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퀄리타스반도체, 피어그룹 '차별화'...시장친화적 밸류 제시PER 배수 높은 해외 IP 기업 배제...상단 기준 예상 시총 약 1500억
안준호 기자공개 2023-09-11 07:02:5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퀄리타스반도체가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상장한 IP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해 투심 확보에 나섰다.지난해 상장한 오픈엣지테크놀로지(오픈엣지)는 해외 IP 기업들을 선정해 38.52배의 주가수익비율(PER) 배수를 산출했다. 퀄리타스반도체와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보다 낮은 26.11배의 배수를 적용했다. 50배 이상의 수치가 나온 기업을 제외하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선택을 내렸다.
◇예심 후 1주일 만에 신고서 제출…10월 상장 전망
퀄리타스반도체는 지난 5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확정했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일주일 만에 신고서를 냈다. 하반기 조단위 몸값이 예상되는 빅딜이 연이어 등장하는 만큼 빠른 상장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상장예정주식 1019만3520주의 약 18%인 180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한다. 상장 당일 유통되는 물량은 약 26%로 일반적인 수준이다.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존재하지만 짧게는 1개월부터 길게는 3개월의 의무보호확약이 존재한다. 일부 벤처캐피탈(VC)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의무보유 물량을 추가했다.
이번 공모에서 제시한 주당 희망 가격은 1만3000~1만5000원이다.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할 경우 최대 270억원을 조달한다. 다음 달 6일부터 13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가격을 정할 예정이다. 일반 청약은 같은 달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공모 일정을 고려하면 10월 중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삼성전자 출신의 IP 전문가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김두호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인터페이스 IP 개발을 맡은 바 있다. 주력 제품은 인터커넥트(Interconnect) IP로, 복수의 칩을 연결해 데이터를 고속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며 필요성이 높아진 기술이다.
반도체 IP 기업은 아직 한국 증시에선 낯선 존재다. 지난해 여름 코스닥에 입성한 오픈엣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상장사 가운데 마땅한 비교군이 존재하진 않는다. 오픈엣지 역시 당시 기관 설명회(IR)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IP 기업의 경쟁력과 사업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후문이다.
◇멀티플 50배 넘는 기업은 제외…오픈엣지 대비 낮은 시총 조준
두 번째 도전자인 퀄리타스반도체로서는 유리한 부분이 상당하다. 메모리반도체 대비 고부가가치 업종인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편이다. 최근 상장한 팹리스 기업 파두는 연일 주가 고점을 새롭게 쓰고 있다. 수요예측에선 부진으로 3만1000원에 상장했으나 현재 주가는 4만원을 넘어섰다. 오픈엣지 역시 공모가의 두 배 가까운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픈엣지보다 제시한 공모가 밴드와 시가총액이 낮다는 점은 매력적인 포인트로 꼽힌다. 밴드 상단 기준 시총은 약 1500억원으로, 공모 당시 오픈엣지의 상단 시총(3750억원)의 절반에 미치지 않는다. 적용 PER 배수 역시 38.52배와 26.11배로 격차가 상당하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피어그룹(Peer group) 선정부터 보수적 관점에서 진행했다.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와 시놉시스(Synopsys), M31 테크놀로지(M31 Technology Corporation) 등 글로벌 IP 기업은 배제했다. 세 곳 모두 오픈엣지의 공모 당시 피어그룹으로 포함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시스템반도체 열풍이 불며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1년 전 332달러였던 시놉시스 주가는 현재 460달러를 넘어섰다. 대만의 M31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주관사 측은 “IP 전문 설계 기업들의 경우 높은 시가총액으로 50배 이상의 멀티플을 나타내고 있다”며 “동사 기업가치 평가에 활용하기에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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