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는 지금]'힘실린' 전통 IB, 커버리지 강화 '드라이브'②PF 이익 감소에 대안 찾기 고심…'중견기업' 조달 수요 대응
이정완 기자공개 2023-10-05 13:11:35
[편집자주]
DB금융투자는 여느 중소형 증권사와 다르게 최대주주 지원 없이 자력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돌파한 곳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영역을 확대해 수익성을 키웠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에 건설 경기가 흔들린 탓에 지난 해부터는 실적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있는 DB금융투자의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DB금융투자 연봉킹은 황세연 IB사업부장이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연봉 1위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즈니스를 이끌던 곽봉석 당시 PF·IB사업부장이 줄곧 점하던 자리다. 달라진 IB사업부의 위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실적이 부진해지자 전통 IB 힘싣기가 시작됐다. 올해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곽봉석 대표이사는 PF·IB 분야에서 쌓은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커버리지 역량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중견기업의 조달 수요에 대응하면서 입지를 키우려는 전략이다.
◇곽봉석 대표, '보텀업' 접근 주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DB금융투자 IB(기업금융) 영업수익은 456억원,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수익 717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에 비해 각 36%, 61% 줄었다.
IB 실적 감소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DB금융투자는 2010년대 후반 부동산PF 사업 확대를 통해 IB 부문 외형을 키웠다. 2021년에는 전체 영업이익 중 65%인 873억원을 IB 사업에서 벌었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둔화세에 접어들면서 전과 같은 영업이 어려워졌다. 확실한 먹거리가 사라진 셈이다.

DB금융투자가 새로운 돌파구로 찾은 것이 바로 전통 IB다. ECM(주식자본시장)과 DCM(부채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수익 창출력을 키우기로 했다. 이 같은 전략은 지난해 말 곽봉석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더욱 구체화됐다.
곽 대표는 지난해까지 PF사업부장과 IB사업부장을 겸하며 DB금융투자의 IB 전반을 이끌어왔다. 임직원 연봉 순위기 공시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PF·IB 사업 성과를 인정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곽 대표는 커버리지 확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DB금융투자 IB사업부는 △기업금융본부 △FAS본부 △캐피탈마켓(Capital Market) 금융본부로 구성돼있다. 본부마다 회사채, IPO(기업공개), 구조화금융 등의 업무를 나눠 맡고 있지만 결국 본질은 커버리지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DCM 조직 인력도 충원했다. 외부에서 실무진급 인력을 채용해 규모를 키웠다. DB금융투자는 ECM 인력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중견기업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톱다운(Top Down) 방식의 처리가 아닌 보텀업(Bottom Up) 접근을 지향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과 소통을 늘려 이들의 니즈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같은 조달안을 제시하는 것이 DB금융투자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PO 주관 순위 10위권 복귀할까
전통 IB 비즈니스 강화 노력은 올해 IPO 주관 결과로 드러나고 있기도 하다. 10위 밖에 머물던 IPO 주관 순위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DB금융투자는 2018년 다섯 기업의 코스닥 시장 입성을 이끌며 IPO 주관 순위 9위에 올랐다. 이 해 DB금융투자가 이끈 IPO 중 가장 주목 받았던 것이 바로 셀리버리였다.
2018년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처음으로 활용해 신약후보물질 개발 기업인 셀리버리를 상장시켰다. 첫 사례였던 만큼 상장 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주요 증권사 대표이사와 셀리버리 본사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2~3곳의 기업을 상장시키는 데 그쳤다. 2021년에는 스팩 1건과 공모액 176억원이던 제노코 상장을 맡아 200억원대 초반의 주관실적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IPO 주관 순위가 20위 밖에 자리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변화가 엿보인다. 연초부터 9월 현재까지 3개 기업을 상장시켰다. 2월 바이오인프라를 시작으로 DB금융스팩11호, 뷰티스킨을 연이어 증시에 입성시켰다. 7월 상장한 뷰티스킨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820대 1, 일반 공모청약에서 23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연내 추가 대표 주관 실적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스튜디오삼익과 이달 중순 케이엔알시스템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스튜디오삼익은 작년 다른 증권사와 스팩 합병을 시도하다 무산돼 DB금융투자로 주관사를 교체했다. 케이엔알시스템도 NH투자증권과 IPO를 준비하다 중소형 딜에 집중할 수 있는 DB금융투자와 추가 주관 계약을 맺었다. 중견기업과 소통을 강화한 전략이 IPO 주관으로 연결된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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