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적격성 평가, '빗썸 주인' 명확해진다 특금법 개정안, 대주주 요건 신설…'특경법' 위반시 불수리 요건 포함
노윤주 기자공개 2023-09-27 09:23:46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최대주주 자격요건을 따져볼 예정이다.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현행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에서는 대표자와 임원의 범죄이력만 살피고 있는데 앞으로는 금융사와 유사하게 총수의 자격도 심사한다는 것이다.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시행된다면 각 기업이 누구의 지배를 받고 있는지 실소유주가 명확해진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순환출자구조 법인 등 총수가 명확하지 않은 금융사의 총수를 지정할 수 있다.
업계서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곳은 빗썸이다. 빗썸은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과 비덴트의 경영권 다툼 속 실소유주가 불명확했다. 단일 최대주주는 비덴트와 그 모회사인 버킷스튜디오이나 우호지분과 별도 법인으로 쪼개서 소유 중인 지분을 합치면 이 전 의장의 지분이 더 많다. 법제도가 개정된다면 지배구조가 선명해질 전망이다.
◇대표·임원에 더해 '대주주 요건'도 살핀다
최근 윤창현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인은 특금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 관련 사항 신고 의무 신설이다.
사업자의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를 대주주로 규정해 정의를 내리고, 사업자 신고 시 대주주에 관한 내용도 신고하도록했다. 최대주주는 누구로 명의로 하든, 자기의 계산으로 소유하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이 가장 많은 1인으로 지정하도록했다. 주요주주 요건은 지분 10% 이상을 소유한자로 정했다.
현행 특금법에서는 대표와 임원의 범죄 위반 경력만을 살피고 있다. 대표 또는 임원이 △특금법 △범죄수익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외국환거래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경우 신고 불수리 요건에 해당한다. 대주주 적격성은 법에서 정하고 있지 않다.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요건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추가를 주요 개편 사안으로 검토 중이다. 이르면 내년 갱신신고부터 이 내용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사업자 유효기간은 3년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신고수리증 교부가 시작됐고 이에 2024년 하반기부터는 거래소 포함 대다수 사업자들이 갱신신고를 진행해야 한다.
◇불투명한 빗썸 지배구조…'총수' 지정된다
법이 개정된다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곳은 빗썸이다. 특금법이 개정돼 금융위가 최대주주를 지정한다면 누가 실소유주냐를 두고 논란이 있어왔던 빗썸의 지배구조가 명확해질 예정이다. 거래소를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이자 지분 73.56%를 보유 중인 '빗썸홀딩스'다.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비덴트(34.22%)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지분도 10.22%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비덴트의 지배기업 '버킷스튜디오'가 빗썸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주사 빗썸홀딩스의 지분구조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디에이에이와 BTHMB홀딩스 두 기업이 빗썸홀딩스 지분을 각 29.98%, 10.70% 소유하고 있다. 도합 40.68%로 비덴트보다 지분율이 높다. 이 두 곳은 이정훈 전 의장이 지배하는 곳들이다.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곳은 이 전 의장 측이다. 이재원 빗썸대표, 김상흠 이사회 의장 등은 이정훈 전 의장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 전 의장이 아이템매니아를 운영하던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사이다. 빗썸은 주주배당도 하지 않고 있다. 배경에는 주식 상당수를 보유한 비덴트 측에 현금을 줄 수 없다는 이사회 결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경법 위반 재판 받는 대주주들…마지막까지 무죄 판결 받을 수 있을까
문제는 대주주 자격 요건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위반 여부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윤창현 의원 발의안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도 인터넷전문은행처럼 대주주의 특경법 위반 사안이 없어야 한다.
이정훈 전 의장은 BXA 코인 사기와 관해 특경법상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올해초 열린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검찰이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장을 제출, 2심을 진행 중이다.
여기서 자유롭지 못한 건 업비트도 마찬가지다. 송치형 회장을 포함한 두나무 운영진 3인은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허위 계정을 만들어 자전거래를 진행, 거래량을 부풀렸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송 회장과 운영진은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측이 상고장을 제출, 대법원 판결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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