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3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사진)가 주류 계열사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한다. 식음료 사업 전반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20일 신세계그룹은 2024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고 송 대표를 신세계L&B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2019년부터 신세계L&B를 이끈 우창균 대표는 올해를 끝으로 물러난다.

1968년생인 송 대표는 1995년 CJ 엔터테인먼트 미주법인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20년 10월 신세계푸드 대표로 선임되기 전까지 AOL타임워너 마케팅부장, 맥도날드 마케팅팀장, 얌 브랜즈 피자헛 코리아 마케팅 총괄 이사, 오비맥주 마케팅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신세계푸드 사상 첫 외부 출신 대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급식 수주 확대와 노브랜드버거 가맹 확장으로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급식·외식 사업을 안정궤도에 올리고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론칭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신세계푸드 매출액은 2020년 1조2403억원에서 2021년, 2022년 각각 1조3329억원, 1조4113억원으로 증가했다. HMR, 외식, 급식, 베이커리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외형이 확대됐다.

신세계그룹은 송 대표의 이런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설립된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 브랜드를 기반으로 소매판매를 시작해 그룹의 탄탄한 유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주류 수입·유통을 넘어 생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려고 했으나 성과가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다. 소주 '푸른밤'을 출시했지만 시장 안착에 실패하고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 4월에는 발포주 '레츠'를 선보였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신세계L&B는 최근 한정판 소주를 출시하며 소주 사업 재추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또 '제주위스키', '탐라위스키' 등 상표권을 출원하고 한국식품연구원과 위스키 개발에 나서는 등 위스키 생산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송 대표는 2010년 오비맥주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며 카스 브랜드를 키워내고 신제품 OB골든라거를 출시했다. 그 결과 취임 1년 만에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을 40%에서 60%로 끌어올렸다. 오비맥주는 맥주시장 1위 사업자로 도약했다. 송 대표가 포트폴리오 확대를 준비하는 신세계L&B를 이끌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또 신세계그룹은 이번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통합대표체제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세계푸드가 영위하는 프랜차이즈나 케이터링 사업에서 신세계L&B 제품을 활용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은 "송현석 대표가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해 시너지를 확대하게 된다"며 "통합대표체제 운영으로 조직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와 성과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