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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에 우군이 모이는 이유…'켐코'에 쏠리는 시선 5000억원 설비투자 발표…2026년부터 생산능력 급증

조은아 기자공개 2023-09-12 07:22:45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고려아연 지분 5%를 확보하기로 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고려아연이 지난해부터 회사를 둘러싼 두 집안의 갈등설로 시끄러웠던 곳이기 때문이다. 순수한 사업 목적의 투자여도 시장에선 우군이냐, 적군이냐를 놓고 다양한 관측을 내놓을 만큼 다소 부담스러운 투자였던 건 사실이다.

이런 부담을 안고도 고려아연에 투자한 건 현대차그룹뿐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LG화학, 트라피구라, 모건스탠리, 한국투자증권 등이 잇달아 고려아연에 투자했다. 이들이 고려아연에 모인 이유는 바로 고려아연이 최대주주로 있는 관계회사 켐코에서 찾을 수 있다. 켐코는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곳이다.

'하얀 석유'라고도 불리는 리튬에 다소 가려져 있지만 니켈 역시 2차전지의 핵심소재 양극재에 들어가는 핵심원료다. 니켈 함량에 따라 에너지 밀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필수 요소이고 최근 고급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관련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증설 속도를 니켈 공급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니켈 공급자들의 몸값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켐코는 2017년 설립돼 2018년부터 본격 황산니켈을 생산하고 있다. 성장세는 말그대로 매우 가파르다. 처음 매출을 내기 시작한 2018년 155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103억원으로 급등했다. 영업이익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7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은 236억원을 기록했다.


앞으로는 성장세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켐코는 최근 5063억원을 투자해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짓는다는 계획도 밝혔다. 양산시점은 2026년이다. 현재 켐코의 자산규모가 2200억원 수준에 그치는데 자산규모의 2배가 넘는 투자가 2~3년 사이 이뤄지는 셈이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가 건설되면 생산능력은 기존 켐코의 2만2300톤(니켈 금속량 기준)에서 6만5000톤으로 증가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3년 기준으로 세계 2위,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1위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다만 현재로선 켐코의 빠른 성장에 따른 수혜를 고려아연이 고스란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켐코 지분율은 35%에 그친다. 때문에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종속회사는 통상 지분이 과반이며 지배력을 갖췄을 경우를 뜻하고 관계기업은 지분이 과반에 못 미치고 지배력이 아닌 유의적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종속기업은 연결재무제표로 작성되지만 관계기업은 지분법으로 손익을 인식한다. 켐코 실적이 현재의 지분율(35%)만큼만 반영된다.

특히 켐코의 자회사이자 양극재에 들어가는 전구체를 생산하는 한국전구체 역시 고려아연에게는 비연결 손자회사에 그친다.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향후 황산니켈과 전구체 사업의 성장세가 고려아연 실적에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

켐코의 전체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고려아연이 35%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고 영풍이 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촌인 최내현 대표이사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각각 10%를 보유 중이다. LG화학 역시 회사 설립 초기 단계부터 지분을 투자해 현재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지분 투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고스란히 켐코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5272억원 규모다. 이미 1500억원가량을 투입해 지분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혀둔 상태다.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지분을 확보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머지 자금 역시 켐코의 유상증자를 통해 켐코에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니켈 제련소 건설 등에 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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