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미래에셋, 1~3위 IPO 딜 '독식' 대기록 쓸까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연내 상장 ‘성큼’… 미래에셋 '빅딜 3연타' 눈 앞
최윤신 기자공개 2023-09-27 07:06:4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긴 심사 기간을 거쳐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에 나설 자격을 얻었다. 곧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증시 입성절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금액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올해 IPO 리그테이블을 확정짓는 딜이 될 게 유력하다.만약 연내 증시입성에 성공할 경우 이 회사의 상장 대표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리그테이블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와 서울보증보험에 이은 빅딜 ‘3연타’로 공모규모 1~3위 딜을 모두 주관하는 전무한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예상보다 빠른 심사승인
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지난 4월27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이후 약 5개월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면 45영업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다만 이번 승인이 기한을 훌쩍 넘긴 건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란 분석이다. 예심 청구 이후인 5월 이 전 회장이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법정 구속되면서 심사가 지연됐다.
심사 작업에 속도가 난 건 지난달 법원이 이 전 회장에 대해 징역 2년형을 확정한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당국의 처분이 확정된 만큼 재발방지에 방점을 두고 내부통제 시스템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집중적으로 검토한 뒤 승인을 내렸을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거래소에서 빠르게 승인이 이뤄지면서 연내 상장을 마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갖춰졌다. 감사보고서 시즌을 고려할 때 만약 거래소 심사가 한 달만 늦어졌더라도 11월 중순에나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이 경우 연내 상장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았다.
상장의 가장 큰 벽이었던 예비심사 승인이 이뤄진 만큼 공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사와 주관사 모두 연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의지가 뚜렷한 상황이다. 추석연휴를 고려할 때 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11월에 공모를 마치게 된다. 신고서 정정 이슈 등이 불거지더라도 연내 클로징에는 큰 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두산로보틱스-서울보증보험' 대표주관 석권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연내 딜 클로징에 성큼 다가서며 상장 대표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IPO 주관실적 ‘왕좌’를 거머쥐는게 확실시된다. 한국투자증권과 주관실적 1~2위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연내 클로징을 앞둔 빅딜 성과가 속속 추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공동대표주관을 맡아 진행한 두산로보틱스 딜은 오는 26일 납입만을 앞둔 상태다. 공모금액이 4212억원으로 납입이 완료되면 올 들어 현재까지 최대딜이 된다.
이어 삼성증권과 공동대표주관을 맡은 서울보증보험이 다음달 13일부터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희망밴드 기준 공모규모는 2757억~3616억원으로 현재까지 두산로보틱스 다음으로 큰 딜이 될 전망이다.
이어 공모절차를 밟을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올해 최대 딜 기록을 갈아치울 게 확실시된다. 시장에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몸값을 3조원가량으로 바라본다. 예비심사 청구 당시 주관사와 상장예정 주식수의 약 20%를 전량 신주발행으로 공모하는 방향으로 공모구조를 계획했다. 이를 고려할 때 공모금액이 적어도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미래에셋증권이 단독대표주관하기 때문에 다른 발행사보다 훨씬 많은 주관실적을 쌓을 수 있다. 공동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인수비율이 어떻게 나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공모규모의 약 60% 이상이 미래에셋의 실적으로 잡힐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에선 단순히 주관실적 왕좌를 차지하는 것 뿐 아니라 ‘올해 최대 딜 1~3위’를 모두 대표주관 트랙레코드로 가져가는 대기록을 쓸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한다. 빅딜 세 곳이 모두 시장의 예상하는 대로 상장을 마친다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두산로보틱스-서울보증보험이 올해 IPO 시장의 공모규모 1~3위가 되기 때문이다.
더벨이 리그테이블 집계한 이래로 한 하우스가 공모규모 기준 한해 1, 2위 딜을 대표주관한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1~3위 딜에 모두 대표주관을 맡은 적은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IPO 하우스들의 치열한 경쟁관계를 고려할 때 1~3위 딜 모두에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만약 이뤄진다면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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