산 가상자산 수탁 기업들은 상당한 위협을 받게 됐다. 코다와 케이닥, 카르도 등 대표적인 국산 수탁 업체 연간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억원 정도다. 국내 가상자산 수탁 수요는 지난 6월 통과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의 존재로 과거보다 크게 늘 것이라 기대 받았다. 이에 국산 수탁 기업의 성장도 예상됐는데, 해당 업체들은 시장 확장 초기부터 글로벌 수탁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가상자산은 특성상 전송 등에서 국경에 구애받지 않기에 굳이 국산 업체를 사용하지 않고 해외 수탁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빗고의 경우 글로벌 수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한국 법인을 통한 국내 시장 진출 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다 등 국산 수탁 기업은 약 1년간 남은 빗고의 국내 진출에 대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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