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사비는 현재 건설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치솟은 원자재비와 인건비로 인해 서울 외곽지역이라면 공동주택 기준 3.3㎡당 800만~900만원대의 공사비를 부담해야 한다. 불과 몇 년 전 강남권 하이엔드 공동주택에 책정한 공사비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건설사들의 수익성 급감에도 공사비가 영향을 미쳤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들은 상반기 별도기준 92.8%에 달하는 평균 원가율을 기록했다. GS건설이 검단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해 매출을 차감하기는 했지만 1년 전(89.9%)과 비교하면 2.9%포인트나 상승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수주한 사업장의 공사비를 증액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9월 한 달간 대우건설과 GS건설, DL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대형 건설사들이 기수주한 공동주택 사업장의 공사비를 증액했다는 내용의 '(기재정정)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보고서를 공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공사비를 증액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데 있다. 특히 재건축사업은 공사비를 10% 이상 증액할 경우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받고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권고사항인 데다 검증 범위도 제한적이라 건설사와 조합간의 협상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메이플자이'가 대표적이다. 메이플자이는 2017년 시공사 지위를 따낸 사업장이다. 초창기에는 조합과 9352억원 수준의 공사비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공사기간이 10개월여 늘어나면서 GS건설은 조합 측에 공사비 1조4000억원을 요구했다.
GS건설은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비용과 설계변경, 재경비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조합도 일정부분 받아들여 일단 공사비를 1조1332억원까지 늘리기로 합의를 마쳤다. 현재는 부동산원이 내놓은 검증결과(1조2186억원)에 의거해 추가적인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추가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 예고된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공정률 30%대에 마련된 견본주택을 고작 하루밖에 살펴볼 수 없자 당혹감을 표했다. 조합장으로부터 유료 선택사항을 당일 1시간 내 계약을 하지 않을 시 현금청산에 처한다는 내용이 공유돼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견본주택의 품질 역시 험난한 협상 과정이 예견되는 또 다른 이유다. 조합원이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견본주택에는 2020년식 세탁기와 건조기가 전시됐다. 준공시점보다 5년도 전에 나온 제품이다. 오븐과 인덕션의 수평이 어긋난 모습도 확인됐다. 조합원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단체행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난항이 예상되지만 해결책은 도리어 간단하고 명확할 수 있다. 취재차 만났던 조합원들이 물가 인상에 따른 공사비 증액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인상된 공사비만큼의 시공품질'을 단서조항으로 내걸었지만 말이다. 공사비가 화두로 떠오른 이때 건설사들이 본업에서의 역량을 토대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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