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뉴비기닝]중동사절단 주도, 경제단체 파워시프트 재확인내달 사우디·카타르 방문, 미국·폴란드 행사 이어 존재감 확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3-09-21 11:40:04
[편집자주]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설립하던 때의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류진 풍산 회장을 신임 수장으로 추대했다.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하며 여러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과거의 위상 회복을 추진하는 한경협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10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움츠러들었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존재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폴란드에 이어 중동 사절단 구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경제 5단체 중 대한상공회의소에 내줬던 맏형 지위를 다시 가져오는 '파워 시프트(권력 이동)'이 본격화하는 형국이다.류진 풍산 회장이 취임한 뒤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4대그룹이 합류하면서 류 회장의 행보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이번 중동 사절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핵심 경제인이 동행해 무게감을 키울지 주목된다.
◇한경협, 중동 사절단 모집 본격화…사우디·카타르 방문
한경협은 이달 18일 중동 경제사절단 모집을 공고했다. 경제사절단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카타르 도하를 방문한다. 내달 중순 현지를 찾을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중동 경제사절단 모집은 한경협, 대한상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가 협업하고 있다. 한경협과 대한상의가 각각 사우디와 카타르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포럼, 양해각서(MOU) 체결 행사를 챙긴다. 코트라는 양국에서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중동 경제사절단 모집을 비롯한 전체적인 내용은 한경협에서 총괄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사우디와 카타르의 정부 인사, 기업인, 경제 단체 등이 참석한다.
재계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절단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글로벌에서 주목하는 '네옴시티' 관련 수주가 가시화될지 주목받는다. 무게감 있는 행사인 만큼 한경협에서도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협에서 이번 사절단 업무를 담당하는 미구주협력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모집할 기업인의 수, 방문할 정부부처 고위관계자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폴란드 이어 주도, 경제단체 파워시프트 가속
한경협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기 국정농단에 휘말린 뒤 점차 힘을 잃었다. 지난 정부에서는 모든 공식 행사와 일정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경제 사절단을 비롯한 국내외 행사에서 전경련을 대신해 대한상의가 주도권을 쥐었다.
하지만 올 들어 변화가 시작됐다. 전경련은 올 4월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 경제사절단을 구성하고 현지 경제 관련 행사를 주관했다. 당시 참가 희망 기업이 넘쳐나 2차 모집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폴란드 민관합동 사절단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등 정부 사절단과 류 회장을 단장으로 국내 기업 20개사의 고위 경영진이 참여했다. 류 회장이 취임한 뒤 첫 공식 국제행사를 화려하게 치른 셈이다.
류 회장은 행사에서 "작년 한국의 폴란드 투자액은 9억700만 달러로 10년 전 대비 무려 36배가 늘었다"며 "한국의 미래산업인 2차 전지, 방위산업, 원전 및 인프라 산업의 발전을 위해 폴란드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한경협이 미국과 폴란드에 이어 중동 사절단 구성을 주도하면서 국내 주요 경제단체의 파워시프트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가 포함된 해외 방문, 사절단 구성에서 영향력을 키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중동 사절단 파견에서 한경협이 재계 총수들의 참여를 이끌어낼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10대그룹 총수들이 사절단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합류가 무게감을 키우는 데 관건으로 지목된다. 이 회장은 수년 전부터 중동을 "기회의 땅"이라 강조했다. 중동 왕실과 상당한 네트워크를 보유, 네옴시티를 비롯한 사업 수주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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