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 런던 로이즈는 글로벌 보험업계의 기념비적 장소다. 다양한 보험 투자 프로젝트들이 거래되는 일종의 IB시장이다. 보험 프로젝트를 만들고 운영하는 매니저와 투자자, 언더라이터들이 모여 계약이 성사된다. 최근에는 사이버 위험에 대한 장기 보험 등 시대 변화와 함께 새 형태의 상품도 등장했다.로이즈는 17세기 에드워드 로이드가 오픈한 커피 하우스에서 탄생했다. 로이드의 커피 하우스에는 배 주인들과 돈 많은 귀족들이 모였다. 선주들은 배에 실린 물건을 장사해 돈을 벌었다. 이들이 배가 파선될 것을 걱정하자 한 귀족이 손실에 대한 보증을 서고 그 대가로 이익을 나누는 형태를 제안했다. 해상 보험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최근 런던 금융가에 위치한 로이즈 본사를 찾았다. 발전 설비 혹은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의 건물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넬슨 제독의 초상화가 눈에 들어왔다. 초상화 앞에는 오른팔을 잃은 넬슨 제독이 사용했다는 포크 겸 나이프와 은 그릇 등 기념물이 전시돼있다. 넬슨은 로이즈의 마스코트처럼 여겨지고 있었으며 로이즈는 넬슨 기념물을 애지중지 하고 있다.
영국 해군의 영웅인 넬슨 제독은 로이즈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넬슨은 로이즈의 후대 회장과 친구였다고 한다. 로이즈는 넬슨의 전투에서 다친 병사들을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언뜻보면 로이즈의 긴 역사와 역할 대비 그렇게까지 큰 관련성이 있을까 싶기도 한데, 로이즈는 넬슨의 스토리에 큰 의미를 붙이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차원이 아닌 정치 외교 면에서 로이즈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금융업권에 사회적으로도 가치를 지니면서 틀을 깬, 혁신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감독당국의 강조 방향이기도 하다. 위기에 처한 기업 또는 사회에 유익이 되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신개념 상품에 점수를 후히 주는 분위기다. 자칫 일회성 사회공헌에 그칠 우려가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로이즈 사례를 적용해 활용해본다면 어떨까.
최근 로이즈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코로나 이후 이곳 현장에서 대면 거래가 줄어들자 빈 공간이 늘고 있다. 그래서 로이즈는 여러 층에 걸쳐 설치돼있는 거래 부스를 한개 층에 모으는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면대면으로 거래하는 이들에게 코로나 이전과 같은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신뢰가 중요한 금융업의 본질이라는 상징을 이어가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올해는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네 곳이 새 수장을 맞이하는 해다. 여느 업권보다 규제가 많고 보수적인 곳이 금융업계다. 그럼에도 한국 금융이 발돋움하려면 틀을 깰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새 리더들 중 누가 먼저 판을 흔들 도전을 내어보일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단기 이해득실에 따른 결정이 아닌, 용기있는 결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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