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이해관계자 중심의 접근법 필요하다" 로저 바커 IoD 박사 "환경·사회문제로 기업 바라보는 관점 바뀌어"
정명섭 기자공개 2023-09-25 16:05:2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3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는 주주 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s) 중심의 접근법을 견지해야 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습니다."로저 바커 인스티튜트오브디렉터스 런던(IoD) 박사(사진)는 22일 더벨이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23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기업 이사회의 역할과 목적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1990년대 전까지만 해도 이사회의 의무는 주주 이익 극대화였다. 이 관점은 오랜 기간 경영진의 사업 전략과 지배구조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1970년에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창출하고 주주들에게 이를 환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건 당시 주주 중심 경영이 일반적인 사업 전략이었음을 보여준다.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를 창업한 헨리 포드는 사업 초기에 임직원의 임금을 올리고 고객에게 차량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펴자 거센 저항에 직면하기도 했다. 주주 이익 극대화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시스템에 대한 젊은 세대의 시선이 달라졌다. 기업의 영업활동이 기후 변화와 부의 불평등 같은 환경·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주주 중심 자본주의 모델의 선두 국가인 영국과 미국 기업들마저 이해관계자 중심의 접근법을 채택하는 추세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핑크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에 "기업은 주주와 직원, 고객, 기업이 활동하는 지역 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선 작년부터 '더 나은 회사법(Better Business Act)'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는 회사법 제172조를 "기업 이사들이 주주들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로 수정하는 게 골자다.
바커 박사는 "기업 경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와 기후 변화 등 여러 외부 효과가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이사회가 주주 중심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옮겨간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기업이 사업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기대에도 부합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커 박사는 이 문제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바커 박사는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주주 중심과 이해관계자 중심 접근법을 섞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하고 있는데, 기업과 이사의 목적이 광범위한 사회·정치적 목표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점점 기울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가 이해관계자 중심 접근법을 채택한다고 해서 좌편향됐다고 볼 수 없다"며 "2019년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미국 200대 대기업 협의체)에 참석한 CEO들이 이해관계자 중심의 자본주의와 기업 목적에 대해 논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전략]SK온, 미 공장 '가동률 극대화' 플랜 가동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가성칼륨 강자 유니드, 1년만에 '수익성' 회복
- [상호관세 후폭풍]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 '협상 카드'로 주목
- '첨단소재 전문가' 김양택 SK머티 대표, 한앤코 간다
- 박상규 SK이노 사장 "주가하락 원인, 캐즘-미 정권교체"
- 롯데케미칼, 레조낙 지분 매각…1.7조 확보
- '35년 OCI맨' 김유신 사장, 부회장 승진
- 잠재력 육성하는 금호석화 "2025년 모든 가능성을 기회로"
- [thebell note]다시 CFO의 시간
- 김기동 SK㈜ CFO "올해 '재무 안정화' 제일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