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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영향 점검]WCP, 북미 진출 결정 눈앞…중국산 분리막 빈자리 '정조준'IRA상 분리막 현지 생산 필수…삼성SDI 의존도 낮추기 '과제'

정명섭 기자공개 2023-09-19 07:35:57

[편집자주]

작년 8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국내 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IRA의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급 혜택으로 국내 관련 기업들은 올해부터 최대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게 됐다.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등 산업 내 밸류체인에서 경쟁자인 중국이 배제된 점도 단기적으로 호재다. 반면 북미 지역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재무부담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더 격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미국 IRA가 국내 관련 기업에 미칠 영향들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발 공급망 재편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 중 한 곳은 분리막 제조사 WCP다. IRA상 미국에서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앞으로 중국산 분리막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국내 분리막 기업들이 누릴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WCP는 2029년부터 의무화되는 미국 현지 분리막 생산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연내 북미 생산기지 설립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북미 진출을 전후로 삼성SD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WCP는 올해 4분기 중 북미 지역에 분리막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남은 과정은 진출 국가(미국 또는 캐나다)와 지역을 선택하는 일이다. WCP는 현지 주정부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과 대출 외에도 '선(先)수주 후(後)투자' 방식으로 자본적지출(CAPEX)을 감당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유상증자는 자금조달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WCP는 국내 2위 분리막 업체다. 2022년 기준 생산능력은 연산 8억2000만제곱미터(m²)다. 1위는 연 15억3000만m²를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다. WCP는 현재 충주공장에서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작년에는 헝가리 니레지하저시에 약 7억유로(9530억원)를 투자해 분리막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WCP가 북미로 생산거점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IRA가 있다. IRA상 분리막은 전해액, 이차전지 셀, 모듈 등과 함께 '부품'으로 분류된다. 부품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려면 다음 두 가지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

먼저 북미 지역에서 생산 및 조립이 이뤄져야 한다. 그 비중은 올해 50%에서 2024~2025년 60%, 2027년 80%, 2029년이면 100%까지 오른다. 즉, 2029년이면 완성차업체들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차 부품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분리막 공장은 건설부터 양산까지 약 3~4년 정도 소요된다. 내년에 착공하면 2027년경 상업 가동을 시작할 수 있다. WCP가 연내 북미 진출 계획을 확정하려는 이유다.

이와 함께 해외우려국가(FEOC)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하면 2024년부터 보조금 수취가 불가능하다는 조항도 준수해야 한다. FEOC에 어떤 국가와 기업이 속할지 세부지침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또는 중국 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일본 기업이 전 세계 분리막 생산량의 98%(2022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중국의 생산 점유율은 68%에 달한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각각 16%, 13%다. 중국 기업이 미국 전기차 이차전지 밸류체인에서 제외되면 한국과 일본 분리막 업체들이 그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SNE리서치는 2030년이면 국내 분리막 업체가 북미·유럽 내에서 차지하는 생산능력 비중이 7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분리막 업체는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우베인더스트리 등이 있다. 이 중 아사히카세이는 SKIET와 WCP 등 국내 업체에 앞서 북미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분리막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전후로 중국 기업들에 시장을 내주면서 설비 투자를 줄여 이전보다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들이 한국 분리막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에 보수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WCP가 이번 북미 진출을 전후로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WCP는 삼성SDI향 매출이 90%에 달한다.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WCP는 신규 고객과 북미향 분리막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것을 올해 하반기 목표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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