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신한은행 인도네시아, 작지만 큰 한걸음 ‘안정적 성장’(5)시장 진입 초창기, 영업네트워크 확대…컨플라이언스 준수 경영 안정성 높아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8 07:14:00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글로벌 거점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비교적 최근 영업채널이 구축된 곳으로 본점의 큰 기대와 전폭적 지원을 한몸에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아세안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탄탄하게 다진다는 전략이다.그만큼 현지에서의 사명감과 부담감도 크다. 현지에 진출한지 6년여 지난 가운데 여전히 사업 초창기 저변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현지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기업과 개인 등 사실상 모든 영역에서 영업채널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출범 6년, 현지화 초석…기업금융 중심 꾸준한 성장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2016년 현지 소형 은행 두 곳을 인수해 출범했다. 인수 후 통합 과정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시점은 2017년이다. 아직 현지에서의 업력은 6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은행이다.
그만큼 가야할 길은 멀다.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현재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통합 초기 집행된 전산 구축 및 디지털 전환, 영업점 환경개선 비용에 대한 상각이 이어지면서 기초적인 판관비 부담이 높다. 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현지 직원 추가 채용 등 인건비도 매년 증가세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매년 조금씩 수익을 내면서 성장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주력해왔던 기업금융을 매개로 현지화 발판을 마련한 결과다. 수익성이 담보된 국내 기업 대상 기업대출을 점차 현지 기업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구형회 신한은행 인도네시아은행장은 “신한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에서는 기업 기반의 자산성장을 기초체력으로 리테일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신한의 강점인 디지털금융과 한류의 붐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 7월말 기준 신한은행 인도네시아의 기업대출 비중은 94.8%로 높다. 이 가운데 한국계 기업고객 대출 비중이 56.2%이고 로컬 기업에 대한 대출이 43.8%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진출 6년여 만에 현지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며 현지화에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구 은행장은 “기업대출은 한국계 기업들과 로컬 대기업을 타깃으로 자산성장을 이뤄왔고 이를 기반으로 기초체력을 다져 왔다”며 “지금까지는 고객 세그먼트에 초첨을 맞췄다면 향후에는 각종 인프라, SOC, 발전 등 비즈니스 섹터에 기반 자산을 성장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 뿐 아니라 기존의 낙후된 인프라 시설 교체 수요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투자사업이 많이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섹터를 공략하면서 각 프로젝트별로 다양한 투자와 대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통해 기업대출 시장을 더 넓힌다는 전략이다. 현지 대기업에 대한 기업대출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 SME 시장을 점차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인도네시아가 쌓은 크레딧 분석 능력과 시장에 대한 노하우가 현지화의 초석이다.
그러나 개인대출 등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신한은행 인도네시아의 개인대출 비중은 5.2%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기업대출에 비해 리스크 관리가 까다롭고 투입되는 자원에 비해 여신 규모도 크지 않다. 그동안 전략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영업활동을 공격적으로 펼치지 않은 결과다.
다만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2024년을 개인대출 확대의 원년으로 생각하고 있다. 첫 무대는 자동차금융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차와 협업해 마이카 대출을 진행 중이다. 이미 한국시장에서 검증된 자동차금융 상품을 활용해 현지 고객들과 점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현지 고객 피드백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또 BNPL(무이자 할부결제 서비스) 기반의 채널링 관련 대출도 지속적으로 성장 중에 있다. 우량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늘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공장근로자대출상품을 온라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실행 가능 하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해 디지털 신한은행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구 은행장은 “개인대출 등은 향후 디지털을 활용한 경쟁력 확보 가능한 상품으로 라인업 구축해 타행과 차별화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기업대출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충분히 도전해볼 만 하고 개인대출은 DT를 통해 현지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늦어도 바르게…안정성 중심의 정도경영 주력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외형을 빠르고 크게 키우는 데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천천히 조금씩 성장하더라도 건전성을 높이고 컨플라이언스 준수와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 은행장은 “매년 현지 금융당국 감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감사 기간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도 가는 경우가 있다”며 “과거 창구지도 등 구두지도 사항들이 임점감사자 판단에 따라 달라 지는 경우도 있어 매우 보수적인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현지 당국의 규제를 준수하는 선에서 멈추지 않고 한층 더 고도화된 정도경영을 펼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와 컨플라이언스 등은 현지에서 관련 업무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인력을 채용해 현지 당국의 눈높이에 맞춰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대출 자산의 리스크 관리에서도 안정성을 최우선에 놓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GDP와 인구수로 볼 때 아세안 시장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 가지고 있지만 여신 관련 인프라는 아직 한국에 비해 잘 갖춰져 있지 않다. 주로 신용평가 및 추심 활동에 대한 프로세스와 경험의 축적 아직 더 많이 필요하다.
구 은행장은 “현지 상황을 고려해 신한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시장 이해도가 높은 현지 직원 중심으로 대출 심사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며 “사후관리는 한국 주재원이 경험해 보지 못한 내용이 많은 만큼 현지 직원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고 리스크 관리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한은행 인도네시아 심사부 최고 고위직인 CCO(Chief Credit officer)는 인도네시아 현지 직원이 맡고 있다. 해당 직원은 25년 이상 현지 금융권에서 심사업무를 해온 베테랑 직원이다. 급여 또한 일반 주재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구조조정 등에 자금을 빌려주는 리스트럭처링론이 증가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관련 사업장의 정상화 여부에 대해 영업점과 함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자체적으로는 산업분석팀 신설을 통해 대출심사 능력을 강화했다. 또 부실자산 매각팀(SAM) 인력 보강을 통한 지속적인 부실자산 매각 및 경매프로세스 단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실자산 운영에 대한 법인 내 노하우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가온그룹, ESG보고서 발간 지속가능경영 박차
- SK스퀘어 경영진 성과금, NAV 할인 개선폭 따라 준다
-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일석삼조' 재테크 상품
- 비브스튜디오스, AI 포토부스 '스냅파이' 기술력 선봬
- [렉라자 주역 ‘오스코텍’의 지금]자회사 제노스코가 갖는 의미, 상장은 득일까 실일까
- 대웅제약, 막강한 '신약효과'의 명암 '개발비 손상 확대'
- [Company Watch] 인력재편 끝낸 케이엠더블유, 6G 대비 '선택과 집중'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