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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는 지금]오픈이노베이션 주체 도약, ADC 글로벌 3자관계 주목②기술이전 아닌 기술도입 파트너사 입지, 론자·시너픽스 긴밀한 연결고리 구축

홍숙 기자공개 2023-09-12 12:37:59

[편집자주]

흑자 기업이 된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와의 1조4000억원의 기술이전 빅딜에 힘입어 국내 바이오텍의 지향점인 '영속'에 가장 근접했단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 적어도 불완전한 핵우산같은 사노피 빅딜이 없이도 '필멸'을 거스를 저력이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입증해야 한다. CNS 명가를 너머 항암신약 명가, 그리고 빅바이오텍으로의 항해로 분투 중인 에이비엘바이오의 '지금'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빅파마 사노피와의 기술이전 빅딜 이후 에이비엘바이오의 위상은 한층 달라졌다. 빅파마로부터 선택받아야만 생존가능한 입지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라는 이름값이 분명해지면서 라이선싱과 파트너십을 맺으려는 입질이 눈에 띄게 늘었다.

라이선싱 테이블의 객체에서 '주체'로 올라서면서 유망 바이오벤처와의 공동연구, 그리고 라이선스 인(L/I) 전략까지 다양하게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우리를 통하면 빅파마와 더 쉽게 닿을 수 있다"는 기대감은 파트너와 빅파마를 함께 만족시킬 키워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택했다.

◇사노피 딜 이후 달라진 위상...오픈이노베이션의 꽃 'ADC'로 확장

에이비엘바이오가 작년 1월 사노피와 맺은 계약은 파이프라인 L/O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재무구조개선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와 플랫폼 기술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전임상 단계에서 L/O 됐던 ABL301이 올해 임상 1상에 진입하며 플랫폼 '그랩바디 B'의 임상 활용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 빅파마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와 플랫폼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위상 변화로 에이비엘바이오는 '버전2(Ver.2)'를 준비하고 있다. '기술이전을 통한 R&D 재원을 마련'이라는 사업전략도 속도 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사업초기엔 글로벌 시장에 조기에 기술을 팔면서 기술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자체 임상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능력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기술이전을 하더라도 그 가치와 거래단가를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 역량을 선보이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ADC(항체-약물 접합체)'다. 엔허투라는 블록버스터 약물 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당 분야에 '이중항체'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중항체 기술만으로 ADC 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ADC는 항체, 링커, 페이로드 등 다양한 구성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협업은 필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페이로드와 링커 기술을 가진 국내외 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L/I로 자체 파이프라인 구축...시나픽스와 협업

선택받아야만 하는 바이오벤처 입장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주체로 발돋움했다는 점은 꽤 이례적이다. 특히 기술이전이 아닌 기술도입의 주체로 올라서면서 선택할 수 있는 반열에 올랐다는 점도 달라진 입지를 보여준다.

최근 네덜란드 ADC 개발 전문회사인 시나픽스(Synaffix)로부터 링커-페이로드(Linker-Payload)에 대한 기술도입을 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해당 링커-페이로드는 엔허투와 동일한 계열인 토포아이소머라제1(Topoisomerase1) 저해제인 엑사테칸(Extatecan)이 적용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를 통해 자체 ADC 파이프라인 3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이미 전임상 독성 결과를 확보한 이중항체를 적용해 오는 2025년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관련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도 기대하고 있다.


이중항체 기반 ADC 개발이 쉽지만은 않은 길이다.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리제네론 등 빅파마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이들 역시 아직 초기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에이비엘바이오에게도 분명 기회는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빅파마들이 이중항체 ADC 개발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타깃과 적응증으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테이블 위에 가지각색 제품을 올려놓는다는 목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이중항체를 기반으로 기존 단일항체 ADC와도 확실히 차별화 요소를 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앞서 글로벌제약회사가 개발 중인 이중항체 ADC가 아직 초기 개발 단계로 충분히 우리도 개발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시나픽스·론자·에이비엘의 삼각편대...글로벌 플레이어로 발돋움

빅파마들과의 경쟁, 혹은 또 다른 기술거래를 위한 포석이기도 한 '이중항체 ADC' 개발은 에비이엘바이오의 영리한 전략에서 기인한다. 시나픽스와의 기술도입 이전에 론자와 계약을 맺은 것도 오픈이노베이션의 주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으로 읽힌다.

에이비엘바이오가 ADC 개발을 위해 손잡은 시나픽스는 6월 글로벌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인 론자에 인수됐다. 이에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4월 론자와 면역항암제·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연구개발(R&D) 협약을 체결했다. 묘하게 겹치는 시기와 3자 관계에 관심이 몰린다.


론자와의 협업은 이중항체의 상업화 대량생산 체계를 한템포 빠르게 구축하는 전략이었다. 이중항체로만 항암제 개발에 주력했던 것에서 더 나아가 론자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 ADC 개발 가능성도 시사했다. 론자와의 협업으로 에이비엘바이오 차별화 요소인 '이중항체' 생산 고도화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임상과 상업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에이비엘바이노는 글로벌 기업인 론자 및 시나픽스와 수평적인 협업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ADC는 론자의 항체 생산 기술력과 시나픽스의 링커-페이로드 기술이 접목된 산물이다. 본격적으로 ADC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 그리고 파트너십을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는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시나픽스와의 협업은 물론 향후 ADC 개발을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공동연구 혹은 L/I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궁극적으로 ADC를 비롯한 글로벌 항암 분야에서 자체 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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