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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글로벌 액티브 1위 ETF 키운 타임폴리오 이정욱 부장헤지펀드 운용역 출신…액티브ETF에 '타임' DNA 이식

윤종학 기자공개 2023-09-15 11:37:0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명가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액티브ETF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1000개가 넘는 글로벌 액티브ETF들 중에서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 ETF'가 수익률 1위를 달성하는 등 눈에띄는 성과를 나타내는 중이다. 이는 헤지펀드 운용능력을 액티브ETF로 구현하겠다는 취지에 부합한 결과다.

글로벌 수익률 1위 ETF를 운용하고 있는 매니저는 이정욱 부장(사진)이다. 타임폴리오운용의 헤지펀드 매니저에서 액티브ETF 매니저로 전환한 그는 타임폴리오운용의 DNA를 액티브ETF 사업과 연결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부장은 한가지 전략만을 고수하지 않는다. 성장가치주를 발굴하면서도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데 거침이 없다. 그가 고수하는 유일한 투자철학은 시장보다 나은 성과다. 고객별 투자시기가 다른 ETF의 특성상 어느 시점이든 시장보다 나은 성과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성장 스토리: 헤지펀드에서 액티브ETF 매니저로 변신

1981년생인 이정욱 부장은 2008년 서울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를 졸업했다. 당시 응용생명과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학원 진학 후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코스를 많이 밟았다. 이 부장도 대학원 진학을 염두해두고 대학원 아르바이트를 했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눈에 띈 것이 투자 동아리였다.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스믹'에 가입하면서 투자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스믹은 국내 유명 펀드매니저를 다수 배출한 동아리다. 강성부 KCGI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박진호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등이 스믹 1기 출신이다.

이 부장은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 해인 2007년 말 대우증권에 입사하면서 투자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며 바이오 섹터를 주로 담당했다. 헤지펀드분야와 연이 닿게 된 것 역시 대우증권에서다. 2012년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태동하면서 증권사 프랍부서에서 스핀오프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사례가 늘었다.

당시 대우증권에서도 자회사로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 부장도 멤버로 참여했다. 다만 2년여 동안의 준비 끝에 운용사 설립이 취소됐고, 이 부장도 회사를 나오게 됐다. 이후 얻은 새 직장이 바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었다. 당시는 타임폴리오운용이 자문업만 영위하던 시절로 해외 주식 시장 리서치와 해외 선물 운영 등을 담당했다.

이 부장은 2016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운용사로 전환하며 헤지펀드 매니저로 근무하게 됐다. 대표 헤지펀드인 '타임폴리오 THE TIME 일반사모투자신탁'의 멀티 매니저로 참여해 2020년까지 운용했다. 이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액티브ETF 시장에 진출하는 시기에 자리를 옮겨 현재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 'TIMEFOLIO K컬처액티브',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등 3개의 액티브ETF를 운용하고 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헤지펀드 운용능력 ETF 탑재 "시장을 이기는 투자"

이정욱 부장의 투자 스타일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답게 시장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ETF의 특성상 투자자들이 유출입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일정 시점을 염두해두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부장은 "언제 투자해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이나 비교 지수를 이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집중한다"며 "이를 위해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종목을 주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목 선정에 있어서는 성장가치주와 유사한 부분이 있는 셈이다. 단순히 현재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을 담기보다는 당장은 밸류에이션이 높더라고 성장 여력이 있는 종목을 담는 방식이다. 이런 종목들은 변동폭도 크고 주가도 우상향해 항상 비싸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큰틀에서 보면 현재 가격이 저평가된 시점일 수 있다. 최근 가치투자 하우스들도 전통적 의미의 가치주보다는 성장가치주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성장가치주가 변동성을 보일 때는 액티브운용으로 수익률 제고를 꾀한다. 최근 증시는 매크로 이벤트가 있거나 순환매가 발생하며 섹터별 급등락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일시적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종목 비중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타임폴리오운용의 헤지펀드 역량도 적극 활용한다. 리서치 단계에서부터 헤지펀드 매니저들과 소통을 지속하고 기업탐방도 함께 진행하며 팀플레이를 확대한다.

이 부장은 "액티브ETF의 강점은 패시브ETF와 달리 리밸런싱이 자유롭다는 점"이라며 "섹터별 급등락 속에서 시장이 흔들릴 때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절해가며 최대한 시장의 트렌드를 쫒아 시장을 이기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타임폴리오운용 대표 헤지펀드 'THE TIME 시리즈'

이정욱 부장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에서 근무하며 '타임폴리오 THE TIME' 시리즈 펀드를 운용했다. THE TIME 시리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2016년 사모운용사로 전환하며 출시한 멀티전략 펀드다. 타임폴리오TheTime-M·H·A·Q를 시작으로 현재 12개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7월 말 기준 설정액은 1조6000억원에 이른다.

