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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융투자는 지금]브릿지론 '숨통만 붙어있다'...여전한 'PF 리스크'③우발채무 비중 60%대로 감소…신규 PF 없이 브릿지론 회수 지연

이정완 기자공개 2023-10-10 13:07:54

[편집자주]

DB금융투자는 여느 중소형 증권사와 다르게 최대주주 지원 없이 자력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돌파한 곳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영역을 확대해 수익성을 키웠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에 건설 경기가 흔들린 탓에 지난 해부터는 실적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있는 DB금융투자의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금융투자는 2010년대 후반 고수익을 이끈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보수적 기조로 선회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70% 중반이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도 60%로 낮아졌다.

최근 들어 조심스럽게 사업을 펼친다고 해서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낸 것은 아니다. 기존에 이뤄진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되지 못해 만기만 연장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DB금융투자의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내역에서 이 같은 흐름이 드러난다.

◇공사 지연에 대출약정 바꿨다

DB금융투자는 올해 초부터 4일 현재까지 6788억원 어치 유동화증권에 대해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888억원과 비교하면 100억원 차이가 난다. 금액만으론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동화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 만기가 도래한 유동화증권을 차환해 만기가 재연장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가 보증한 유동화증권 중 PF대출채권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을 살피면 사업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증권사가 시행사에 실시한 PF 대출은 유동화증권으로 전환돼 투자자에게 매각된다. 이렇게 유동화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향후 분양대금을 통해 상환되는 구조다. 증권사는 유동화증권에 채무보증을 제공해 신용도를 보강한다.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이렇게 발행된 유동화증권은 연초부터 만기 연장이 활발했다. 서울 양천구 가로주택 정비사업(히트하우스제일차)을 비롯해 경기 김포 공동주택·주상복합 개발사업(뉴타이거제이차)의 경우 최초 대출약정을 바꿔 만기를 늦췄다. 대전광역시 중구 주상복합 개발사업(디아이에프대흥)에선 원금이 상환되지 않아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충남 아산 주상복합(비케이퍼스트제삼차), 세종 타운하우스 (디비유세종제일차) 개발사업도 모두 지난해 대출 만기가 도래했으나 만기를 1년 연장한 사업이다. DB금융투자는 차환 목적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에 대해 신용보강을 제공한 셈이다.

기존 차환이 아닌 신규 발행된 PF 유동화증권은 7월 캐슈넛레드 한 건뿐이다. 지앤티디벨롭먼트가 실시하는 경기 여주 홍문2지구 도시개발사업에 40억원 규모 PF 대출이 실행됐다.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가 이뤄졌다. 공동주택 725가구와 단독주택 15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지난 8월 국토교통부 심의를 통과했다. 우선 대출 만기는 내년 7월까지다.
여주 홍문2지구 도시개발사업 예상도(출처=여주시)
◇PF 우려에 100억대 충당금 반영

새로운 프로젝트 현장을 추가하기보다 과거 이뤄진 대출을 주시하면서 보수적으로 PF에 접근하고 있다. DB금융투자 입장에서는 2010년대 후반 기업금융(IB) 실적 확대를 위해 키운 PF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다.

당시 다수의 부동산 개발 현장에 채무보증을 부담하면서 2020년까지 3000억원 선을 유지하던 우발채무가 2021년 5038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발채무는 6260억원까지 상승했다. 자기자본의 75%에 달하는 비중이었다.

올 들어 사실상 신규 PF에 나서지 않으면서 우발채무 규모는 줄었다. 상반기 말 기준 5568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채무 부담이 소폭 줄었다고 해서 리스크 우려까지 줄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올해 PF 유동화증권 차환 내역에서 알 수 있듯이 만기 연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브릿지론,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것도 부담이다. 5500억원이 넘는 우발채무 중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는 4300억원 수준인데 이 중 브릿지론 비중은 26%, 중·후순위 비중은 96%다. 중소형 증권사 특성상 본PF나 선순위 대출보다는 '고위험 고수익' 전략을 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DB금융투자도 리스크 대비를 위해 충당금을 쌓고 있다. 지난 상반기 229억원의 대손상각비를 반영했다. 상반기 증권업계를 강타한 CFD 사태 관련 부담도 있었으나 PF 관련 충당금이 과반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DB금융투자가 분양률이 낮거나 공정률이 낮은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130억원 가량 충당금을 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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