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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수익구조 점검]롯데지주 자금 줄 책임지는 '유통·화학'②든든한 계열사들 '시장 지배력' 공고, 롯데쇼핑·케미칼 배당수익 71% 차지

박규석 기자공개 2023-09-12 07:33:04

[편집자주]

지주사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수익과 상표권 수익, 경영자문 수수료, 임대 수익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지주사의 역할인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위해서 이러한 수익구조는 안정적으로 구축·관리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룹 지주사 별로 차지하는 수익원의 비중 등은 각기 다른 형태다. THE CFO가 주요 지주사의 수익구조와 그 기반이 되는 계열사들의 현황,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4: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식품과 화학, 유통, 건설 등의 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은 롯데지주의 자금줄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계열사로 분류된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공통점은 두 회사 모두 석유화학과 유통 부문에서 공고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롯데지주로 유입되는 배당금 수익과 상표권 수수료, 경영자문 수수료 등도 이들이 상당 부분 책임지고 있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신사업투자 등 지주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든든한 곳간이라는 얘기다.

◇6개 사업군, 핵심은 '쇼핑·화학·식품·호텔'

롯데그룹은 크게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요 사업군인 식품과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HeadQuarter) 조직을 통해 1인 총괄 대표를 선임하고 있다. 다만 이완신 전 호텔군 HQ총괄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게 되면서 관련 HQ조직의 기능과 규모는 분산·축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HQ체제를 통해 사업군 또는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한다. 동시에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 시너지 창출의 기능도 맡고 있다. 롯데지주의 경우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을 통해 각각의 HQ 등과 소통하고 있다.

자료 : 롯데지주 2023년 2분기 IR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같은 유통군에 속하는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가 공고한 시장 지배력을 토대로 쇼핑과 식품을 책임지고 있다. 이중 롯데쇼핑의 경우 백화점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부문의 경우 최근 들어서는 명품에 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경제활동 본격화로 패션과 화장품 소비가 증가하며 이익창출력이 강화된 게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음료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와 다양한 제품구성, 전국적 유통망을 토대로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다. 주류사업 내 주력 부문인 소주·청주시장에서도 상위권에 근접한 시장지위를 점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옛 롯데제과와 옛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생산 효율화와 통합 시스템 구축, 사업 확장 등에 힘쓰고 있다. 제과와 빙과 등의 합병으로 사업포트폴리오가 보강된 만큼 시장 점유율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상위권 석유화학 기업 중 한 곳이다. 범용 석유화학제품 비중이 높은 가운데 제품과 원료·지역 다각화, 생산체제 수직계열화 등을 토대로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 인수한 롯데정밀화학(2022년 9월 연결편입)과 첨단소재 부문 등을 통해 다운스트림 포트폴리오도 갖추고 있다. 동박 제조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을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와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 공급망 구축 사업 진출 등을 꾀하고 있다.


◇롯데쇼핑·케미칼, 관계기업이지만 배당 규모는 원톱

롯데그룹이 구축한 6개 사업군 중 롯데지주의 수익성을 책임지고 있는 영역은 쇼핑과 화학이다. 계열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 수익과 상표권수수료, 경영자문 수익 등에서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롯데지주가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을 통해 올린 배당금 수익은 각각 317억원과 728억원이다. 두 회사의 배당금 수익을 합치면 1045억원 규모며 이는 롯데지주의 전체 배당금 수익 1470억원의 71%에 달한다. 사실상 롯데지주의 배당금 수익은 롯데케미칼 등이 책임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규모는 롯데지주가 보유한 두 회사의 지분율과 비교하면 더욱 부각된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경우 다른 계열사 대비 지분율이 낮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지분율은 각각 40%와 25.31%다. 이처럼 지분율이 낮은 상황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을 배당하며 롯데지주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롯데지주 영업수익의 55% 차지한 배당외수익에서도 두 회사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롯데지주는 배당외수익에 해당하는 상표권 수수료 등의 상세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계열사와의 거래 현황 등을 통해 대략적인 규모는 가늠할 수 있다.

실제 올해 5월 롯데지주가 공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롯데지주의 경영자문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었다. 롯데지주가 '경영자문 및 경영지원 용역 계약'을 통해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과 맺은 거래 규모는 각각 58억원과 98억원이다. 총 155억원 규모로 이는 롯데지주가 다른 계열사와 맺은 거래액 합계인 374억원에 42% 수준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지주의 상표권 수수료에서는 가장 큰 금액인 19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롯데지주가 올린 전체 상표권 수수료 815억원의 23% 수준이다. 반면 롯데건설(123억원)을 제외한 대분의 계열사는 100억원 미만의 대가를 롯데지주에게 지불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14억원을 상표권 사용료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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