THE TIME 시리즈는 멀티전략, 펀더멘털 롱숏, 메자닌, 비상장주식, 글로벌 매크로, 이벤트 드리븐, 글로벌 주식 스왑, 채권보유, 펀드 내 펀드 투자, 차익거래, ETF와 파생상품을 통한 자산배분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다.

이 부장이 해당 펀드들을 모두 운용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 매니저로 운용에 참여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하나의 펀드를 전략별로 구분해 각 전략마다 운용 권한과 책임을 갖는 운용역을 지정하는 멀티매니저 시스템(MMS)을 적용하고 있다. MMS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시장 대응 및 운용 규모 증가에 따른 규모효과를 최소화하고 스타운용역에 편중되는 운용 리스크를 감소시킨다.

THE TIME 시리즈 펀드들은 대부분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150% 이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운용업계 대부분의 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플러스 0.3%를 기록, 변동성 관리에도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이 부장이 멀티매니저로 참여하고 있던 2016년~2020년 성과를 보면 각각 5.7%, 13.1%, 6.1%, 9.6%, 33.3% 등의 수익률을 거뒀다. 2017년을 제외하고 모두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냈다. 헤지펀드 운용매니저였던 이력을 바탕으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DNA를 액티브ETF에 입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트랙레코드2: 탄소중립 ETF, 글로벌 수익률 1위 쾌거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 ETF는 이정욱 부장이 상장부터 현재까지 운용을 맡고 있는 상품이다. 이 ETF는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보이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8월 말 기준으로 '최근 1년 수익률' 77%을 기록했는데 이는 1000개가 넘는 글로벌 액티브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 ETF는 저탄소경제 전환 관련 상품이나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종목을 발굴해 운용한다. 'KRX 기후변화 솔루션 지수'를 비교 지수로 삼고 있으며 해당 지수는 저탄소 특허점수 상위종목으로 구성됐다. 저탄소 제품과 서비스의 성장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전기차, 태양광전지 제조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2차전지 섹터가 급등함에 따라 지수 자체의 성과도 양호한 편이다. 실제 최근 1년 수익률은 30%를 넘어섰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 지수에 세부 투자전략을 가미해 글로벌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우선 비교지수 구성종목과 기후변화 관련 특허가치 보유 기업, 환경의 관점에서 특정기준(환경 등급 등)에 미달하지 않는 기업 등 총 200~400개 내외 종목을 투자유니버스로 선정한다. 특허가치 보유기업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특허(2차전지,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전력·에너지·수소 저장, 탄소저감 등)를 보유한 기업 중 특허가치가 상위 50% 이내에 드는 기업을 의미한다.

여기에 두 가지 기준을 더한다. 투자유니버스 중 수출 실적 예측치가 양호한 종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의 멀티매니저 포트폴리오 내에 속하는 종목 등이다. 이후 멀티매니저 포트폴리오가 투자유니버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종목과 섹터에 대한 특성을 체계적으로 반영해 액티브ETF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 ETF의 투자 종목을 보면 클래시스(7.78%), 한국항공우주(7.27%), 파마리서치(6.87%), 삼양식품(5.17%), 에코프로비엠(4.96%), 삼성전자(4.66%), SK하이닉스(4.52%), 에스앤에스텍(4.31%), 포스코홀딩스(3.87%) 등이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액티브ETF 하우스 안착 목표 "양보다 질로 승부"

이정욱 부장은 꾸준히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둬 액티브ETF 하우스로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상품 수만 확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섹터를 찾고 그 안에서 시장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이 부장은 "액티브ETF는 매니저들이 각각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해 패시브ETF처럼 수십개를 관리할 수 없다"며 "국내외 시장에서 최소한 몇 년 이상은 성장할 수 있는 섹터 위주로 상품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8월 중순 야심차게 출시한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ETF' 운용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동안 바이오산업에 투자하는 패시브ETF는 다수 존재하지만 최근 성장하는 바이오 섹터에만 투자하는 ETF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ETF가 타깃하는 종목들은 비만, 바이오시밀러, 의료AI 등 바이오섹터 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야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라도 성장성을 찾기 어려운 종목은 과감히 배제했다.

특히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경쟁력을 지닌 곳이 많은 섹터로 국내 종목들로만 ETF를 구성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 중 해외 수주에 성공해 매출액으로 연결되고 있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실제로 흑자 전환하는 기업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장은 "앞서 출시한 상품들이 모두 비교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바이오ETF도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음 상품은 국내 성과를 기반으로한 해외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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